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미 대선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과 관련한 질문에 “동맹국이라 해도 다른 나라 대선 결과를 예측하고 가정해 언급하는 것은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미한동맹은 굳건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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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미 대선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과 관련한 질문에 “동맹국이라 해도 다른 나라 대선 결과를 예측하고 가정해 언급하는 것은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미한동맹은 굳건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한미동맹에 관해서 미국 조야 그리고 양당, 상원 하원, 행정부의 강력한 지지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한미의 이런 탄탄한 동맹관계는 변치 않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거기에 기반해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원만하게 여러 가지 협상과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보도된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겨냥해 "부유한 나라를 왜 지켜줘야 하느냐"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1기 집권 당시처럼 방위비 협상을 둘러싸고 양국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한일관계와 관련해선 “과거사와 일부 현안에 있어 양국, 양국 국민들 입장차이가 확실하게 존재한다”면서도 “어려움이 많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북 핵 대응을 위해 양국 경제협력과 인태 지역, 글로벌 사회에서 양국의 공동 아젠다에 대한 리더십 확보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여러 가지 현안이라든가 과거사가 걸림돌이 될 순 있겠지만 확고한 목표지향성을 가지고 인내할 건 인내해 가면서 가야할 방향을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대해서는 “이제 충분히 신뢰하고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마음의 자세와 그런 것들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서로 잘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지난 2년 간 윤 대통령의 대표적인 외교 성과는 미한동맹 강화, 미한일 안보협력 공고화라고 평가하면서, 윤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의 유동성이 부각되는 가운데서도 미한동맹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윤석열 정부는 미래동맹 100주년 비전에 대한 합의도 이미 했고 그렇기 때문에 한미동맹을 더욱 포괄적으로 공고하게 발전시키고 또 행동하는 동맹으로서 또 대한민국과 미국의 공동이익 또 국제 평화에 기여하는 동맹이 되고자 하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표출됐다고 생각하고요.”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의 힘에 의한 현상변경 시도로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는 불법적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이런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지원 또한 불법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북한의 이런 공격용 무기 수출이라는 것은 그 자체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불법적인 전쟁 수행을 지원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유엔 안보리의 북 핵 관련 대북 제재 결의에도 명백히 위반되는 것이기 때문에 유엔과 국제사회를 통해서 필요한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악화된 한러 관계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북한 무기 도입 문제에 대해 러시아는 우리와 서로 다른 입장이고 불편한 관계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는 오랜 세월 한국과 좋은 관계를 맺어온 국가”라며 “사안별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또한 입장차이에 따라 우리가 반대하거나 경계할 것은 하면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가급적 원만하게, 공동이익은 함께 추구해 나가는 그런 관계로 잘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저희는 공격용 살상무기는 어디에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그런 확고한 방침을 가지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번째 취임식에 미국, 영국. 일본 측 인사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한국의 이도훈 주러 대사가 참석했다며, 한국은 러시아와의 갈등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조 박사는 한국으로선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전략무기 개발 관련 지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러시아가 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한국 입장에선 북한이 러시아에 뭘 주느냐 보다 뭘 받느냐거든요. 그렇게 보면 현재까지는 에너지, 식량, 농업 협력이나 사회문화 교류 정도는 진행이 되지만 러시아도 아직 선을 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을 한국 정부가 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79주년을 맞아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에도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에게 주러 북한대사관을 통해 축하 친서를 보내며 끈끈한 연대를 과시한 바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잦아진 대러 축전 빈도에 대해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관계를 과시하고, 푸틴 대통령의 방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