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도 유엔 분담금 납부 시한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유엔 1년 예산의 0.005% 정도를 분담하고 있지만 매년 제때 납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 193 개 유엔 회원국의 올해 분담금 납부 시한은 2월 8일입니다.
유엔 사무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22일을 기준으로 올해 51개 나라만이 이 시한을 지켰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캐나다, 핀란드 등 선진국으로 꼽히는 나라는 물론 베냉과 차드, 감비아 등 아프리카 나라도 일찌감치 납부를 마쳤다며 이들의 목록을 공개했습니다.
또 시한을 맞추진 못했지만 이후 16개 나라가 분담금을 내면서 22일 현재 67개 나라가 완납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사무국은 전했습니다.
북한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납부를 마친 나라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전체 142개 분담금 완납 국가 중 141번째로 납부를 마쳤습니다. 납부 시한 약 10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에야 분담금을 낸 것입니다.
또 2022년엔 114번째, 2021년엔 65번째로 분담금을 유엔에 납부했는데, 이 역시도 정해진 시한을 한참 넘긴 뒤였습니다.
북한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야 할 분담금이 적습니다. 유엔이 각 나라의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분담금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엔은 회원국의 국민소득과 외채 등 객관적인 경제지표를 근거로 매 3년 마다 분담금 비율을 새롭게 산정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는 2019~2021년 매년 전체 예산의 0.006%에 해당하는 분담금이 책정됐고, 2022년부턴 이보다 0.001%p 줄어든 0.005%가 청구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한 북한의 분담금은 매년 15만 달러 수준입니다.
분담금 비율이 2.574%인 한국에 비교하면 50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지난 1991년 북한과 유엔에 동시 가입한 한국은 최근 몇 년 간 시한 내에 분담금을 납부하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은 올해 마감일을 약 열흘 앞둔 1월 29일에 8천110만 달러에 달하는 분담금을 유엔으로 보냈습니다. 또 지난해에도 1월 31일에 7천529만 달러의 분담금을 납부했습니다.
미국은 유엔 사무국이 발표하는 분담금 나라 목록에 매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힙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주재 미국대표부는 “해당 목록 상단을 보면 마감일까지 ‘전액’을 납부한 회원국만이 목록에 포함돼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매년 할당된 분담금 중 일부를 제외한 금액을 납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계연도가 10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인 미국은 1985년부터 유엔이 기준으로 삼는 연도가 아닌 미국의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분담금을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미국 의회는 유엔 등 국제기구의 일부 정책이 미국이 추구하는 방향과 모순된다는 이유를 들어 일부 삭감된 예산을 배정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실제 유엔에 납부하는 분담금은 매년 7억 달러 수준으로 여전히 다른 나라를 압도합니다.
유엔 사무국은 미국의 분담금을 매년 22%로 책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엔 전체 예산의 5분의 1 이상을 미국이 책임진다는 의미입니다.
북한과 비교한다면 미국의 분담금은 4천400배 많습니다.
현재 미국 다음으로 분담금 규모가 큰 나라는 중국(15.254%)이며, 일본(8.033%)과 독일(6.111%), 영국(4.375 %), 프랑스(4.318%)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