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몬 보고관 “북한, 유엔 기구와 국제 사회에 국경 개방해야”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열악한 인권 상황과 관련해 북한 정부가 유엔 기구와 국제 사회에 국경을 개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인권 보장 없는 평화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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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몬 보고관 “북한, 유엔 기구와 국제 사회에 국경 개방해야”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6일 이달 중순 개최 예정인 유엔 안보리 북한 인권 공개 회의와 관련해 “안보리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공개 브리핑을 계속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은 이날 VOA의 논평 요청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인권과 평화 및 안보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 너머로 바라본 북한 신의주의 어린이들. (자료사진)

또 “현재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분쟁 가운데에서도 이런 자리를 마련해 북한 주민들이 매일 겪고 있는 열악한 상황을 조명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어떻게 책임 규명을 담보할 것인지에 대해 계속해서 논의해야 한다”면서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정보 부족은 자칫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 “I think it's positive that the Security Council continues its open briefings on the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because human rights, peace and security are closely interlinked. Despite the current conflicts around the world, it's meaningful to preserve this space and shed some light on the dire situation that North Koreans are suffering every day. I think we should continue to talk about how to address this issue and how to ensure accountability because the lack of information could easily turn into a lack of interes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s several difficulties in accessing information about what exactly is happening to people in DPRK.”

살몬 특별보고관은 또 북한에 “유엔 회원국으로서 유엔 국가팀과 다른 기구들, 그리고 더 많은 국제 사회에 국경을 개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여러 국제 인권 기구들이 탈북민들의 강제 송환을 자제해 달라고 거듭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 송환이 계속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문이나 기타 잔혹한 대우를 받을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국가로 강제 송환하는 것은 국제법에 위배된다”며 “북한이 국제법에 따라 이동의 자유를 존중하고 송환된 사람들의 인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 “As a member of the United Nations, I strongly encourage DPRK to open its borders to the UN Country Team, other agencies and a wider international community. I continue to be concerned about forcible repatriation of people who escaped from the DPRK despite appeals repeatedly made by multiple international human rights bodies to refrain from doing so. It is against international law to forcible repatriate individuals to a country where they would face the risk of torture or other cruel treatment. I also urge the DPRK to respect the freedom of movement and to respect human rights of repatriated people in compliance with international law.”

살몬 특별보고관은 “긴장과 폭력을 고조시키는 이야기는 이제 멈춰야 한다”면서 “얼어붙은 갈등 관계는 북한 내 지속적인 군사화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고 있으며,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19일 '북한의 끔찍한 미결구금제도'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은 구류장에 수감된 구금자들이 비좁은 공간에서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보고서 그림. ⓒ 2020 Choi Seong Guk for Human Rights Watch.


이어 “한정된 자원을 군대에 우선 배분해 주민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충족시키는 데 써야 할 자원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 “The increasing narrative of tension and violence must stop. The frozen conflict is being used to justify continued militarization within the DPRK with devastating effects on its people. The prioritization of the allocation of resources to the military reduces the limited resources for respecting and fulfilling the people’s human rights.”

앞서 지난 3일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 대사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달 중순 북한 인권 관련 공개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황 대사는 “안보리는 북한의 조직적인 인권 침해가 국제 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 대사] “The advancement of the DPRK's WMD program is closely intertwined with the dire human rights and humanitarian situation in the country like two sides of the same coin. In this regard, we firmly believe that the Security Council should not neglect the latent risks that systematic human rights violations in the DPRK posed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이와 관련해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대변인은 이날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평화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인권은 미국 외교 정책의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지난 8월 안보리 (순회) 의장국으로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북한 인권에 관한 공개 유엔 안보리 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달 의장국으로서 이 중요한 주제를 안보리의 관심사로 끌어낸 한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유엔 미국 대표부 대변인] “Under the Biden Administration, human rights are at the forefront of the United States’ foreign policy. We were proud to hold the first open UN Security Council meeting on DPRK human rights since 2017 during our Council presidency last August, and we commend the Republic of Korea for bringing this important topic to the Security Council’s attention during its presidency this month. We cannot have peace without human rights.”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대변인은 “북한 정권은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침해를 통해 여러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면서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막대한 공적 자원을 쏟아붓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현대 세계에는 북한의 잔혹행위가 용납될 수 없으며, 안보리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이러한 불의와 역내 및 국제 평화와 안보에 불안정을 초래하는 영향에 대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유엔 미국 대표부 대변인] “And the DPRK is a case in point: its systemic, widespread denial of human rights and fundamental freedoms allows the regime to expend inordinate public resources developing its unlawful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 in violation of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he modern world has no place for the DPRK’s brutality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cluding the Security Council, must continue to speak out against this injustice and its destabilizing impact on regional and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앞서 유엔 안보리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 발표 이후 2014년부터 4년간 북한 인권 공개 회의를 개최했지만 2017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바 있습니다.

그러다가 미국이 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았던 지난해 8월 6년 만에 북한 인권 상황을 다룬 공개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달 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은 한국은 중순쯤 북한 인권 관련 공개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