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말부터 제한적으로 외국인 관광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은 자국민 방북을 절대 불허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무허가 방문 때는 중범죄로 처벌받는다는 점도 상기시켰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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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는 “북한을 여행하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북한이 오는 12월부터 외국인 관광을 재개한다’는 보도와 관련한 VOA의 논평 요청에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전과 보안보다 더 높은 우선순위는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Department of State has no higher priority than the safety and security of U.S. citizens overseas. The Travel Advisory for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remains in place. The Department of State strongly warns U.S. citizens not to travel to the DPRK.”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여행주의보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을 방문하거나 경유할 경우 미국 여권은 무효가 된다”는 설명입니다.
[국무부 대변인] “Under the restriction, U.S. passports are invalid for travel to, in, and through the DPRK. Individuals who wish to travel to or within the DPRK for the extremely limited purposes in the U.S. national interest, as set forth in federal regulations, must apply for a passport with a special validation from the Department of State.”
이어 연방 규정에 따라 미국의 국익을 위해 극히 제한적인 목적으로 북한을 여행하고자 하는 개인은 국무부의 특별 인증 여권을 별도로 신청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에 대한 정보를 외부에 알리는 보도의 목적이나 적십자 등 인도주의 활동 목적의 공적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 특별 인증 여권 발급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특별 인증 여권이 없는 상태에서 북한을 여행하거나 경유한 경우 여권이 취소되거나 중범죄로 기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If you do not have a special validation on your passport and travel to, in, or through North Korea, we may revoke your passport (22 C.F.R. § 51.62(a)(3) or you may be prosecuted for a felony (18 U.S.C. § 1544).”
앞서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중국 여행사 ‘고려투어’는 지난 14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2월 북한 삼지연에서 4년여 만에 외국인 관광이 재개된다고 공지했습니다.
이어 삼지연 이외 지역에서도 12월 중으로 외국인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현지 파트너’를 통해 확인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여행사의 발표대로라면 지난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북한 당국이 국경을 봉쇄한 지 4년 만에 관광이 전면 재개되게 됩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국경을 부분적으로 개방하면서 올해 2월부터 러시아 단체관광객의 입국을 일부 허용했지만 중국인 관광 등 외국인 관광의 전면적 재개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미국인들 북한에서 체포 구금될 심각한 위험 지속”
미국 정부는 지난 2017년 9월 처음으로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실시한 이후 매년 이를 연장해왔습니다.
국무부는 앞서 지난 8일에도 연방관보를 통해 미국인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1년 더 연장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는 지난 2017년 6월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일주일 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국무부는 7번째 연장된 이번 조치에 대해 “북한에서 미국인들이 체포되고 장기 구금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이 지속되며, 이는 미국인들의 신체적 안전에 즉각적 위험이 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인의 북한 여행은 스스로의 안전에도 큰 위해를 가할 수 있지만 국가 안보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f a tourist or an American business person or somebody who was involved in humanitarian efforts in North Korea is arrested by the North koreans for some reason or another that would be a much more useful. Based on what we've seen in the past which has mostly been cases of individuals who have gone to North Korea on tourist kind of visits and did something the North Koreans didn't like and held them there and held them for long periods of time.”
킹 전 특사는 과거 관광객이나 미국인 사업가, 인도적 활동가들이 북한을 방문했다가 체포됐을 경우 미국 정부와의 협상 지렛대로 북한 정권이 사용했던 사례를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적인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북한 여행을 극도로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