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북한 열병식 훈련장에서 병력으로 보이는 인파가 포착됐습니다. 주요 행사가 몰려 있는 4월을 맞아 열병식 준비에 나선 것인지 주목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양 미림비행장 인근 열병식 훈련장에서 최근 병력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연이어 포착되고 있습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점으로 표시되는 현장의 인파가 지난 23일부터 등장하기 시작해 27일까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3월 한달 간 평양 일대에 구름이 낀 날이 많아 관측이 어려웠던 점을 고려하면 현장에 인파가 더 자주 출현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병력은 훈련장 중심부에 여러 무리가 곳곳에 분포된 형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23일자 위성사진에서는 인파 무리가 곳곳에 흩어져 있고 땅을 고르거나 이동한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이어 다음 날인 24일자 사진에는 병력의 무리가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이는 점 20여개가 포착됐으며, 행진을 벌인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도 관측됐습니다.
다만 과거 열병식 훈련이 본격화됐을 때처럼 사각형 형태의 병력 무리가 체계적으로 분포되지는 않은 것으로 봤을 때 본격적인 훈련을 위한 사전 준비 인력이나 작업의 흔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훈련이 본격화될 때마다 포착됐던 주차 차량도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아 북한이 새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인지 여부는 불분명합니다.
그러나 과거 열병식 실시 한 달여 전부터 이번과 비슷한 규모의 병력이 훈련장에 모습을 나타냈던 전례로 볼 때 열병식 준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김일성 광장을 본뜬 이 훈련장에서 약 1~2개월 동안 병력을 훈련한 뒤 실제 열병식을 진행하곤 했는데, 훈련장에서 병력이 줄지어 이동하고 연단 앞에 각 대열이 도열하는 모습은 이후 열병식 당일 김일성 광장에서도 목격돼 왔습니다.
또 과거 북한은 소규모 차량 혹은 병력이 포착된 후 점차 그 수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특히 시간이 흐르면서 평양 순안공항에 전투기 혹은 헬리콥터가 도열하고 실제 열병식이 열리는 김일성 광장에 인파가 나타나는데, 이런 정황은 모두 북한의 열병식 개최가 머지않았다는 중요한 단서로 해석돼 왔습니다.
4월 중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태양절과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기념일 등이 있어 이를 계기로 북한이 열병식을 개최하려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9일 정권 수립 75주년을 맞아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하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열병식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7월 27일 전승절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최신 무인기, 핵 어뢰 등을 선보이며 열병식을 실시했습니다.
또 이에 앞선 지난해 2월 8일에도 인민군 창건일, 즉 건군절 75주년을 맞아 심야 열병식을 개최하고, 화성-17형 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무기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이들 열병식을 앞두고 몇 달 전부터 열병식 훈련장에 병력과 차량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됐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