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유력한 후계자로 암시하며 후계자 수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국 국가정보원이 2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습니다.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성권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박선원 의원이 언론에 브리핑한 데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밝히고 “김주애 활동의 70%가 군사 분야인 것으로 보아, 제국주의와 싸우는 모습을 통해 후계자로 하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매체들이 김주애에게) 후계자나 수령에게만 쓰는 ‘향도’란 표현을 쓰는 걸로 봐서 후계자 구도가 어느 정도 굳어져가는 것 아닌가 전망한다”고 국정원은 덧붙였습니다.
다만 “아직 최종적으로 후계자를 확정하지 않아, 바뀔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진 않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국정원은 김 위원장 우상화 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에 관해 “당 중앙간부학교 신축 이전 과정에서 김일성(주석)·김정일(국방위원장)의 초상화가 내려지고 마르크스·레닌이 재등장했다”면서 “김정은이라는 인물이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통치를 하기 위해 변화된 모습이라고 해석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 건강 상태, 후계 구도와 오물 풍선 도발 실태, 미사일 발사 동향 등 북한 주요 현안에 관한 보고를 진행했습니다.
◾️ “김정은 초고도 비만”
국정원은 이날 현안 보고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에 관해 “몸무게 140kg에 달하고 체질량 지수가 정상 기준인 25를 크게 초과한 40 중반에 달하는 등 초고도 비만 상태”라고 추정했습니다.
아울러 “현 건강 상태를 개선하지 않으면 가족력인 심혈관 계통 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서 면밀하게 추적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정원은 또한 “그것(비만)은 스트레스와 담배, 술 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겠는가 판단하고 있다”며 “기존의 약으로만 다스리기 어려운 상황도 일부 있지않겠느냐는 추정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것은 “기존 약제가 아닌 다른 약제를 찾는 동향이 포착됐단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 수미 테리 사건 “동맹 훼손 없어”
최근 미 검찰이 중앙정보국(CIA) 출신 북한 전문가인 수미 테리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을 ‘미신고 한국 정부 대리 활동’에 관해 기소한 것과 관련, 국정원은 “사건으로 인한 한미동맹 훼손은 일절 없고,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국정원은 특히 “수미 테리 사건이 미국의 기밀을 가져온다든지 매우 중요한 정보를 수집해 동맹관계가 위태로울 수 있는 것까진 아니”라면서 “그래서 (테리 연구원이) 간첩죄가 아닌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 조태용 국정원장은 이날 현안보고에서 “한국형 외국대리인등록법과 국가안보기술연구원법 제정, 간첩죄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형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박 의원이 전했습니다.
◾️ “위성 지원 등 북-러 협력 추적”
또한 북한-러시아 관계에 관해 국정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상당한 정제유를 공급했다”며 “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지원, 재래식 군사력 현대화 지원, 정제유 판매 같은 기존에 해왔던 러시아의 지원 이상은 보이지 않는데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오물풍선 내용물 변화
국정원은 최근 한국으로 북한이 날려보내는 오물풍선에 관해 “총 10회 3천600여개를 살포했으며 처음엔 오물, 주로 퇴비나 폐비닐에서 두 번째는 종이, 세 번째는 쓰레기로 바꾸는 등 우리 대응에 혼선 주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김여정(노동당 부부장)은 (오물풍선) 살포 이래 5회의 담화를 발표했는데 특정 이슈에 대해 단기간에 가장 많은 입장을 표명한 이례적 사례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은 오물풍선을 다중밀집구역 혹은 주요 보완시설에 집중 투하하거나, 위험 물질로 가장한 백색 가루를 동봉하는 등 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고 NLL(북방한계선) 인근 긴장조성, 확성기 타격 등 다른 도발 수단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