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원들이 자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학대하는 북한 정권을 비판했습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북한의 끔찍한 인권 침해 실태를 널리 알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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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 앞에서 미 하원의원과 미국 10여개 주의 한인 학생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민주당의 조너선 잭슨 하원의원은 “자국민의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 없이 지속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면서 “국민의 기본적인 열망을 예속시키려고 한 모든 국가는 자유를 향한 인권에 대한 열망에 결국 무너졌다”고 말했습니다.
또 “총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든, 폭탄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든, 대량살상무기를 얼마나 많이 만들든 그건 중요치 않다”면서 “어떤 정부나 정권도, 어떤 권력도 궁극적으로 자국민을 억압하고 잔인하게 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다가올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정부에 자국민을 학대하고 잔인하게 대하는 것보다 더 큰 위협은 없다”면서 “북한 정부를 더 큰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은 외부 세력이나 외국, 국제 제재 체제가 아니라 자국에서 자유를 억압하는 폭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잭슨 의원] “There is no greater threat to the North Korean government than how it treats and brutalizes its own people. It's not an external force, it's not a foreign nation and no regime of international sanction can put the government of North Korea in greater jeopardy than the tyranny by which it suppresses freedom within its own walls.”
그러면서 “거짓은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이 진실”이라면서 “북한은 반드시 자유로워져야 하고, 땅에 짓밟힌 진실은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잭슨 의원은 또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북한 정부가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고 있다”면서 “이산가족 상봉은 반드시 이뤄내야 하며 이것이 미국 외교 정책의 원칙”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계인 공화당의 미셸 스틸 하원의원은 자신의 부모 모두 공산주의를 피해 북한에서 탈출했다면서 인권 침해를 자행하는 공산주의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틸 의원은 “우리가 목소리를 높이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면서 “최악인 공산주의를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유가 가장 중요하다”며 “사람들이 미국에 오거나 공산주의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이유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틸 의원] “Freedom is the most important things and everybody comes to the United States or they try to escape from communism because they are asking democracy and freedom and we really have to speak up.”
공화당의 버디 카터 하원의원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북한 인권 상황을 널리 알리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을 몇 차례 방문했지만,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른다”며 “그렇기 때문에 저 또한 (한반도 상황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하며, 의원들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 분단 상황으로 인해) 가족들이 헤어지고, 다시 재결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적시에 보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터 의원] “Members of Congress need to be educated. So letting us know that families are being torn apart and they need to be put back together, letting us know that we need reports in a timely manner here on what's going over there. That's very important.”
이산가족 문제를 포함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많은 미국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만큼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현재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끔찍한 인권 침해 사례 등을 더 널리 알려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의장은 현재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정보의 유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숄티 의장은 “북한에서의 잔혹행위는 끝이 없으며, 심지어 K팝을 들은 청소년을 처형하는 등 잔혹한 인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식량뿐 아니라 정보에도 굶주리고 있으며, 정보 유입 캠페인이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진실은 북한 주민들을 자유롭게 할 것”이라며 “평화 통일로 가는 길과 한반도의 모든 긴장이 끝나는 길은 김정은 정권의 종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The North Koreans are hungry for information they're hungry for food they're also hungry for information and the information campaign is key. The truth will set them free and the road to peaceful unification and the end of all the tensions in Korea is the end of the Kim regime.”
20년째 대북 전단 살포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한국에서 보내는 대형 풍선에는 북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약품 등과 외부 세계의 정보와 진실이 담겼다면서 북한이 보내는 오물풍선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 대표]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북한에 타이레놀도 없고 비타민도 귀하기 때문에. 미국 교포분들이 보내줘서 타이레놀만 해도 7천 통, 여기도 비타민C에 마스크만 14만 장 보내줬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는 사랑과 약과 달러 돈과 진실을 보내줬는데 여기다가 오물 쓰레기를 쏟아부어? 이런 반인류 야만행위가 어디 있냐고∙∙∙.”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 유엔 회원국들과 미국, 한국, 일본, 유럽연합 등의 단합된 지도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시민사회에서는 전환기 정의를 위해 준비해야 할 북한의 인권 침해 사례를 기록하고, 탈북민 구출과 지원을 계속해야 하며, 탈북민들의 목소리가 계속 들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We must document violations. We must prepare for transitional justice. We must continue to rescue North Korean escapes. We must continue to aid North Korean escapes. We must continue to enable their voices to be heard.”
이날 집회는 미국 내 한인 기독교 단체인 북한 자유를 위한 한인교회연합(KCC)이 2010년부터 매해 여름 워싱턴 D.C.에서 개최하는 인턴십 컨퍼런스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습니다.
이 행사를 주최한 KCC의 샘 김 사무총장은 이 행사의 목적은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들의 마음 속에 북한 주민들은 우리와 피를 나눈 형제자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라며 “우리가 싫어하는 것은 주민을 억압하는 북한 정권이지 북한 주민들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이곳뿐 아니라 각자 지역 사회로 돌아가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의 대변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 사무총장] “Our objective is to implant within the hearts and minds of our a second generation Korean Americans, many of them who are born in the United States that the people of North Korea are our blood related brothers and sisters.”
북한 꽃제비 출신으로 영국 의회 내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APPG-NK)’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인 티머시 조 씨는 이날 집회에서 자신이 11살 때 북한에서 목격해야만 했던 한 남자의 공개 총살 장면이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조 씨는 2박 3일간 KCC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자신이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일들을 얘기해주면서 북한의 잔혹성과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많은 걸 공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들의 손에 우리의 미래, 미국과 영국, 그리고 전 세계 민주주의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 사무국장] “So I'm sure they have learned and experienced a lot. These are our future, the future of United States, United Kingdom and the democracy of the world in their hands.”
샌디에이고에서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온 15세의 제인 정 양은 조 사무국장의 증언을 듣고 “너무 화가 나고 좌절감이 들었다”면서도 “나이가 어려서 오늘 방문한 의원분들처럼 큰 영향력은 없지만, 조 씨의 증언을 듣고 그가 겪어야 했던 일을 들으니 뭔가 해야겠다는 의욕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 양] “And I think it just made me so angry and frustrated and made me want to do something more than I'm doing right now. I am young. I don't have the biggest influence like some of the congressmen and women that visited us today but I feel like hearing his testimony and hearing what he had to go through made me even more motivated to do something.”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이후 상하원 의원들의 사무실을 방문해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