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재민을 위한 대규모 텐트촌이 평안북도 의주군에 형성됐습니다. 우주에서도 식별될 정도의 대규모로 여러 곳에 만들어졌는데, 수해 발생 후 3주 가까이 그대로 남아있어 복구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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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북도 의주군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넓은 대지를 덮고 있는 주황색과 노란색 물체가 보입니다.
이들 물체가 포착된 곳은 총 4곳으로, 가장 넓은 곳의 면적은 5천539㎡에 이릅니다. 또 4개 물체가 덮인 대지의 면적을 모두 더하면 1만7천 ㎡ 이상으로, 국제규격 축구장 3개 규모의 면적입니다.
특히 이들 주황색과 노란색 물체는 먼 우주에서 식별될 정도로 또렷합니다.
과거 위성사진을 비교해 보면, 현재 주황색과 노란색이 포착된 이들 대지는 학교 운동장과 건물 공터 등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이 일대엔 수해로 인해 많은 사망자와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재민이 모여 있는 천막 단지를 방문하기도 했는데, 북한 관영매체에 보도된 사진에는 해당 천막의 색상이 주황색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선 이들 주황색과 노란색은 운동장과 공터 등에 설치된 수백, 수천 개의 이재민용 천막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들 대규모 천막 단지가 위성사진에서 식별된 시점이 8월 초라는 점도 이곳이 수해 피해 이후 형성됐고, 이재민을 위한 시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총 1만7천 ㎡ 면적에 이재민 천막이 설치됐다는 건 그만큼 이번 수해로 집을 잃은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또 수해 피해가 발생한 지 3주 가까이 지난 시점까지 여전히 천막 단지가 철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피해 복구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앞서 한국 언론은 북한 수해로 인한 사망∙실종자 규모를 1천에서 1천500명으로 추산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엄중한 도발’과 ‘모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재민 천막촌 규모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 북한의 수해 피해가 큰 것만큼은 사실로 보입니다.
앞서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 부족이 이번 수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15일 VOA에 “수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방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북한에서는 수십년 동안 이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There’s been a huge deficit in investment in DPRK's infrastructure they would need to be able to strengthen the resilience of every community through a number of solutions such as small constructions, along the canals, building banks, etc. But, unfortunately that hasn’t been done for decades.”
이어 “하수 시설이 오래돼 배수가 잘되지 않는 것도 해마다 집중호우에 대한 취약성을 높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이 중국발 화물을 격리해 온 의주비행장은 이번 수해 이후 운영이 중단된 장면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의주비행장을 촬영한 18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활주로와 유도로 등 주변 도로가 텅 빈 장면이 보입니다.
이는 파란색 방수포가 덮인 물품이 곳곳에 놓여있던 지난 7월 중순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중국 단둥과 인접한 의주비행장 활주로에 중국에서 열차로 건너온 화물을 격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운영해 왔습니다.
특히 활주로 노면 위에 화물을 두고 2주에서 최대 3개월의 격리 기간을 거쳐 북한 내륙으로 운송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활주로가 텅 빈 장면이 관측된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폭우가 북한 의주비행장의 운영을 중단시킬 정도로 극심했다는 사실도 일부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