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시절 태평양사령관과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한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대응력을 훼손해 가며 북한과 대화해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한중관계 중시 발언엔 한국의 동맹은 미국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2일 미국 워싱턴타임스 재단 주최로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희생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대화와 군사적 대비 태세는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이상주의는 현실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면서 “북한 핵 프로그램 폐기 협상이라는 미국의 기존 정책 목표가 이제 그 효용성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어 “유화책에 의한 억제는 전혀 억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전 대사] “The quest for dialog with the North must never be made at the expense of the ability to respond to threats from the North. Dialog and military readiness must go hand in hand. Idealism must be rooted in realism. Gentlemen, I believe that our heretofore U.S. policy goal of negotiating away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has reached its useful in. We must upper combined game. Deterrence by appeasement is now deterrence at all.”
해리스 전 대사는 “북한은 금세기 들어 핵무기를 실험한 유일한 국가”라며 “북한의 끊임없는 핵무기와 핵 운반 수단 추구와 한국과 미국을 향한 끊임없는 도발은 우리 모두가 우려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또 최근 남북 관계를 동족 간의 관계가 아닌 교전 중인 적대국 관계로 규정하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고도화를 추구하면서 역내 안정을 위협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관련해 “지금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제재 완화, 핵무기 보유, 미한 동맹 분열, 한반도 장악, 이 네 가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핵무기 보유국 지위는 되돌릴 수 없다고 분명하게 밝혔다”면서 “김정은은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상기시켰습니다.
[녹취: 해리스 전 대사] “As I've said before, North Korea stands out as the only nation this century to test nuclear weapons. Its unrelenting pursuit of nuclear weapons, the means to deliver them and its unmitigated aggression toward South Korea and America should concern us all. Now, I believe K.J.U. wants four things, sanctions relief to keep his nukes, the split our alliance and the dominate peninsula. Last September. KJU stated unequivocally that he'd never give up his nukes, and a North Korea status as a nuclear weapons state is irreversible. KJU has declared his attempt to exponentially increase his country's nuclear arsenal and develop a new ICBM.”
해리스 전 대사는 그러면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김정은이 2024년 초 한국에서 ‘큰 혼란(big stir)’을 야기할 계획 준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면서 “허풍인지 경고인지 모르겠지만, 북한이 조만간 핵을 폐기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지난 2022년 북한의 70여 발의 미사일 발사와 드론 침투, 러시아와의 불법적인 무기 거래 등을 언급하며 “분명히 이것은 평화를 향한 길이 아니다”라면서 “북한과의 외교가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희망만으로는 행동으로 옮길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이제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이는 미한 연합 훈련 정상화와 연합 준비 태세 강조를 의미한다”면서 이 같은 준비 태세 강화와 한국과 일본 간의 관계 정상화 등에 고무된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올해 우리는 좀 더 자신감 있는 북한을 보게 될 것이고, 한국에서는 더 강한 미한 동맹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고체 연료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과 유엔 대북 제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러시아와의 불법적인 무기 거래로 한껏 고무된 북한이 올해에도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고도화를 진행하면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도발을 계속하고, 이에 대응해 미한 동맹과 미국과 한국, 일본 3국 간 협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그러나 최근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한중 관계는 한미 동맹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선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앞서 조 후보자는 지난달 20일 기자들과 만나 “(이전 정부에서) 한미 동맹, 한일 관계, 한·미·일 안보 협력이 소홀해진 측면이 있어 윤석열 정부 들어 그것을 복원시키는 데 매진하다 보니 한·미, 한·일, 한·미·일에 치중된 인상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이제는 한중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리스 전 대사는 “조 후보자는 중국과 미국을 동등하게 보려 한다”면서 한국에 “미국과 중국은 동등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한국을 침략했을 때 뒤를 떠받쳐줄 동맹은 하나밖에 없다”면서 “중국은 그 동맹이 아닌 만큼 미국과 중국 사이에 동등함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북한이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기회를 얻었지만 뒤이은 하노이 회담에서 협상이 결렬됐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절호의 기회가 북한에 주어졌는데 그들이 외면했다면, 북한과 북핵 협상을 시도할 시효가 다 됐다는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런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전 대사] “So if that golden opportunity was presented to North Korea and they turned their back on it, then I'll go back to what I said in my remarks, which is, in my opinion, that the time for trying to negotiate away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with North Korea has reached useful in and we should stop trying to try to do this.
And work to strengthen our relationship and our capability and our readiness and our resilience with South Korea and then and continue to work with China, with Russia to move North Korea in that regard.”
대신 “한국과의 관계와 (대응) 능력, 준비 태세,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북한을 움직이기 위해 중국, 러시아와의 공조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