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 문제와 군사 구조 재편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두 정상은 미일 동맹이 인도태평양을 넘어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초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백악관에서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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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은) 북한이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심각한 인권, 인도주의적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We did discuss this issue. We both agreed that the DPRK must must also address the serious human rights, humanitarian concerns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cluding the immediate resolution of the abduction issue. But you know, the Prime Minister has just spoken to the potential, what his plans may mean, but I welcome the opportunity. We welcome opportunity of our allies to initiate dialogue with the Democratic Republic of Korea.”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에 “(기시다 총리와)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기시다) 총리가 방금 자신의 계획이 의미하는 바를 설명했지만 나는 그런 기회를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동맹국이 북한과 대화를 개시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다고 여러 번 말했다”며 북한과의 대화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So I’ve said many times we’re open to dialogue ourselves at any time and without preconditions to DPRK. So I have faith in the in Japan, I have faith in the Prime Minister and I think we’re seeking a dialogue with them is a good thing. It’s a positive thing.”
이어 “나는 일본에 대한 믿음과 총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대화를 모색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긍정적인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를 통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기에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에게 전해 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김 부부장은 다음날 담화에선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문제 삼으며 “일본 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북한의 발표와 관련해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자제하겠다”면서도 “여러 차례 말한 것처럼 일본과 북한 사이에 의미 있는 관계를 수립하는 것이 일본과 북한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일본어
이어 “북한과의 정상회담 이전에 내 직접적인 지시에 따른 고위급 협의를 통해 다양한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미사일과 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를 논의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또한 이를 놓고 “미일, 미한일이 함께 긴밀히 협력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일본인 납치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이해와 협력을 당부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확답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미국과 일본이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미일 동맹 구조에 변화를 주는 문제를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Together, our countries are taking significant steps to strengthen Defense Security Cooperation. We’re modernizing command and control structures, and during increasing the interoperability and planning of our militaries and so they can work together in a seamless and effective way. This is the most significant upgrade in our alliance since the end, since it was first established.”
그러면서 “우리는 양국 군의 지휘와 통제 구조를 현대화하고 있고, 군의 상호 운용성과 계획을 개선해 원활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는 동맹이 처음 수립된 이래로 가장 중요한 개선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본과 미국, 호주가 처음으로 공중 미사일 및 방어체계(air missile and defense architecture)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일본, 영국과 함께 3국 군 훈련을 실시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며 양국의 군사 협력이 더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인 오커스에 일본이 참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 모두는 다양한 역량에 걸친 우리의 군사적 협력의 새로운 지표”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35분경부터 2시간가량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회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질 바이든 여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과 함께 백악관 남쪽 가든에서 기시다 총리와 유코 여사를 맞이했습니다.
백악관은 기시다 총리의 도착과 함께 공식 환영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약 30분 간 진행된 행사는 19발의 예포 발사와 양국 국가 연주, 미국 육해공군과 해병대 의장대 사열 등의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일본과 미국의 동맹은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의 평화, 안보, 번영의 초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의 동맹은 진정한 글로벌 파트너십”이라며 기시다 총리에게 사의를 표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The alliance between Japan and the United States is the cornerstone of peace, security, prosperity in the Indo-Pacific and around the world. Ours is truly a global partnership. For that, Prime Minister Kishida, I thank you.”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기시다 총리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모든 상처를 치유하고 우정의 새로운 장을 시작하기로 결정하면서 역대 가장 대담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진 답사에서 “미일 관계의 발전은 양국의 역사적 협력의 산물”이라면서 양국 정상 간의 신뢰관계와 정부 간 협력과 함께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인적 교류가 양국 간의 우정을 형성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일본어
또한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일본은 글로벌 파트너로서 친구인 미국과 손을 잡고 10년 후, 그리고 100년 후의 세계 모습을 바라보며 양국 관계를 부단히 발전시키면서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세계의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환영 행사에는 일본 교민 등 수백 명이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양국 정상의 환영사와 답사에 큰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저녁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만찬 테이블에는 연어, 립아이 스테이크 등이 올랐으며, 미국 가수 폴 사이먼이 축하 공연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지금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며 “흔들리지 않는 미일 관계를 더 높은 차원으로 이끌고 이를 다음 세대에 넘겨줄 새로운 개척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11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 나섭니다. 이어 미국, 필리핀 정상과의 3국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사실상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국가 수반이 아닌 행정부 수반인 만큼 미국 정부는 이번 방미를 공식 방문(official visit)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국빈 방문에 준하는 일정으로 기시다 총리의 일정을 구성했습니다.
일본 총리의 국빈 대우 방미는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에 이어 9년 만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