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따른 포격으로 남북간 완충구역이 무력화된 가운데 미국 전직 관리들은 역내 안정 유지를 위한 미한일 협력 심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미한, 미일 동맹 간 지휘체계 연계성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도 촉구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근 사흘 연속 서해 해상에서 포 사격에 나선 가운데 데이비드 쉬어 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미한일 세 나라가 국방과 외교 협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정부 당시인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국방부에서 아태 지역을 담당했던 쉬어 전 차관보는 9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2024 미일 안보 세미나’에서 VOA 기자와 만나 북한의 최근 긴장 고조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쉬어 전 차관보는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고무된 나머지 접경지역에서 추가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며 “이것은 북한이 자신들에게 관심이 집중되도록 하고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데 사용해온 오래된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 동맹과 미한일 3국의 공동 노력이 북한의 현재와 미래의 도발에 대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억지력은 많을수록 좋다고 부연했습니다.
[녹취: 쉬어 전 차관보] “We're only at the beginning of institutionalizing this relationship. So we're going to have to work hard devising military measures and strengthening senior level and working level trilateral contacts in the diplomatic sphere.”
쉬어 전 차관보는 “미한일 협력 관계를 제도화하기 위한 시작 단계에 들어섰을 뿐”이라며 “우리는 군사적 조치를 고안하고, 외교 분야 고위급, 실무급 3국 접촉을 강화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정상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3국간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를 가동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세 나라는 지난달 19일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미한일 3국은 또 올해와 내년 3자 훈련을 정례화하고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훈련을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바이든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을 지낸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도 VOA에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연합훈련, 정보 공유 등 캠프 데이비드에서 발표된 모든 조치를 통해 3국 국방 의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스톤 석좌] “So it's important to move forward aggressively on the defense agenda, trilaterally through the named exercise program, the information sharing and all the steps that were announced at Camp David. But it's also important to think about next steps. And what I mean by that is really thinking about operationally connecting the U.S.-Japan and the U.S.-ROK alliances through a greater ability to do trilateral contingency planning, trilateral operational coordination.”
존스톤 석좌는 그러면서 “그 다음 단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미한일 세 나라 지휘체계의 연계성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3국 차원의 비상계획과 작전조율 능력 강화를 통해 미일 동맹과 미한동맹을 작전적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존스톤 석좌는 미한일이 공식적으로 3국 동맹을 맺지는 않겠지만 미한 동맹과 미일 동맹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연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연락장교 교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쿄 게이오 대학의 모리 사토루 정치학 교수는 이날 ‘2024 미일 안보 세미나’에서 VOA의 관련 질의에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미한일 3국이 합의한 사항들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와 미한일 3국 합동훈련이 두 가지 중요한 ‘협력의 축’이며 관련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녹취: 모리 교수] “ Those are probably the two main pillars. I think the implementation is very important and sending the consistent signal. But one of the worries that we have is, the kind of technological assistance that Russia is providing to North Korea. And this is going to be presenting North Korea as a much more formidable security challenge. And so the three countries need to continue engaging in discussions about how to enhance deterrence against North Korea.”
모리 교수는 “현재 우려 사안 중 하나는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기술적 지원”라면서 “이로 인해 북한이 훨씬 더 강력한 안보 도전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일 3국이 대북 억지력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토마스 쉬퍼 전 주일 미국대사는 이날 토론에서 북중러가 밀착하고 있지만 미국과 동맹들이 훨씬 더 성공적인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쉬퍼 전 대사] “I know there's talk about China, and Russia, and Iran, and North Korea all having some sort of semi alliance. There's one thing that I've noticed in history, about alliances among strongmen, they have a hard time kind of deciding on who's number one. Because every one of them wants to be the center of attention. And while I don't take that combination lightly, I think we're on the side of success in pursuing alliances and strengthened alliances much more than then they are.”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주일 대사를 지낸 쉬퍼 전 대사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이 일종의 준 동맹을 맺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알게 된 것은 독재자들 간 동맹은 누가 1등인지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인데, 모두가 관심의 중심이 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조합을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들보다 훨씬 더 동맹을 강화하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도 토론회에 보낸 축사에서 미일 동맹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일 동맹이 한국, 호주, 필리핀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4개국 다자협의체 ‘쿼드’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