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부가 기독교인들을 가혹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국제 기독교 단체가 비판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교연대(CSW)가 북한 기독교인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세계기독교연대(CSW)는 8일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북한의 국가 이념을 벗어난 의견이나 신념을 표현하는 모든 북한 주민은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며 “한국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약 8만에서 12만 명이 수용소에 구금돼 끔찍한 생활 환경과 잔인한 고문을 견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중 상당수가 기독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 기독교 선교사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와 관련해 “북한 정부는 수십만 명의 개인을 자의적으로 장기간 구금하고, 기독교인이거나 어떤 식으로든 기독교인과 연관된 것으로 여겨지는 내외국인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기독교연대] “The North Korean government is responsible for the arbitrary and lengthy detention of hundreds of thousands of individuals, and targeting those it believes to be Christians or linked in some way to Christians. This includes both North Korean nationals and foreign nationals. Conditions in the labour camps where most of these prisoners are held are abysmal. The North Korean government under successive generations of the Kim family has shown no openness to reforming the prison camp system or ceasing its targeting of Christians. CSW continues to call on the North Korean government to abolish this system and to release those held there, and to urge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consistently raise individual cases and the general situation at every opportunity.”
이어 “대부분의 (종교 관련) 수감자들이 수감돼 있는 노동교화소의 환경은 끔찍하다”며 “대를 이은 김씨 일가의 통제 아래 있는 북한 정부는 수용소 제도를 개혁하거나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는 것을 중단하는 데 열린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세계기독교연대는 북한 정부에 수용소 제도를 폐지하고 수감자들을 석방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국제사회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개별 사례와 전반적인 상황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에서 탈북민 쉼터와 국수공장을 운영하며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했던 김정욱 선교사가 선교 활동을 목적으로 밀입북했다가 북한에 억류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억류 중인 한국 국적자가 김 선교사를 포함해 6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는 2014년, 그리고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민 3명이 2016년 각각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들에 대해 현재까지 소재나 생사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기독교연대는 앞으로도 종교나 신념 때문에 기본적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북한 내 기독교인들과 모든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옹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유엔 인권이사회는 물론 유럽연합, 영국, 미국 정부 당국자들과 의원들에게 북한 관련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대외적으로는 헌법으로 신앙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5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주최한 북한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에 출석한 리경훈 북한 최고인민회의 법제부장은 “신앙의 자유는 사회주의 헌법에 규제된 공민의 기본 권리의 하나”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최종보고서를 통해 북한 당국은 사상과 양심, 종교의 자유를 완전히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국무부도 지난 4일 북한을 “심각한 종교 자유 침해에 관여하거나 이를 묵인”하는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또다시 지정했습니다.
한편 세계기독교연대는 중국 당국이 탈북민 강제북송을 중단할 것도 촉구했습니다.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정책은 국제법에 위배되며,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민들이 고문과 투옥, 심지어 공개처형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세계기독교연대] “China’s policy of forcibly repatriating North Korean refugees is in contravention of international law and it is no secret that those returned to North Korea under the government’s current policies are likely to face torture, imprisonment and even public execution. We insist that the Chinese government must cease its policy of forcibly repatriating refugees to North Korea, and remind China that as a member of the United Nations it must grant refugee status to all North Korean refugees in accordance with the United Nations 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 or at least allow them safe passage to South Korea or another third country.”
세계기독교연대는 “중국 정부가 탈북 난민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는 정책을 중단하고, 유엔 회원국으로서 ‘난민 지위에 관한 유엔 협약’에 따라 모든 탈북민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거나 최소한 한국이나 다른 제3국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탈북민의 난민으로서의 지위를 부정할 뿐 아니라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