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일본 등 주요국들이 안보리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러시아를 강력 비판했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국제 비확산체제를 훼손하고 북한 정권을 더 대담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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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에 거부권과 기권표를 행사한 러시아와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부대사는 11일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안 거부권 행사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총회 공개토의에서 “북한의 도발이 더욱 무모해지고 불안정해지는 상황에서 이 중요한 제재 체제를 약화시키자는 것은 터무니 없음의 극치”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우드 부대사] “Russia and China in its explanation of vote as it abstained, tried to justify this action by making this an issue with the ongoing UN sanctions on the DPRK's unlawful pursuit of WMD and ballistic missiles. It is the height of absurdity to suggest undermining this important sanctions regime when the DPRK's provocations are only growing more reckless and destabilizing.”
우드 부대사는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추구에 대한 유엔의 지속적인 제재를 문제 삼아 거부권 행사를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와 중국이 얻어낸 결과는 우방의 정치적 지원을 등에 업고 한반도와 그 너머의 안정과 안보를 더욱 위태롭게 하는 행동에 더욱 대담해진 북한 정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우드 부대사] “The result that Russia and China own is a DPRK regime bolstered by the political backing of its friends, emboldened to actions that will further jeopardize stability and security on the peninsula and beyond. This outcome not only weakens all member states' ability to address a persistent proliferation threat, it also undermines the peace and security architecture of this institution colleagues.”
아울러 “이런 결과는 지속적인 확산 위협에 대처하는 모든 회원국들의 능력뿐 아니라 유엔 회원국들의 평화와 안보 구조도 약화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비확산 체제를 지지하고 필요한 정보를 침묵시키려는 시도에 반대하는 데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모든 회원국과 협력하고, 제재 갱신 및 개정을 위해 안보리에서 선의로 협력하기를 고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도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가 대북제재 패널 임기 연장을 거부한 것은 “감시탑 역할을 하는 패널이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황 대사] “We are gathered here today to discuss a case that the veto was exercised by a permanent member to cover up violation of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It was vetoed by the Russian Federation because Russia did not want the watch tower the panel to shine light on its dark spot.”
황준국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우리는 오늘 안보리 결의 위반을 은폐하기 위해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사건을 논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습니다.
황 대사는 “전문가패널이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핵확산국가인 북한에 대한 제재 이행과 회피 행위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왔다”면서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인해 우리는 귀중한 정보 창구를 잃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황 대사] “With that veto, we lost a valuable information channel. The veto also tarnished the authority of the Security Council. For that veto was simply used to gag the panel's reporting on the veto wielding Council members' unlawful procurement of weapons from the DPRK to use in its continued war of aggression in Ukraine. In addition, the veto sends a dangerous message to potential proliferators and undermines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Furthermore, the veto even may have a cascade effect on other Security Council sanctions regimes and panels.”
또한 “그 거부권은 안보리의 권위를 손상시켰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사용하기 위해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불법적으로 조달하는 것을 조사하는 패널의 보고에 재갈을 물리는 데 그 거부권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잠재적인 확산 세력에게 위험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국제 비확산체제를 약화시키며 다른 안보리 제재 체제와 패널 활동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유엔 주재 한국 대표부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지만 지난 20년간 만장일치로 채택된 10개의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와 1718 대북제재 위원회는 그대로 유지된다면서 “모든 회원국은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감시 매커니즘을 강화하고 북한의 제재 위반을 지속적으로 추적할 다른 방법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엔주재 일본 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거듭 강한 유감을 나타내면서, 모든 회원국이 안보리에 위임한 공동 책임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이 같은 행위는 핵 비확산이라는 국제적 책임보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이라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하의 핵무기 보유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 비확산체제를 유지해야 할 특별한 책임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일본 대표] “These acts by Russian Federations served to advance its own interests above the international responsibility of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contrary to its special responsibility to maintain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as a permanent member of the Security Council as well as a nuclear weapons state under the NPT regime.”
아울러 러시아와 함께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기권표를 던진 데 대해서도 “북한의 불법적이고 무모한 행동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확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걸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안보리는 전문가패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 패널이 소속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1718 위원회) 의장국인 스위스는 “전문가패널이 대북제재 조치의 이행을 촉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위스 대표] “Its reports, reliable and of high quality are an essential source of information for the committee and all the member states of the United Nations particularly at this critical time when the DPRK continues to considerably accelerate its illicit nuclear and ballistic weapons program The decision to block the renewal of the panel's mandate undermines efforts to monitor and ensure transparency in the implementation of Council resolutions.”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불법 핵과 탄도 무기 프로그램을 상당히 가속화하고 있는 이 중요한 시기에 대북제재위와 유엔의 모든 회원국들에게 필수적인 정보 창구”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을 막는 결정은 안보리 결의 이행의 투명성을 감시하고 보장하려는 노력을 약화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스위스 대표는 “안보리가 다시 한번 전문가패널을 구성할 수 있을 때까지 이러한 분석 부족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럽국가들을 대리해 발언에 나선 유럽연합(EU) 대표도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신들의 도발적이고 부당한 침략 전쟁에 사용하기 위한 북한과의 불법 무기 이전을 은폐하려는 노력”이라며 “이는 그 자체로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명백한 위반한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녹취: EU 대표(통역)] “The fact that Russia now chose to exercise its veto is an effort to conceal illegal arms transfers between the DPRK and Russia for use in Russia's unprovoked and unjustified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a war that itself is a manifest violation of international law and of the UN Charter. It is deeply regrettable that the veto will impact the ability of all UN member states to impleme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to address the DPRK's illegal and destabilizing actions jeopardizing peace and security in Northeast Asia and beyond.”
이어 “이 거부권 행사로 인해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고 동북아와 그 너머의 평화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안정한 행동에 대처하는 데 영향을 받게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기 위한 다자주의는 물론 유엔 안보리 결의의 취지를 훼손하는 매우 무책임한 행동을 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회의에서는 전문 패널의 조사를 비난하면서 거부권 행사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녹취: 네벤자 대사(통역)] “The panel's work was gradually reduced to caltwing to Western approaches, reprinting biased information, analyzing newspaper headlines and using low quality satellite imagery.”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대사는 이날 회의 발언을 통해 “전문가패널의 작업은 점차 서구의 접근 방식을 답습하고 편향된 정보를 재인용하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분석하고 저화질의 위성 사진을 사용하는 것으로 축소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안보리 대북제재 조치가 그동안 국제사회가 설정한 목표에 기여하지 못했고 한반도 정세 정상화로 이어지지 못했으며 북한 내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했다는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총회 발언에서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사의를 표하고 “안보리 제재 결의는 주권과 발전권, 생존권을 짓밟는 미국의 극악한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highly appreciate the Russian Federation's veto on 11th drafted resolution on the renewing mandates of a panel of experts of the UN Security Council 1780 Sanctions Committee as an independent exercise of the right to international justice and impartiality. In fact, sanction resolution of the UN Security Council a product of the heinous hostile policy of the United States that trampled underfoot de pierced sovereignty, the right to development and existence.”
이어 “미국이 수백, 수천 년 동안 제재를 가한다고 해도 자력갱생과 핵무력 건설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적대시 정책으로 고통받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미국은 피할 수 없는 더 큰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지난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결의 1874호에 따라 설립됐으며, 북한의 대북제재 위반 사례를 조사해 보고하는 임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특히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의심 사항에 대한 독립적, 객관적 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를 종합해 연 2회 보고서 제출하고, 이를 통해 안보리와 대북제재위, 유엔 회원국에 제재 이행을 돕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이 안보리 표결에서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됨에 따라 오는 30일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하게 됩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