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열병식 훈련장에서 아스팔트 포장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북한의 열병식 개최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에서 이처럼 큰 변화가 포착된 건 약 4년 만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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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의 열병식 훈련장에서 큰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최근 위성사진에선 옅은 회색이던 훈련장 중심부의 2개 구역이 검은색 혹은 짙은 회색으로 바뀐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시멘트나 콘크리트 재질이었던 표면에 아스팔트가 깔린 것입니다.
아스팔트는 가로 165m와 세로 115m인 남쪽과 가로 100m, 세로 130m인 북쪽 지대에 덮였습니다.
면적으로 따지면 3만 제곱m가 넘는 이 지대는 열병식 때 병력과 환영 인파가 자리하는 곳입니다.
이 지대 앞쪽, 즉 김일성 광장의 단상을 형상화한 곳에도 아스팔트 포장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열병식 때 실제 차량이 행진하는 도로엔 아스팔트가 깔리지 않은 채 여전히 콘크리트 재질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3일을 전후해 이곳에서 포장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21일까지만 해도 밝은 색이던 바닥이 23일부터 짙은 색으로 표시되기 때문입니다.
열병식 훈련장에서 이처럼 대규모 공사가 진행된 건 약 4년 만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0년 훈련장 동쪽 지대와 동북부 지대에 각각 차량과 병력이 머물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조성한 바 있습니다.
현재로선 북한이 이곳 열병식 훈련장을 새롭게 포장한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8일 VOA에 현재로선 도로를 포장한 것 외에 더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평양 미림비행장과 미림 승마장 북쪽에 위치한 열병식 훈련장은 김일성 광장 연단을 형상화한 구조물과 함께 병력 수천 명이 도열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된 곳입니다.
평소엔 한산한 곳이지만 열병식 약 두 달 전부터 병력과 차량이 집결되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따라서 이곳 훈련장은 북한의 열병식 개최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점으로 꼽혀 왔습니다.
다만 이번 위성사진에선 열병식 준비 과정 때 나타나는 차량이나 인파는 식별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