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가 ‘빈손’으로 끝난 가운데, 안보리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대북 규탄 공동성명에 서명한 몰타, 스위스, 슬로베니아 등은 VOA에 안보리의 침묵이 북한을 대담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몰타와 스위스, 그리고 내년 1월에 비상임이사국으로 참여하는 슬로베니아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안보리의 침묵’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모두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에 서명한 국가들로, 안보리의 지속적인 무대응과 분열상을 거듭 지적했습니다.
유엔 주재 몰타 대표부는 20일 VOA에 북한이 다른 국가에 무기도 이전했고 이 모든 행위는 1718호 등 다수의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며 “이것이 바로 안보리가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우리의 집단적 침묵과 행동 실패가 북한을 대담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입니다.
[몰타] “This is what happens when the Council fails to fulfil its responsibilities. Our collective silence and failure to act have emboldened the DPRK. We can no longer afford this. Malta called again on the Council to speak with one voice to condemn the DPRK’s violation and called on its leadership to return to diplomacy.”
이어 “우리는 더 이상 이런 상황을 감당할 수 없다”며 “몰타는 안보리가 한목소리로 북한의 위반을 규탄할 것과, 북한 지도부가 외교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몰타는 안보리의 공동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라고 믿는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안보리는 북한이 추가 도발과 위험한 행동을 자제하도록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몰타] “Malta believes that the Council’s collective goal is peace and denuclearis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To achieve this, the Council must act decisively to ensure that the DPRK refrains from further provocations and dangerous actions.”
아울러 몰타는 북한 정권이 초래한 심각한 인도주의적 상황과 심각한 인권 침해를 깊이 우려한다며, 이런 문제는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총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주재 스위스 대표부도 VOA에 안보리 결의와 국제법을 위반한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안보리가 침묵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위스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실험을 규탄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공동 의무”라면서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고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폐기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It is our collective duty to condemn the DPRK's ballistic missile tests. The DPRK is obliged to implement its obligations under the resolutions of this Council and to take concrete steps to abandon its nuclear weapons, ballistic missiles and related programmes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 We recall that while the obligations under the resolutions apply primarily to the DPRK, they also apply to all other States, which are required to effectively implement the Security Council sanctions.”
그러면서 “우리는 결의에 따른 의무가 주로 북한에 적용되지만, 안보리 제재를 효과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다른 모든 국가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상기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군축과 핵 비확산은 항상 유엔과 안보리의 최우선 과제이고 ‘평화를 위한 새로운 의제’의 핵심 권고사항”이라며 “우리는 이 과제에 실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위스] “Disarmament and nuclear non-proliferation have always been a priority for the UN and this Council, and they are also a key recommendation in the New Agenda for Peace. We must not fail in this task. To find a political solution, the Council must break its silence. To be effective, the call for dialogue should be articulated around a united position. Switzerland encourages and supports all efforts in this direction.”
또한 “정치적 해법을 찾기 위해 안보리는 침묵을 깨야 한다”며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단합된 입장으로 대화를 촉구해야 하고 스위스는 이런 모든 노력을 장려하고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주재 슬로베니아 대표부는 내년 1월부터 2년간의 안보리 이사국 임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19일에 개최된 북한 관련 안보리 회의에 옵서버로 참석했다고 VOA에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기본적인 필요보다 탄도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슬로베니아는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촉구하며, 안보리가 침묵을 깨고 관련 결의 위반에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슬로베니아] “Slovenia calls for full and effective implementation of relevant UNSC resolutions and urges the Security Council to break the silence and react to the violations of these resolutions. We are confident that the only solution to the situ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is a diplomatic one. We encourage the DPRK to engage in diplomacy, and call for a show of good will, for instance with allowing for the return of the UN Resident Coordinator to Pyongyang.”
이어 “한반도 상황의 유일한 해법은 외교라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외교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유엔 상주 조정관의 평양 복귀를 허용하는 등 선의의 의지를 보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한국, 일본 등 10개국은 1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관련 안보리 회의 개최에 앞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과 프랑스, 비상임이사국인 에콰도르, 몰타, 스위스, 알바니아, 일본이 참여했습니다. 한국과 슬로베니아는 현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내년 1월부터 이사국으로 합류하며 이번 공동성명에 동참했습니다.
이날 긴급회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감싸면서 성과 없이 종료됐으며, 이러한 결과를 예견한 10개국이 회의 전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