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사포, 유도기능 있다면 정밀 타격 역량 향상…러시아 지원 가능성도”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240㎜ 조종방사포탄 탄도조종 사격시험을 진행했다며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사진.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유도 기능을 갖춘 방사포 포탄을 개발했다는 북한의 주장과 관련해 사거리 확대보다는 타격 정밀도 향상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반도 군사 문제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240mm 방사포 포탄에 유도 기능을 갖춘 신형 포탄을 개발했다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국 수도권에 대한 위협이 증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일반적인 240mm 다연장 로켓포(방사포)의 (타격) 범위는 약 0.5km정도로, 포탄이 목표물에서 500m 이내에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수준의 GPS(위치정보시스템) 기능을 갖췄다면 포탄이 떨어지는 범위가 50~100m까지로 줄어들게 될 것이고, 정말 좋은 시스템이라면 10~50m 안에 포탄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So it doesn't really improve the range at all, but it improves its accuracy. So what it does the typical 240 millimeter multiple rocket launcher, you can figure probably has about a half a kilometer. So on average, they're going to be landing within 500 meters of the target.
If this is a reasonable GPS system, probably down to 50 to 100 meters. If it's a really good system, it could be 10 to 50 meters.”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베넷 선임연구원은 예를 들어 북한이 한국 국회의사당을 목표로 GPS 기능이 없는 기존 240mm 방사포탄을 발사한다면 국회의사당은커녕 여의도도 명중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지만 GPS 시스템을 활용하면 많은 방사포탄이 국회의사당을 맞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ey will be able to hit some targets very accurately. You know, if they were going to fire, for example, at the National Assembly building.
Many, many of the Rockets would not hit the building.
They wouldn't even hit the island. They wouldn't hit Yeouido, with the traditional 240millimeter rocket launcher.
But with this system, many of the rockets would hit the National Assembly building.”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2일 국방과학원이 조종방사포탄과 탄도조종체계를 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발사 사진에 따르면 신형 240mm 방사포탄은 유도 기능이 없는 기존 방사포탄과 달리 조종 날개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신형 240mm 방사포탄이 실제로 GPS 기능까지 갖췄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실제로 GPS 기능을 장착하고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면 타격 정밀도가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보유한 방사포는 122∙240∙300∙600mm 등이 있으며, 300mm 이상 대구경 방사포는 이미 유도화를 실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이 흔히 ‘서울 불바다’ 위협을 할 때마다 거론되는 북한 장사정포는 수도권을 사정거리에 두고 있는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 등 두 종류입니다.

240mm 방사포는 240mm 로켓 발사관이 12개 또는 22개 등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최대 사거리는 65~70km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8월 미한 연합훈련을 앞두고 대구경 조종방사포탄 생산공장을 현지 지도하면서 122∙240mm 방사포탄에 대해 “현대전 준비에서 중대한 변화이자 최대의 격파 효율을 담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240mm 방사포탄 유도화를 위한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셉 버뮤데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조셉 버뮤데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12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거리는 유도 시스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도 “정확도는 극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방사포는 일반적으로 정밀 무기라기보다는 광역 공격 무기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버뮤데즈 선임연구원] “Accuracy can be dramatically improved. However it should we understand that multiple rocket launchers are typically area attack weapons as opposed to true precision weapons. (중략) So when you have an artillery rocket which 240 millimeter rocket is, it typically has a very limited guidance system. It's more of a stabilization system than it is a guidance system.”

버뮤데즈 연구원은 또한 정밀도 향상으로 인해 포격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수의 포탄으로 더 많은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목표물을 타격해 무력화시키는 데 100발의 포탄이 필요했다면 새로운 유도 시스템을 갖출 경우 50발만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다른 목표물에 나머지 50발을 발사할 수 있게 돼 공격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240mm 방사포탄에 유도 기능을 탑재하는 데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

북한 무기 거래에 정통한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12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에 유도 기능이 있는 240mm 방사포탄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며 “240mm 방사포 시스템에 GPS를 사용한다면 몇 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와 북한이 지금 무기 거래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미뤄 보면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입수했을 가능성도 확실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는 이미 유도화를 실현한 600mm 방사포에 적용된 유도 기술을 240mm 방사포에 적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So this is brand new. If they're using GPS for a 240 millimeter rocket system, you know, there's a couple of things a ways that they could have gotten that. They could have gotten that from the Russians. Certainly possible, because we know they're trading when the Russians right now, right? Or they could have taken what they were using on their 600 millimeter multiple rocket launchers. The 600 millimeter multiple rocket launcher system is already GPS guided, so they could take that technology and apply that to the 240 millimeter mobile rocket launcher system now.”

랜드연구소의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미사일 등 무기 체계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의 제한된 재정 능력을 고려하면 자체적으로 이런 능력을 개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실제로 북한에 상당한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면 북한이 유도 기능을 갖춘 240mm 방사포를 개발했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신뢰할 만하다”며 “하지만 러시아의 도움 없이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Well, North Korea has been claiming a huge number of advances recently, given North Korea's limited financial ability, they likely aren't developing these capabilities on their own. If Russia really is giving them substantial technical assistance, then it's entirely credible that they develop some kind of guided 240 millimeter rocket launcher rocket. But without Russian assistance not very likely.”

베넷 선임연구원은 “방사포탄이 유도 기능을 갖추도록 성능을 개선하는 데 많은 돈이 든다”면서 “북한은 다른 많은 일에 돈을 쓰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쓸 돈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도기능을 갖춘 방사포탄을 개발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정치적인 행동”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at's my guess is that most of the rockets don't (upgrade) because it's just too expensive.
They don't have the money to spend on this, given that they're spending it on so many other things. This is a political action. They're basically claiming enhanced capability for political purposes, but whether or not it would really be that improved on the battlefield because they can't afford to buy many copies of it, hard to tell.”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기본적으로 (미한 위협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강화된 군사 역량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들이 실제로 그런 (업그레이드 된) 방사포탄을 구입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전장에서 실제로 (군사 역량이) 향상될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