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암호화폐 해킹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다고 국제 블록체인 분석 업체가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AI 역량을 군사적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영국에 본사를 둔 블록체인 분석 및 암호화폐 보안 회사 엘립틱’(Elliptic)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에 인공지능(AI)이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Hostile state actors based in North Korea have been attributed to over 60 cryptocurrency heists by the United Nations, stealing over $3 billion in crypto between 2017 and 2023. Recent reports and future threat assessments suggest that North Korean groups are turning to AI to enhance their hacking capabilities.”
엘립틱은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공지능(AI) 연구 발전과 그 잠재적 위험성에 주목하면서 “북한에 기반을 둔 국가 차원의 적대적 행위자들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30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를 훔치고 60건 이상의 암호화폐 절도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유엔에 의해 지목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보고서와 미래 위협 평가에 따르면 북한 해킹 조직들은 해킹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AI 연구 개발이 2013년 이후 특히 안면인식 분야에서 진전이 두드러졌으며, 군사적 용도로의 전환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Specifically in the case of North Korea, the risk of AI-enhanced cryptocurrency activity arises from the wider backdrop of more than a decade of expanding AI capabilities by the country. North Korea analysis publication, 38 North – run by the Stimson Center international security think tank – published a report in January 2024 that documented the evolution of North Korea’s AI research and development.
It suggests that North Korea has been expanding its AI research capabilities, including in the field of facial recognition, across government, academia and commercial sectors since 2013. The report notes that the potential for North Korea to turn civilian AI technologies into military capabilities poses substantial proliferation and sanctions risks.”
보고서는 “AI를 통해 향상된 북한 암호화폐 활동의 위험은 지난 10여 년에 걸친 AI 역량 확대라는 더 넓은 배경에서 비롯됐다”며 워싱턴의 싱크탱크 스팀슨센터가 운영하는 북한 분석 매체 ‘38노스’가 지난 1월 발간한 북한 AI 연구 개발의 진화를 기록한 보고서를 소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3년부터 정부, 학계 및 상업 부문에 걸쳐 안면인식 분야를 포함한 AI 연구 역량을 확장해 왔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북한이 민간 AI 기술을 군사적 역량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이는 확산 및 제재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엘립틱 보고서는 또 북한의 AI 기술 진전에 김일성 종합대학이 미치는 영향과 중국 기관과의 협력 가능성에도 주목했습니다.
[보고서] “Kim Il Sung University – North Korea’s oldest higher education institution – includes AI program development as a core goal of its Faculty of Information Science, which it claims has more than 900 students. The university has also advertised joint collaboration with the Shenyang Ulyu International Cultural Limited Company of China to develop AI technologies.”
“북한의 가장 오래된 고등 교육 기관인 김일성 종합대학은 900명 이상의 학생이 있다고 주장하는 정보과학부의 핵심 목표로 AI 프로그램 개발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김일성 종합대학은 중국의 ‘심양 울류 국제문화 유한회사’와 공동으로 AI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광고해 왔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김정은 정권 집권 이후 과학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AI 연구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지난해 AI 프로그램 경연이 열렸고 김일성종합대학 정보과학부 AI 연구소가 10대 최우수 정보기술기업으로 평가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변상정 수석연구원은 지난 2022년 9월 발표한 ‘전략보고’에서 북한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요 대학에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하고 AI와 가상현실(VR) 등의 새로운 기술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김일성종합대학의 정보과학부가 AI 분야의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민간 연구 단체들은 북한이 AI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암호화폐 해킹 등 불법 사이버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앤 뉴버거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지난 2월 ‘워싱턴포스트’가 주최한 ‘인공지능 개발과 규제’에 대한 대담에서 “북한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가장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활용하는 국가 중 하나”라며 “예를 들어 북한은 암호화폐 기반시설을 해킹해 수십억 달러의 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미국 버몬트주에 있는 미들베리연구소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의 혁 김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원자로 보호, 워게임 시뮬레이션과 정부 감시 등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