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김정은 ‘특권층에 선물정치’…연간 ‘18억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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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이른바 ‘선물정치’에 쓰이는 돈이 1년에 18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젊은 나이에 집권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선물정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이른바 ‘선물정치’에 쓰이는 돈이 1년에 18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젊은 나이에 집권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선물정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행사 참석을 위해 이동할 때는 대부분 외국의 고가 승용차들을 타고 다니고, 지도부들도 벤츠 등 값비싼 자동차들을 사용합니다.

김 위원장의 딸 주애는 공개 활동에 나설 때마다 옷과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 외출 차림 한 세트에 평균 1만 9천 달러에 이르는 사치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김 위원장이 소유한 영국 프린세스 요트사의 95MY 모델은 1대에 약 670만 달러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방부와 산하 국방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북한 엘리트 특권층의 충성심과 결속을 끌어내기 위해 한화로 연간 2조 5천억 원, 미화 약 18억 달러 규모의 통치자금을 이른바 ‘선물정치’에 쓰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비용에는 특권층이 일상생활에서 누리는 의식주 관련 비용과 자동차, 의료 서비스, 경호와 의전, 각종 문화와 편의시설 등의 비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국국방연구원 박용한 선임연구원은 북한 권력의 핵심인 노동당과 내각, 군에 각각 포진해 있는 인물들과 이들의 일정 범위 내 일가친척으로 구성된 특권층이 6만 명에서 6만 5000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특권층 한 사람이 연간 2만9천 달러 정도를 사치품 등에 쓰는 셈이며, 이런 수치는 북한 내 일반주민의 28년치 소득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용한 / 한국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특권층에 들어간 사람들은 현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왜냐하면 북한 체제가 변하면 지금 같은 특혜를 받을 수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본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김정은 체제가 지속되는 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 역할 결국 김정은과 운명공동체로서 북한체제를 유지하는 데 작동이 된다는 겁니다.”

연구진은 북한의 특권층을 크게 4등급으로 나눠 김 위원장 일가와 직계 방계 혈족을 비롯해 당 정치국과 중앙위원회, 전문부서, 각급 위원회 핵심 간부 그리고 군의 장성, 정치위원, 국무위원회와 내각, 보위성의 고위간부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 핵심 특권층의 규모는 약 2만 2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0.1%에 불과합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 체제는 철저하게 성분정치입니다. 그러니까 적대, 기본, 복잡 계층으로 이렇게 나눠서, 그러니까 지구상에서 가장 출신성분에 따른 차별이 강한 체제가 북한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한국 국방부 등의 연구 결과는 100여 명의 김정은 위원장 일가의 사치품 소비 규모에 대해선 한화로 연간 약 8천300억 원, 미화로 6억 달러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는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의 연간 곡물 부족분인 110만t의 96%를 구매할 수 있는 비용입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1년 동안 중국으로부터 위스키는 393만 달러어치, 와인은 269만 달러어치를 수입하면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젊은 나이에 집권하면서 선대 지도자에 비해 부족한 권위를 물질적인 과시를 통해 보강하려고 했고 측근들에 대한 특혜 제공도 선대 지도자보다 더 늘리는 양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