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북한 고체연료 IRBM, 괌 주둔 미 공군에 큰 위협…시험발사 계속할 것”

조선중앙통신이 3일 공개한 이 사진에서 북한은 전날 신형 중장거리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고체 연료 추진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는 것은 괌 타격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고체 연료 추진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앞으로도 시험 발사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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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북한 고체연료 IRBM, 괌 주둔 미 공군에 큰 위협…시험발사 계속할 것”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고체 연료 중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은 미국과 한국,일본에 새로운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의 괌 공격 능력은 수년 전부터 있었다”며 “하지만 북한이 고체 연료 기반의 정확도가 높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해서 배치한다면 특히 괌에 주둔하고 있는 미 공군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고체연료 중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은 미 공군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t poses a new threat. I mean, North Korea has been able to attack Guam for many years now, but if they, if North Korea develops and deploys solid fuel, accurate 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s, that that would pose a greater threat, especially to the US air forces located in Guam. And of course, when the US flies strategic assets in military exercises with the ROK in Japan, those bombers, the B52 bombers, they fly out of Guam, they're based in Guam during military exercises, so from North Korea standpoint, they wanna be able to threaten Anderson, Airfield in Guam.”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이 일본에서 한국과의 군사 훈련에 전략 자산을 전개할 때 B-52 폭격기들은 괌에서 날아가고, 군사 훈련 중에는 괌에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위협할 수 있기를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2일 오전 6시 53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습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하에 신형 고체 연료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3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한국만을 위협하기 위해 굳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재원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이미 KN-23, KN-24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KN-25 등 초대형 방사포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란 겁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항상 괌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원해왔다”면서 “괌은 그들이 위협을 가할 수 있기를 원하는 중거리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North Korea has always wanted the ability to threaten Guam. And that's an intermediate range target they'd like to be able to pose a threat to it.”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 유사 시 괌 미군 기지를 포함해 유엔사 후방 기지와 주일미군기지에 대한 타격이 가능해집니다.

또 유사 시 파견되는 미국 증원 전력과 유엔사 전력의 한반도 지원을 차단하기 위한 타격 역량도 확보하게 됩니다.

북한은 최근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가 전날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발사장면 영상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해엔 2월부터 12월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5차례 발사했고, 단거리탄도미사일을 10여 차례 발사했지만,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벌써 지난 1월 14일과 2일 등 두 차례나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사용할 대출력 고체 연료 엔진을 개발, 1단계 엔진의 첫 지상 분출 시험을 11월 11일에, 2단계 엔진의 첫 지상 분출 시험을 11월 14일에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고체 연료 추진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앞으로도 시험 발사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용 고체 연료를 만들 수 있게 됐고, 이제 중거리 미사일용 고체 연료 시스템 개발에도 착수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미사일이 커질수록 고체 연료는 기술적으로 더 어렵지만, 북한이 중거리용 고체 연료 미사일 생산에 성공하면, 그 이후엔 고체 연료 ICBM을 시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Now North Korea can make solid fuel for short range missiles, and now it's beginning to develop solid fuel systems for intermediate range missiles.

The larger the missiles and more technically challenging solid fuel is, but I believe North Korea will succeed in producing solid fuel missiles for intermediate range and after that, North Korea will probably start testing solid fuel ICBM's.”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기존의 액체 연료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도 괌 타격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미국의 군사 정찰위성 등 정찰 자산에 의해 탐지되기가 쉬운 만큼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북한도 고체 연료 미사일로 전환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면 액체 연료와 달리 사전 주입 시간이 필요 없어 미한 양국 정찰 위성 감시 등을 피해 이동식 발사대에 실어 은밀하고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체 연료 미사일은 신속하고 은밀한 발사가 가능해 미한 양국 군의 ‘킬 체인(북한 미사일 발사 사전 탐지 후 선제 타격)’을 무력화할 수 있는 핵심 전략 무기로 꼽혀 왔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고체 연료 미사일이 액체 연료 미사일보다 훨씬 더 기동성이 좋고 발사 속도도 빠르다”고 말했습니다.

액체 연료 미사일은 미리 연료를 주입해 놓고 발사 대기 상태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지하 은신처에서 발사대로 옮겨 발사 직전 연료를 주입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찰 위성 등 미한 양국의 감시 정찰 자산에 탐지돼 발사 전 타격당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고체 연료 미사일은 이미 연료를 주입한 상태에서 지하 은신처에서 빠르게 발사 장소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이 발사 동향을 탐지해 사전에 타격하기 어려워진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Solid fuel gives a much more maneuverable capability and a faster launch capability. And so it creates a targeting dilemma for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because they can rapidly move solid fueled missiles from underground facilities for hiding sites to launch locations without having to go through the refueling process for a liquid fuel system.”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에서부터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다양한 미사일 역량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순전히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단거리 탄도 미사일부터 대륙간 탄도미사일까지 완벽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매우 포괄적이고 다재다능한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들은 미사일 능력을 현대화하고 지속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의도적인 프로그램의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며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를 어렵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미사일 역량을 갖추길 원하기 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From a purely military perspective, it makes a lot of sense to develop a very comprehensive and versatile missile program to have a complete capability from short range ballistic missiles all the way through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s. (중략) So it appears to me that these tests are part of a deliberate program to modernize and to continue to develop their missile capabilities. And again, from a military perspective, you want to have a wide variety of missile capabilities to make it harder to defend against the various types.”

맥스웰 부대표는 “미사일은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순서대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적에게 딜레마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은 방어를 어렵게 만들고 북한의 군사적 목표에 따라 다양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종종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미사일을 사용한다”면서 북한은 정치적 목적으로도 미사일 발사를 한다고 맥스웰 부대표는 지적했습니다.

한국 정부와 한국 사회에 갈등을 일으키고, 미한 동맹에 틈을 벌리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 think often they do use missiles to try to increase tensions. You know, they use them as threats, which is part of their political warfare strategy and their political warfare strategy is to undermine the South Korean government and South Korean society as well as try to drive a wedge in the ROK-US alliance.”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을 계속함으로써 최근 북한이 거절 의사를 밝힌 북일 정상회담에서 더 많은 경제적 보상 등 양보를 이끌어 내려 하거나 이달 한국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려는 것 같다”면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해 한 게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물론 한국 보수층에는 윤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더욱 긴밀하게 만들어왔다는 점이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북한의 위협을 막지는 못했다는 것을 북한이 보여주려 한다는 겁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think they probably are trying to affect the election somewhat. They're trying to maintain the appearance that President Yoon hasn't done very much to stop the North Korean threat which of course is an important element for the Conservatives in South Korea that he's really been making the alliance closer to each other. But in doing so, he hasn't stopped North Korea for making threats. I suspect North Korea's trying to demonstrate that.”

베넷 선임연구원은 또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 더 많은 미사일을 쏠 것 같다”면서도 “지난 2년간 그렇게 많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던 북한이 왜 올해는 몇 발만 발사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많이 팔아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미사일이 많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면서도 “아직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