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탈북민들이 북한의 인권 실태를 증언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영 김 하원의원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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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 담당 소위원회가 9일 ‘탈북민들과의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한국계인 영 김 하원의원은 9일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개최한 이날 행사에서 북한 인권 개선의 시급성을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을 향해 북한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김 의원] “지금 현재 여러분들은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고 있지만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미어지고 아플 것 알고 있습니다. 그런 같은 고통을 제가 같이 나누면서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여러분들과 함께 이 싸움을 계속하기를 약속합니다.”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 담당 소위원장인 김 의원은 또한 이날 “푸틴의 방북과 그에 따른 두 독재자 간의 방위 조약 체결로 한반도의 안보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 더욱 커지고 있는 지금은 북한의 공세에 굴복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녹취:김 의원] “As we see more growing threats to the security and stability of the Korean Peninsula, especially in light of Putin's visit to North Korea and the resulting defense pact that was formed between two dictators, now is (not) the time to bend to North Korean aggression.
이날 행사에 초청된 4명의 한국 정착 탈북민들은 북한에 남겨진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과 비통함을 토로하면서 북한 정권의 잔혹한 인권 유린 행태를 증언했습니다.
지난해 목선을 타고 탈북한 김이혁 씨는 통역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의원들에게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호소했습니다.
북한에서 배를 몰면서 라디오 등을 통해 접한 외부 정보가 김 씨에게 북한 밖 세상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심어줬다는 것입니다.
[녹취:김이혁] “외부 정보의 유입이 아주 중요하거든요. 만약에 북한이 아닌 외부 세상이 있다는 것을 내가 몰랐다면 목선으로 탈북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요.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에 많은 새 세대들이 김 씨 정권의 교육만 받고 미국이나 대한민국이 민족의 가장 주적으로 교육을 받고 세뇌를 받고 있는 것이죠.”
김 씨는 지난해 5월 북한 황해남도에서 자신을 포함해 일가족 9명을 태운 목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왔습니다.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지영 씨도 북한 정권에 의해 세뇌받은 자신의 관점을 통째로 바꾼 건 한국 드라마와 같은 외부 정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녹취:김지영] “90년대 경제난으로 눈앞에서 어린 아이들이 굶어 죽는 수많은 모습들을 보면서, 지금도 부끄럽지만, 그것이 김씨 정권의 탓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결국에는 외부 정보가 북한에서 충성 분자였던 저의 머리를 바꾼 것입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평양 엘리트층이라는 김 씨는 대학 졸업 후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평양 시내에 식당을 차렸지만 지배인이던 어머니가 ‘직원들이 수령보다 지배인을 더 따른다’는 모함으로 자신과 함께 보위부에 끌려가 범죄자가 됐다며, 바로 이때 어머니와 함께 탈북을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그렇게 어머니와 함께 중국을 통해 2013년 4월 한국으로 넘어왔습니다.
북한에서는 “숨 쉬는 것조차 범죄”로 느껴졌다는 김 씨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외부 정보 유입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김지영] “우리가 외부 정보를 계속 북한에 유입해야 하는 것은 언젠가 만나게 될 하나님이라든가, 또 자유민주주의, 인간의 권리를 그들에게 계속 알려줌으로써, 그들이 자유민주주의를 만났을 때,… 빨리 정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의회 행사는 지난 7일부터 워싱턴에서 일주일 동안 열리고 있는 제21차 연례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이었습니다.
김 의원에게 행사 개최를 제안했던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이날 행사 후 VOA 기자와 만나 탈북민들의 이번 증언은 “정말 강력했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들의 이날 증언은 이들이 겪었던 북한 정권의 세뇌가 “지금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입니다.
[녹취:숄티 대표] “It was really powerful. What we showed…how the brainwashing of the regime is not having any effect now. The horrific human rights violations are unceasing, and the situation is, they were warning, just as bad as what happened during the arduous March when 3 million people died.”
숄티 대표는 또 탈북민들이 이번 의회 증언을 통해 북한에서는 지금도 “끔찍한 인권 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고, 주민 약 300만 명이 숨진 고난의 행군 때와 마찬가지로 상황이 나쁘다는 점을 경고했다”며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영 김 의원과 함께 대북 정보 유입 수단을 다양화하고 이를 강화할 방안에 대해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김 의원은 대북 정보 유입을 위한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 처리를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녹취:김 의원] “Well, pass the North Korea Human Rights Reauthorization Act…It's been more than five (two) years. The time is not on our side. 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Reauthorization Act provides funding for broadcasting into North Korea to give voice for North Korean defectors and refugees, wherever they may have resettled. We need to use their voices to let the people in North Korea know what it's like to live in a free world.”
김 의원은 이날 VOA 기자와 만나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조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면서 의회의 북한인권법 연장 조치가 지연된 지 거의 2년이 됐고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은 탈북민들이 어디에 정착하든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대북 방송에 대한 자금을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로운 세상에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22년 9월 만료된 북한인권법을 5년 더 연장하는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은 지난 5월 하원 외교위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상원에서는 처리에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2004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은 2008년, 2012년, 2018년 총 세 차례에 걸쳐 연장됐는데, 2018년에도 의회는 만료 시한을 넘겨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처리가 2년 가까이 지연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