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직 관리 등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쟁준비 완성’ 지시에 대해 핵 도발은 곧 김씨 정권의 종말을 뜻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전쟁 위협은 북한 정권의 두려움을 방증하지만, 핵무력 동원 시 압도적 응징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말 전원회의 2일 차 회의에서 ‘전쟁 준비 완성에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한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공격은 곧 김정은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핵 사용은 북한 정권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김정은과 그의 정권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Biden administration has said that any nuclear use by North Korea would mean the end of the regime. So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would take the necessary military measures in order to remove a Kim Jong-un and his government from power.”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은 28일 김 위원장이 노동당 제8기 9차 전원회의 이틀째인 27일 회의에서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 대결 책동으로 한반도에 극한의 엄중한 정치군사 정세가 조성됐다”며 “전쟁 준비 완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 등 군사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17일 밤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데 이어 18일 오전에도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발사하는 등 이틀 연속 도발을 감행하는 등 역내 긴장을 고조시켜 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ICBM 발사 이틀 뒤인 20일 발사 훈련에 참여했던 미사일총국 소속 군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적이 핵으로 도발해 올 때에는 주저 없이 핵 공격도 불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수 차례 북한의 핵 사용은 김정은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워싱턴에서 열린 미한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나 동맹, 파트너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용납되지 않으며, 그러한 행동을 취하는 어떤 정권이든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양국은 지난 15일 워싱턴에서 열린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 및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될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한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NCG 공동성명] “Any nuclear attack by North Korea against the United States or its allies is unacceptable and will result in the end of the Kim regime, and the U.S. side reiterated that any nuclear attack by the DPRK against the ROK will be met with a swift, overwhelming, and decisive response.”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도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만약 북한이 미국 본토나 괌, 한국이나 일본을 핵무기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등으로 공격한다면 그것은 곧 ‘정권의 종말(end of the regime)’을 의미한다고 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할 경우 보복 응징 수단은 매우 다양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핵 대응부터 북한 본토 침공 등 재래식 대응까지 모든 것이 포함될 수 있다”며 “미국과 한국, 일본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비상 상황과 시나리오,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And of course, that could range from a variety of responses. It could include everything from a nuclear response to a conventional response to a military invasion, and the US and the ROK and Japan have been working on various, you know, contingencies and scenarios, and plans for what things they might do in the event that North Korea used nuclear weapons.”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사견임을 전제로 “개인적으로는 북한 정권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북한 침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물론 북한 침공에는 공군과 해군을 동원해 북한의 군사 시설, 특히 미사일 시설을 공격해 북한이 이런 무기를 한국과 일본, 심지어 미국을 상대로 사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personally think that an invasion of North Korea would be necessary in order to remove the North Korean government from power, but of course the invasion would be accompanied by, you know, the use of air force and naval forces in order to attack North Korean military installations, including especially it's missile installations, in order to prevent North Korea from using those weapons against the ROK and Japan and even the United States.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한국, 일본, 미국을 공격하면 북한 정권은 끝장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서 “미국은 미군이 가진 모든 역량을 김씨 정권에 쏟아부을 것이며, 그 공격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김씨 정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 know that if they attack South Korea, Japan, the United States, any United States territory that the regime will end. And the United States will bring the full capabilities the US military down on the Kim family regime and it will no longer cease. It will no longer exist.”
맥스웰 부대표는 “미국은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핵무기뿐 아니라 재래식 무기 등 다양한 응징 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예측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미군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다양한 옵션을 제시하면 대통령은 군이 제시한 최선의 권고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이 오판해 한국과 일본, 미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다면, 미국은 상황을 평가하고 모든 군사력 중에서 일부 조치를 선택할 것”이라며 “공중, 지상, 해상, 미사일, 사이버 등 모든 현존하는 능력을 검토해 일부 옵션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응 방법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f North Korea miscalculates and conduct an attack against South Korea and Japan and the United States it will assess the commissions and it will select portion of action from the full range of U.S. military capabilities. Air, land, sea, missile, cyber, every existing capability will be examined and recommend portion of action options will be provided to the President and we will make the decision on how to respond.”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실제 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김정은은 핵 사용이 자신과 가족, 김씨 정권의 종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핵 위협을 계속하는 것은 오히려 강력한 미한 동맹과 미·한·일 3국의 강력한 군사력과 공조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김정은이 두려워하는 것 같다”며 “북한은 군사적으로 매우 약하고, 반대로 미·한·일은 훨씬 강하다는 것을 김정은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3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전혀 없지만, 김정은은 3국 연합 훈련 등 공조에 매우 긴장하고 있으며, 자신 또한 미·한·일 3국을 공격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것을 경고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Kim Jong-un is afraid.
I think he understands that North Korea is very weak from a military standpoint and in contrast, the US and ROK and Japan are much stronger.
And so he is trying to deter any aggression against him by making threats, by warning that he is willing and he's able to carry out attacks against the US and ROK and Japan.
And you know the alliance, including the Trilateral alliance, I think that makes Kim Jong-un very worried, so that's why he continues to make these threats.”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그러면서 “미한일 3국 동맹을 포함한 동맹이 김정은을 매우 불안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이 이 같은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미한일 3국은 일관되게 3국 연합 훈련 등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등에 대한 방어 차원의 훈련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 왔습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도 “우리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