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올해 철도를 통해서만 25만 배럴의 정제유를 북한에 수출했다는 민간 연구그룹의 분석이 나온데 대해 미국 국무부가 극도로 우려한다면서 제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유일한 철도 수송지인 두만강역에서는 최근 잇따라 대형 열차가 포착돼 북러간 철도를 통한 석유 공급 증가 정황과 연관된 것인지 주목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미국의 민간 분석그룹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지난 넉 달 동안 철도를 통해 25만 배럴의 정제유를 북한에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러시아가 북한에 석유를 공급했다는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회원국들은 북한에 공급되는 정제유 제품을 유엔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인 1718 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지난 3월에만 북한에 16만 5천 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공급했다는 백악관의 최근 발표를 상기시키면서 북러 협력 심화를 비판했습니다.
러시아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북한에 제공하거나 북한으로부터 받으려는 의지를 점점 더 보여왔으며, 이는 북한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전쟁에 사용할 군수품과 미사일을 제공한 것에서 가장 생생하게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 심화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재를 포함한 모든 가용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뉴욕에 본부를 둔 에너지 분야 민간 분석 기업 에너지 인텔리전스는 지난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 철도 데이터를 분석해 러시아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약 25만 배럴의 휘발유와 경유, 등유 제품을 철도를 통해 북한에 수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가 4월까지 공급한 25만 배럴은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에 대응해 러시아와 중국까지 찬성해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유엔이 허용한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 50만 배럴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유일한 철도 수송 지인 두만강 역에서는 최근 잇따라 대형열차가 포착돼 북러간 철도를 통한 석유공급증 가정황과 연관된 것인지 주목됩니다.
VOA가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를 촬영한 지난달 17일 자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선로 위에 있는 열차 4대가 포착됐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친선 다리에서 선로를 따라 북한 쪽으로 약 2km 내려온 이 지점은 통상 북한과 러시아 향발열차가 정차하는 곳으로, 지난 2022년 말부터 꾸준히 열차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날 포착된 열차 중 1대의 길이가 유독긴 것이 눈에 띄는데, 이 열차의 길이는 790미터로 길이가 약 300미터 대인열차가 발견된 적은 있지만 이처럼 800미터나 되는 열차가 확인된 것은 이례적입니다.
VOA가 지난 4월 한 달 동안 북한 쪽 지대를 살펴본 결과 이곳에 정차하거나 기존지점에서 이동한 열차는 약 36대로 집계됐으며, 이 중 700m가 넘는 초대형 열차는 모두 3대가 포착됐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해 5월 이 일대에서 약 7대의 열차가 포착됐다고 전했는데, 이에 비하면 약 1년 만에 통행량이 5배가 늘어난 것입니다.
게다가 열차의 크기도 전체적으로 길어져 열차를 이용한 북한과 러시아의 물동량이 크게 증가했으며, 러시아의 대북 정제유 공급량급 등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