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한국과의 안보 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가 말했습니다. 30년 넘게 외교관으로 일하며 지난 2022년 한국에 부임한 모휘니 대사는 29일 VO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협력 분야가 무한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모휘니 대사는 또한 한국이 직면한 많은 위협에 캐나다도 함께 직면해 있다며 북러 협력 증대에 대한 한국의 우려도 공유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모휘니 대사는 북한의 코로나 정책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방북 계획에 대해서는 시기 상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모휘니 대사를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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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남북한 겸임 공관으로 구성된 협의체인 한국의 ‘한반도 클럽’ 소속입니다. 최근 한국 외교부 초청으로 관련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어떤 논의가 이뤄졌습니까?
모휘니 대사) 한반도 클럽 모임 관련 내용은 한국 외교부에서 공개한 자료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가 영국에서 도입된 채텀 하우스 (비공개) 규칙에 따라 운영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외교적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외교적 동료들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다시 언급하지 않는 것이 규칙입니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중요한 점은 서울에는 여러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의 모임이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핵심 원칙을 재확인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 중 하나는 수십 년 동안 평화롭고 번영하며 비핵화된 한반도에 대한 캐나다의 굳건한 헌신입니다.
기자) 지난해 한국과 캐나다는 수교 60주년을 맞았습니다. 주한 캐나다 대사로서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무엇인가요?
모휘니 대사) 캐나다-한국 수교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한 것은 개인적으로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국가적 관점에서 보면 캐나다와 한국은 항상 좋은 친구였는데 양국 외교부 장관들이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이제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됐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우리는 새로운 협력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발견했고 이에 따라 우리의 관계가 실제로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60주년을 맞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고 이제 그것이 진전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양국 외교부 장관들은 실행 계획을 채택했습니다. 이 파트너십에는 안보를 비롯해 기후 변화, 인적 교류, 문화 등 다양한 활동 영역이 포함됩니다. 60주년을 맞이한 데 그치지 않고 2024년에도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기자) 캐나다와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전략적 핵심 지역인 북태평양 지역 내 이웃 국가입니다. 어떤 부분의 협력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모휘니 대사) 캐나다와 한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무한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협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는 많습니다. 특히 한 달 차이로 발표된 양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사이에 많은 유사점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정말로 추진하고 싶은 아이디어 중 하나는 북태평양에 대한 시각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캐나다와 한국은 생각보다 더 가까이 있고 공동으로 지원할 책임이 있는 이웃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한 한국이 직면해 있는 많은 위협에 마찬가지로 캐나다도 직면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캐나다는 정보와 관점을 공유해야 할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우리가 집중해온 첫 분야 중 하나는 해양 안보인데요. 우리는 해양 안보에 중점을 두고 안보 대화를 구축하려고 노력해 왔고, 청정 에너지,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교류와 투자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북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은 계속 커질 것입니다. 북태평양은 북극 지역으로 가는 관문입니다. 그리고 조금 전 언급한 한반도 클럽에서도 주목한 핵심 이슈 중 하나인 북러 간 협력 증대의 불안정한 잠재력에 대해 한국과 관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기자) 한국전쟁 참전 16개국 중 미국과 영국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한 캐나다는 오늘 날까지 대북 대응에 적극적인데요. 유엔 대북 제재 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네온 작전, 캐나다의 데릭 맥컬리 장군의 유엔군 부사령관 부임도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텐데, 북한의 핵개발과 군사 위협과 관련해 한국과 캐나다가 어떻게 협력할 수 있습니까?
모휘니 대사) 안보 이슈에 대한 한국과 캐나다의 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더 많은 잠재력이 여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데릭 맥컬리 장군이 유엔사 부사령관으로 임명된 것은 한반도는 물론 역내 안보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는 한반도 인근, 일본 주변 해역에서 네온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지역에서 다른 관련 활동도 합니다. 캐나다 호위함들이 역내 활동의 일환으로 한국을 여러 차례 입항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이를 더욱 확대할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유엔사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캐나다 동료들은 한반도 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오물 풍선 살포, 또 이에 대응한 한국의 확성기 방송 재개와 대북전단 살포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직접 느끼는 현 한반도 안보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모휘니 대사)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역내 평화와 안보에 대한 캐나다의 끊임없는 헌신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안보 협력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언급해 왔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것에 한 번도 소홀히 한 적이 없습니다. 또한 북러 협력이 심화되는 것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해 왔습니다. 캐나다는 러시아가 유엔 대북 제재위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을 거부한 이후 앞으로 나아갈 방안을 찾기 위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캐나다는 지난 2001년 북한과 수교하고 외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2020년 초부터 신종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지금까지 국경을 봉쇄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중단했습니다. 북한 겸임 대사로서 북한 측과의 접촉은 없었습니까?
모휘니 대사) 먼저 서울에 있는 캐나다 대사관은 북한의 인가를 받았지만 대사로서 저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10년 이후로 캐나다는 북한에 대해 제한적 관여 정책(Controlled Engagement Policy toward North Korea)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도주의적 문제, 역내 안보, 그리고 북한과 캐나다 간의 안보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소통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북한이 코로나 정책 상황을 매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국경이 일부 개방되었고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공관이 있는 동맹국들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요. 그들이 북한에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황을 매우 신중하게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한시적으로 국경을 열고는 있는데요. 방북 계획은 있는지, 또 가장 먼저 가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모휘니 대사)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 지점에 있지는 않습니다. 아직은 시기상조죠. 신종 코로나 이전에 방북한 동료들이 있어서 어느 정도 전망은 해 볼 수 있습니다만 시간이 지나야 상황을 더욱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우리가 방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는 않습니다.
기자)지난 5월 한국과 캐나다는 북한 인권 협의를 출범했습니다.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캐나다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모휘니 대사) 북한 인권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고 북한 주민들의 끔찍한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한국과의 협력에 있어 흥미로운 분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많은 안보 대화 속에서 북한 주민들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그 관점을 발전시킬 기회를 제공합니다. 외교관들에게 이 대화가 매력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이유입니다. 주한 캐나다 대사관은 이 분야에서 매우 활발히 활동해왔습니다. 우리는 ‘사람 중심 접근 방식’을 시도합니다. 탈북자들의 경험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또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 인권 침해를 겪은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향후 국제사회로 나왔을 때 캐나다가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입니까?
모휘니 대사) 저는 캐나다의 외교 노력 중 하나가 경청하고 배우며 사람 중심의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인도주의적 지원 등 어떤 이니셔티브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물론 코로나 이전이긴 하지만 특히 캐나다에는 북한과 기술 전문성 및 교류 프로그램을 구축한 학자들이 있습니다. 재난 구호 및 복원력, 산림 관리 등이 흥미로운 분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또한 지속 가능한 농업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캐나다는 우방국 및 동맹국들과 협력해 우리가 도움이 되고 건설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찾고자 합니다.
기자)대북 인도적 지원, 농업 교육 등을 언급하셨는데 현재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로 북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북한과의 인적 교류가 중단됐습니다. 북한이 국경을 열고 이를 재개할 때 어떤 조건이 반드시 충족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모휘니 대사) 관련 사안에 대해 우리는 유엔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이것은 또 한국과도 공유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원합니다. 이는 계속 진행되는 대화이고 배워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저는 뉴욕의 다자주의 세계(Multilateral World)와 인도주의 기관이 있는 제네바에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곳에선 유엔 시스템의 통합성을 유지하면서 효과적으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자) 말씀하신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캠페인 부서를 이끈 경험이 있으십니다. 현재 안보리는 러시아, 중국의 비협조로 북한의 불법적인 행동에도 실질적인 대응을 하지 못 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에서 러시아를 퇴출시키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국가들을 안보리 이사국에 추가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견해가 나옵니다. 어떤 생각이신가요?
모휘니 대사) 우리가 유엔 시스템의 효율성을 증진하기 위해 한국 등 다른 국가들과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안보리에서 어느 국가를 퇴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은 항상 제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나다는 안보리 개혁을 논의하는 ‘합의를 위한 연합 그룹’(Uniting for Consensus Group) 소속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그룹의 역사는 제 외교관 경력(30여 년)만큼이나 오래됐지만 우리가 원하는 만큼 신속하게 변화를 이끌어 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그룹의 원칙 신조 중 하나는 안보리 이사국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더 잘 반영하고 다른 지역의 대표성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유엔 안보리 개혁을 이해하려면 다양한 공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만,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우리는(캐나다) 안보리 선출직 이사국의 수를 늘리는 것을 확실히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권리는 다소 ‘불편함’을 느끼게 합니다. 경험 상 보면, (이들의) 거부권은 다자 시스템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캐나다인들은 낙관주의자들입니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보면서 유엔 시스템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유엔과 같은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비록 불완전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유엔과 함께 일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로부터 한반도 사안을 비롯한 양국 간 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이 인터뷰는 길이와 명확성을 위해 일부 내용을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