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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북한인권 회의, 인권 개선 압박 기회∙∙∙중∙러 비호에도 계속 비판해야”


지난해 8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화상으로 모두발언을 했다. (자료사진)
지난해 8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화상으로 모두발언을 했다. (자료사진)

인권 전문가들은 이달 중순 유엔 안보리에서 열릴 예정인 북한 인권 관련 공개 회의는 열악한 북한의 인권 침해 문제를 공론화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기회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비호에도 계속해서 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 추궁과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안보리 북한인권 회의, 인권 개선 압박 기회∙∙∙중∙러 비호에도 계속 비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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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4일 이달 중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열릴 예정인 북한 인권 관련 공개 회의와 관련해 “유엔의 최고 기구인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러시아와 중국이 결의안 채택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참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하고 논의하며 공론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t's unfortunately one of these situations where you go into it knowing that there will not be a resolution adopted because Russia and China both have the ability to veto resolution. But this is an opportunity to talk about, to discuss, to make public the concerns about the human rights conditions in North Korea.”

킹 전 특사는 “안보리 회의이기 때문에 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할 것이고,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 말하는 것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 때문에 안보리 공개 회의가 실질적인 결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과 관련해선 “북한이 하고 있는 부적절한 일을 공개적으로 논의할 때마다 사람들은 북한이 국제 사회의 완전한 일원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에) 끔찍한 인권 유린이 계속될 수 있는 북한 정권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이런 문제를 논의하는 것만으로도 북한 정권을 압박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Anytime you discuss publicly something that the North Koreans are doing that is not appropriate. It raises questions in people's minds about the ability of the North Koreans to be full members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t raises questions about the nature of the regime that will allow these horrific human rights abuses to be carried on. And simply calling attention to them discussing them is one way of putting pressure on the North Koreans.”

로버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 사진=Brookings Institution.
로버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 사진=Brookings Institution.

로버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도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인권 관련 공개 회의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북한은 너무나 고립돼 있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조금씩 개방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세계와는 단절돼 있다”면서 “유엔 인도주의 기구와 서방 외교관들에게도 폐쇄돼 있고, 대부분의 외국인들에게도 폐쇄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주민에 대한 과도한 통제와 제한된 민간 시장이 없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식량, 의료, 생계가 매우 어렵고 외부 정보에 대한 탄압이 심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 드라마와 영화 시청을 금지하고 한류 문화 유입을 막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같은 새로운 법을 통해 주민들을 억압∙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를 숨기려고 매우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Very important to have a public meeting because first of all, it's important to raise awareness to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North Korea.

The country has so isolated itself and even though it is supposed to be opening a bit since the pandemic, it's very closed off to most of the world. It's closed off to the UN humanitarian agencies, it's closed off to Western diplomats, it's closed off to most foreign nationals.”

이달 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은 한국은 이달 중순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관련 공개 회의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앞서 안보리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표 이후 2014년부터 4년간 북한 인권회의를 공개적으로 개최했지만 2017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바 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8월 6년 만에 북한 인권 상황을 다룬 공개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북한 정권의 본질과 그들이 주민을 대하는 방식이 국제 평화 및 안보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며 “그래서 유엔 기구 중 최상위 기관인 안보리가 인권 상황과 국제 평화 및 안보와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공개 회의에서 “북한의 군사화와 핵무기 개발이 주민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며 “북한 정권의 무기 생산을 위한 자원 전용과 식량과 의료 부족 등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I think at the meeting they should look at the impact of North Korea's militarization and development of nuclear weapons on the human rights of the population. I think they have to look into the government diversion of its resources to weapons production and look at the food and medical shortages in the country.”

또 북한의 무기 개발이 역내와 세계 안보에 미치는 영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쓰일 무기 제공 상황, 중국과 러시아에서 자행되는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 등도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올해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간 10주년이 되는 해이며, COI는 안보리가 이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록 러시아와 중국에 의해 ICC 회부는 막혔지만 “안보리가 반인도 범죄에 책임이 있는 자들과 북한에 대한 책임을 논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유엔 총회와 COI 보고서의 권고에 따라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다른 재판소나 다른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언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저지르고 있는 반인도범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안보리 공개 회의 등을 통해 “우리가 이 문제에 계속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숄티 대표는 유엔 총회가 1948년 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우리가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계속 다루지 않는다면 북한의 인권 상황을 외면하는 것이며 유엔이 지켜야 할 가치 전체를 배신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솔티 대표] “And if we fail to continue to address what's happening in North Korea, then we're turning a blind eye towards the human rights conditions there and we're betraying the entire values of what the United Nations is supposed to stand for. So that is why it's critically important we have to continue to raise these issues.”

숄티 대표는 이번 공개 회의에서는 “북한 밖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유엔이 개입해 즉각 해결할 수 있는 두 가지에 집중할 수 있다”면서 “중국 내 탈북 난민 문제와 해외에서 착취당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노예 노동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대표는 북한이 주민 착취를 통해 얻은 자원으로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등을 만들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쓰일 군수품을 제공하고 있는 문제 등도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이 인권 침해를 저지르고 있는 북한을 비호하는 것과 관련해선 “유엔 안보리에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세계인권선언을 준수하지 않는 회원국은 유엔 안보리 이사국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We have to keep speaking out about these issues even though we may feel like we're not being heard because silence is deaf, silence is acquiescence to this. So we have got to continue to press on these issues even though we understand that there are limitations because of the corrupt system. The UN system's been corrupt the dream and ideal of the United Nations.”

이어 “침묵은 곧 묵인이기 때문에 우리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이런 문제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유엔의 꿈과 이상이 부패한 시스템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더라도 이런 문제에 대해 계속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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