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최근 북한에 단체 관광객을 보낸 가운데 북한 여행이 자칫 대북제재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들이 지적했습니다. 북한 관광 자체는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여행자 보험 제공과 달러 사용 등이 제재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위원은 북한 관광 자체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제재 대상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13일 최근 러시아 관광객들의 북한 여행과 관련해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을 묻는 VOA의 서면 질의에 이같이 답하면서, “하지만 러-북 관광 활동과 관련한 금융 서비스 제공은 관련 안보리 결의와 외교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 “Tourism is not listed as the target sanction sector in th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related to the DPRK. However, provision of financial services associated with the Russia-DPRK tourism activities could violate the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UNSCRs) and possibly Vienna Convention on Diplomatic Relations. Provision of insurance and other forms of financial support for trade with the DPRK has been prohibited by the UNSCRs 2270 (adopted in 2016) and 2321 (2016). Tourism has been included in the category of service trade by the World Trade Organization (of which Russia has been a Member State since 2012), and therefore, provision of any insurance, including travel insurance, is prohibited by the UNSCRs.”
후루카와 전 위원은 북한과의 무역을 위한 보험 및 기타 형태의 모든 금융 지원 제공은 2016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2321호에 따라 금지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관광은 서비스 무역에 포함된다”며 “이에 따라 여행자 보험 등 보험 제공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또한 북한 내 허용된 러시아 은행 계좌의 사용 목적이 안보리에 의해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안보리는 지난 2016년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은행 계좌, 청진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 계좌, 2017년 러시아 개발 및 대외 경제 거래 은행 등 3곳의 금융 거래를 제재 면제 대상으로 지정했지만 “이 세 개의 은행 계좌는 관광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들 계좌를 관광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외교 대리인은 수임국에서 개인적, 상업적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비엔나 협약 제42조에 대한 위반이 된다고 후루카와 전 위원은 말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None of these three bank accounts can be used for the purposes of tourism. And of their bank accounts are used for the purposes of tourism, it could violate the provision set forth in Article 42 of the Vienna Convention on Diplomatic Relations which states: “A diplomatic agent shall not in the receiving State practise for personal profit any professional or commercial activity.””
아울러 미국 달러화가 러-북 관광 활동을 위해 사용될 경우 미국 정부의 대북제재 규정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 “If any US dollars are to be used for Russia-DPRK tourism activities, it could violate the US government’s North Korea Sanctions Regulations which limit U.S.-registered money transmitters. It is never easy to resume Russia-DPRK tourism activities without violating the relevant international laws and US domestic regulations.”
따라서 관련 국제법과 미국의 국내 규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러시아와 북한 간 관광 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고 후루카와 전 위원은 말했습니다.
앨러스테어 모건 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조정관도 4년 만에 재개된 북한 관광 자체는 제재 위반이 아니지만 관광 중에 의도치 않게 제재를 위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건 전 조정관] “Tourism is not in itself a violation of sanctions, however, tourists may (inadvertently in some cases) violate sanctions by purchasing and taking home sanctioned items in their hand luggage, for example sanctioned artworks. What I’m concerned about is as the DPRK opens up cross-border transportation and movement of people in both direction, the opportunities for santions evasion by the DPRK increases.”
북한 주재 영국 대사를 지내기도 한 모건 전 조정관은 관광객이 북한의 예술품 등 제재 대상 물품을 구매해 휴대 수하물로 반입하면 제재 위반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2016년과 2017년 북한의 핵실험 등에 대응하기 위해 채택한 대북 결의를 통해 무기와 석유, 석탄뿐만 아니라 김정은 정권의 외화벌이 수단이 되는 북한 예술품의 수출도 금지한 바 있습니다.
모건 전 조정관은 최근 재개된 러시아 관광객의 북한 여행을 계기로 “북한이 국경을 개방해 운송과 인적 교류가 재개됨에 따라 북한의 제재 회피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알렉세이 스타리츠코프 연해주 국제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제1차 러시아 관광단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북한 방문은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지난 2020년 1월 말 이후 4년여 만입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13일 “ 북한의 2차 단체 관광객이 다음 달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또 3차 단체 관광객이 11일부터 15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