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가 북한에 대한 ‘고위험국’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북한은 13년째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방지와 관련해 심각한 결함을 가진 나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고위험국가 중 하나로 북한을 또다시 지목했습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21일부터 사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총회 결과를 23일 발표하고, 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방지 노력과 관련한 위험등급에서 최고 수준인 ‘대응 조치를 요하는 고위험 국가(high-risk jurisdictions)’로 지정돼 있는 북한과 이란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이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방지와 관련된 심각한 결함을 해소하지 못한 데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에 “즉각적이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이 결함들을 해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FATF 성명] “The FATF remains concerned by the DPRK’s failure to address the significant deficiencies in its anti-money laundering and combating the financing of terrorism (AML/CFT) regime and the serious threats they pose to the integrity of the international financial system. The FATF urges the DPRK to immediately and meaningfully address its AML/CFT deficiencies. Further, the FATF has serious concerns with the threat posed by the DPRK’s illicit activities related to the proliferation of weapons of mass destruction (WMDs) and its financing.”
이어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및 자금 조달과 관련된 북한의 불법 활동으로 인한 위협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또 “회원국과 관련 기구는 금융기관들이 강화된 감시체계를 적용하는 등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하고 각 회원국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표적 금융 제재를 적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관할지역 내 북한 은행의 지점과 자회사를 폐쇄하고 북한 은행과의 외환 결제 거래 업무제휴를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FATF 성명] “Jurisdictions should take necessary measures to close existing branches, subsidiaries and representative offices of DPRK banks within their territories and terminate correspondent relationships with DPRK banks, where required by relevant UNSC resolutions.”
다만 이 기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고려해 2020년 2월 해당 국가 목록에 있는 나라들에 대한 검토 절차를 일시 중지했다면서, 북한 등에 대한 이번 등급 부여가 당시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발표가 “이란과 북한의 ‘돈세탁과 테러자금 방지 체제’의 최신 상황을 반드시 반영하는 건 아니지만, ‘대응 조치를 요하는 고위험 국가’ 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지난 2011년 ‘주의 조치국’이던 북한을 ‘고위험 국가’로 상향 조정한 뒤 13년째 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기구로 자금세탁 방지와 테러∙WMD 확산 자금 조달 척결을 목표로 지난 1989년 창설됐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