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 일본의 군사 협력 확대 및 현대화에 대해 역내와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하며 반발했습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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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9일 “미국과 일본이 군사 협력을 확대하고 현대화하려는 시도는 더 위험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며, 이는 역내 국가와 국제 사회의 더 큰 우려를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류펑위 대변인] “China firmly opposes the Cold War mentality and creating exclusive cliques featuring bloc politics. The attempt by the United States and Japan to expand and upgrade military cooperation is a step in a more dangerous direction, which will only arouse greater concerns of regional countries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류 대변인은 이날 ‘주일미군 공군 전력 현대화’에 관한 VOA의 질의에 “중국은 냉전적 사고와 진영 정치를 특징으로 하는 배타적 파벌 형성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또 주일미군 공군 전력 현대화가 주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미국 내 전문가들의 지적과 관련해서는 “중국은 평화적 발전과 본질적으로 방어적인 국방 정책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류펑위 대변인] “China is committed to peaceful development and a national defense policy that is defensive in nature. We stay committed to the peace and stability of the Asia-Pacific region and the wider world, and pose no threat to any country. The security risks in the region mainly come from some major countries outside the region.”
이어 “중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더 넓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어떤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역내 안보 위험은 주로 역외의 일부 주요 국가들로부터 비롯된다”고 말했습니다.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은 그동안 여러 차례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이 역내 평화와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지난 3일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에 배치된 F-16 전투기를 5세대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인 F-35A로 교체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국방부는 일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일본 내 여러 군사시설에 배치된 미국 전술 항공기를 현대화하기로 했다면서 “이 현대화 계획은 향후 몇 년에 걸쳐 시행될 것이며 10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역내 억제력을 높이며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주일미군 전력 현대화의 주된 이유가 중국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한국 담당 부국장을 역임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앞서 VOA에 “중국은 군비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군사력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역내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강압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China is spending so much on its military and exponentially increasing its military capabilities and its growing coercive efforts against democracies in the region. We really need all that we can get. But the US realizes it can't do it alone and that's why we're increasingly calling upon our friends and allies and partners in the region to step up their own game.”
그러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이 필요하지만 미국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역내 우방과 동맹, 파트너들이 스스로 나서줄 것을 점점 더 많이 요청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최근 한국에서 높아지고 있는 자체 핵무장 여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VOA의 관련 질의에 “한반도 문제는 본질적으로 안보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동 안보의 비전을 견지하고 모든 국가의 불가분의 안보 원칙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류 대변인] “The question concerning the Peninsula is, in essence, a security issue. In order to resolve the Peninsula issue, we must uphold the vision of common security and bear in mind the principle of indivisible security of all countries. The idea of building one's own security on the insecurity of other countries and the practice of pursuing one's own absolute security at the expense of the security of other countries will not work at all. We are committed to safeguarding peace and stability on the Peninsula, support relevant parties in improving relations through dialogue and oppose any word or action that drives up tensions. We hope relevant parties will remain cool-headed, exercise restraint, stay prudent, and play a constructive role in ensuring peace and stability on the Peninsula.”
또 “다른 나라의 불안 위에 자국의 안보를 구축하려는 발상, 다른 나라의 안보를 희생하면서 자국의 절대 안보를 추구하는 관행은 전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관련 당사국들이 대화를 통해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지지하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언행에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당사국들이 냉정함을 유지하고 자제력을 발휘하며 신중함을 유지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타이완도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류용젠 타이완 외교부 대변인은 VOA의 관련 질의에 “우리나라는 항상 평화적 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 제고를 지지해 왔다”면서 사실상 한국의 핵무장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류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의 최근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올해 들어 다양한 종류의 단거리∙장거리 순항미사일과 고체 연료 탄도미사일을 수 차례 시험 발사해 왔다”며 비판했습니다.
이어 “1일 탄도미사일 2발을 추가로 시험 발사함으로써 지난 6월 26일 시험 발사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다시 한 번 역내 긴장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 외교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관련 동향을 계속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기대에 이성적으로 대응하고 역내 안보를 저해하는 일체의 도발적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과 러시아 등 전체주의 국가들이 국제사회의 규탄과 유엔 제재를 무시하고 전 세계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적 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타이완 외교부는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하면서 최근 한국에서는 자체 핵무장 여론이 다시 비등하고 있습니다.
한국 여당인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는 대표가 되면 자체 핵무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국회에서는 잇따라 핵무장과 관련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 또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해법은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는 것”이라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27일 한국 여권 정치인들이 자체 핵무장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데 대한 VOA의 질의에 “미국과 한국은 워싱턴 선언에 따라 만들어진 핵협의그룹을 통해 확장억제를 개선하고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핵협의그룹은 핵 억지력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협력적 의사결정을 통해 미한 동맹이 한반도에서 핵 억지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United States and the ROK are enhancing and strengthening extended deterrence through the Nuclear Consultative Group, established as part of the Washington Declaration. The NCG enables deeper, cooperative decision-making on nuclear deterrence to help the Alliance strengthen nuclear deterrence on the Peninsula.”
그러면서 “미국은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사용하는 한국 방어와 확장 억제력에 대한 철통같은 공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