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정가에서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의 연대 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맞선 이들 국가가 새로운 ‘악의 축’이라는 주장도 초당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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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저녁 국가안보 추가 예산안 표결을 앞둔 상원 본회의장은 의원들이 북·중·러·이란의 밀착 심화 움직임을 성토하는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이들 나라가 미국이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맞서 “조율된 전면 압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맥코넬 대표] “They are responding with a coordinated full-court press. Iran and North Korea are literally arming Russia's war in Ukraine. China is helping Iran skirt international sanctions. A ``friendship without limits'' has blossomed between Moscow and Beijing. The authoritarians of the world may have caught the West flatfooted. They may be betting big that American influence is in decline.
특히 “이란과 북한은 말 그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무장 지원하고 있고 중국은 이란의 국제 제재 회피를 돕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은 '한계 없는 우정'의 꽃을 피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의 딕 더빈 상원 원내총무도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의 연대 심화 움직임을 우려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 이란, 북한은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침략을 방관할지 지켜보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푸틴은 발트해 연안국과 폴란드 등 나토 동맹국을 포함한 더 많은 유럽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대담해질 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중동의 동맹국들이 직면할 위험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더빈 의원] “China, Iran, and North Korea are watching to see if the United States and our allies allow Russia's aggression to stand. Doing so not only would embolden Putin to try for more European land, including from NATO allies like the Baltics and Poland, but it would also raise the risks faced by allies in the Indo-Pacific and the Middle East.”
공화당 중진인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나는 반미 독재 축의 위협에 맞서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타이완을 지원한 것이 옳다고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그래슬리 의원] “I make no apologies for supporting Ukraine, Israel, and Taiwan in the face of threats from the axis of anti-American dictatorships. And, now, instead of the axis of the 1940s--Germany, Italy, and Japan--it is now the axis of the 21st century- Russia, Iran, China, North Korea. They have their sights set upon replacing the United States as leaders of this Earth.”
그러면서 “1940년대의 추축국인 독일, 이탈리아, 일본 대신 21세기의 추축국은 이제 러시아, 이란, 중국, 북한”이라며 “이들은 미국을 대체해 이 지구의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처럼 워싱턴 정가에서는 최근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의 협력이 증대되는 상황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7일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의 필사적 연대’라는 제목의 정세 분석 기사를 통해 이들 나라 간 최근 상호 무기 및 기술 지원 움직임이 국제사회에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매코넬 대표 등 일부 서방 인사들은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 등 반서방 국가들을 새로운 ‘악의 축’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주로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던 이런 ‘악의 축’에 관한 발언은 이제 초당적으로 나오는 양상입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민주당의 마크 워너 의원은 지난 21일 미국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중국과 러시아의 연계와 이란의 대러 드론 제공, '변방국'인 북한 등을 언급하며 이들 나라는 "2024년 악의 축이 될 수 있는 국가들의 조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워너 의원] “Clearly the Chinese linkage to Russia combined with the fact that the Iranians are providing drones, for example, for Russia and the outlier nation, North Korea...This may be the 2024 axis of evil combination of nations.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간 연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각 국가가 제기하는 도전이나 이들이 진지하게 협력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을 축소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오늘날 이들의 협력은 냉소적이고 전술적이며 사안에 따른 협력관계처럼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don't want to diminish the challenge posed by each of those countries, or the threat that they would pose if they were seriously working together. But today, their cooperation seems more like a cynical and tactical and issue by issue partnership. You might even call it a marriage of occasional convenience that operates in very different ways in very different venues. I think it it's not a partnership that is based on shared values or principles other than the fact that they share a common interest in challenging the US-led international rules based order. But more often than not, as I see it, each of these countries seems intent on pursuing only its own interests and not necessarily taking into account the interests of its supposed partners.”
이어 “심지어 때로는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편의상의 결혼'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에 도전한다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공유한다는 사실 외에는 가치나 원칙을 공유하는 파트너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는 각각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파트너로 여겨지는 국가들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간 협력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국제사회가 구체적 증거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무기 거래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