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아동기금이 60만명 이상의 북한 어린이와 임산부를 위한 백신 400만회분 이상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직원의 조속한 현장 복귀를 허용할 것도 북한에 거듭 촉구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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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18일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백신 접종 기회를 놓친 60만 명 이상의 어린이와 임산부를 위해 세 차례에 걸쳐 백신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 “UNICEF, in partnership with Gavi, the Vaccine Alliance (Gavi) and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has delivered three vital consignments of vaccines to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intended for more than 600,000 children and pregnant women who have missed out on life-saving vaccinations since the COVID-19 pandemic.”
유니세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과 세계보건기구(WHO)와의 협력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백신은 지난 15일, 16일, 18일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북한에 도착했습니다.
백신 종류는 홍역과 풍진, 파상풍, 디프테리아, 결핵, B형 간염 등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총 400만회분 이상이 전달됐습니다.
구체적으로 홍역-풍진 백신이 133만9천 회분, 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 109만2천 회분, 결핵을 예방하는 BCG 백신 68만 회분, B형 간염 백신 30만9천500회분, 소아마비 예방을 위한 IPV 49만5천600회분, 수막구균 5가 백신 29만1천400회분입니다.
유니세프는 “북한 보건성은 2021년 이후 한 번 이상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한 어린이와 임산부를 대상으로 9월에 전국적인 후속 접종 캠페인을 통해 대부분의 백신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 “The Ministry of Public Health (MoPH) is expected to use most of the vaccines in September for a nation-wide catch-up campaign targeting children and pregnant women who have been unable to receive one or more vaccinations since 2021…Before the COVID-19 pandemic, national immunization coverage in DPRK reportedly exceeded 96 per cent for most routine vaccines. But the coverage rate dropped sharply with the onset of COVID-19, when the closure of DPRK borders and the imposition of import restrictions led to the exhaustion of vaccine stocks.”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전 북한의 국가 예방 접종률은 대부분의 정기 백신의 경우 96%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 발병으로 북한 국경이 폐쇄되고 수입 제한 조치가 취해져 백신 재고가 고갈되면서 접종률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는 또 북한이 유엔 직원들의 현장 복귀를 조속히 허용할 것도 거듭 촉구했습니다.
롤랜드 쿱카 유니세프 북한 대표 대행은 “우리는 백신 도착을 환영하지만 유니세프와 모든 유엔 국제 직원들의 조속한 복귀를 가능하게 할 것을 북한 당국 파트너들에게 계속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쿱카 북한 대표 대행] “While we welcome the arrival of these vaccines, we continue to urge our government partners in DPR Korea to facilitate the earliest possible return of UNICEF and all UN international staff. The reopening of the border and the return of UNICEF’s full team to DPR Korea will be critical to ensuring more essential support can be provided in 2024 and programmes can be scaled up as necessary to meet the needs of children and women.”
이어 “국경 재개방과 모든 유니세프 팀의 북한 복귀는 올해 더 많은 필수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어린이와 여성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가비의 샘 뮬러 유럽 아시아태평양 책임자는 “백신 공급 재개는 (북한의) 국가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재건하고 소아마비 및 홍역 퇴치와 같은 성과를 지켜내며 예방접종 범위를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뮬러 아태 책임자] “The resumption of vaccine supplies is a critical step towards reestablishing the national immunization program, protecting achievements such as polio eradication and measles elimination and restoring immunization coverage to pre-pandemic levels. We very much look forward to intensifying our dialogue with the government to fully scale-up our support.”
그러면서 “북한 정부와의 대화를 강화해 지원을 완전히 확대할 수 있기를 매우 고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니세프는 북한이 2020년 1월 말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자 같은 해 12월 북한에서 철수한 바 있습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 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최근 VOA에 대북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기구와 단체들이 북한에 상주하지 못하면 업무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It is very difficult for an agency, as the UN or any other agency to work on North Korea program from outside of the country. It is possible, but it will limit a lot the extent of the program.”
소바쥬 전 소장은 특히 “유엔이나 다른 기관들이 외부에서 북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어렵다”며 “프로그램의 범위에 많은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