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를 입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스위스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유엔은 북한 정부가 요청하면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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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외무부는 21일 북한의 수해 복구를 위해 국제 인도주의 단체들이 신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위스 외무부 대변인] "We are troubled to see that, even after the relaxation of the heavy restrictions put in place by the DPRK in connection with the pandemic, access to the country for international humanitarians is still not possible. It is essential that humanitarian personnel have rapid, safe and unhindered access. This would also help to provide the population with a basis for improving their economic prospects.”
스위스 외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수해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북한의 엄격한 제한 조치가 완화됐음에도 국제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대북 접근이 여전히 불가능한 데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인도주의 요원들이 신속하고 안전하며 방해받지 않고 (북한에) 접근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주민들에게 경제적 전망을 개선할 기반을 제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위스는 지난 1997년부터 평양에 상주사무소를 설치하고 대북 지원 사업을 이어왔지만 2020년 3월 북한의 국경 봉쇄로 현지 활동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지난 2월 4년여 만에 신종 코로나로 임시 폐쇄했던 평양에 있는 자국 대사관을 점검하고 돌아온 독일 외무부는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우리는 북한의 심각한 수해와 기타 인도주의적 문제로 고통받는 주민들에 대한 보도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독일 외무부 대변인] “We are saddened by the reports about people suffering due to heavy flood damages and other humanitarian issues in DPRK.”
지난달 29일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부 국경 지대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피해가 발생했다”며 “평안북도와 자강도, 양강도의 압록강 연안 일부 군내 지역을 특급재해비상지역들로 선포한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일 북한 압록강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김인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입니다.
[녹취: 김인애 부대변인] “북한의 공식 발표, 또 위성 분석, 또 여러 보도들을 종합해 볼 때 신의주·의주·자강도 등의 피해 상황이 심각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외부의 지원 제의에 일절 응하지 않은 채 자력으로 이번 수해를 복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국무부 대북지원 감시단 등으로 활동했던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지난 2일 VOA와의 통화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이 홍수 피해에 대한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더라도 북한이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Even i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hinks North Korea needs help with the flood damage, it’s unlikely they’ll ask for it, and even if they did, it might be tough to actually provide the help.”
아울러 “북한이 도움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지원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브라운 교수는 말했습니다.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수해 지역을 방문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가 국가사업의 모든 영역과 공정들에서 제일로 내세우는 것은 인민에 대한 굳은 믿음과 철저히 자력에 의거하는 문제 처리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북한 정부 요청하면 도울 준비 돼 있어”
조 콜럼바노 주북 유엔 상주조정관실은 21일 VOA에 “우리는 북한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북 상주조정관 대변인] “We continue to monitor the situation closely and have offered our support to the DPRK authorities. We stand ready to assist at the request of the government. Meanwhile, discussions are ongoing on the return of the UN Country Team to resume regular activities to implement the Strategic Framework for Cooperation between the United Nations and the Government of the DPRK.”
콜럼바노 상주조정관실은 “우리는 상황을 계속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고, 북한 당국에 지원을 제안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한편 유엔과 북한 정부 간의 ‘대북 유엔전략계획’ 이행을 위한 정기적인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유엔 국가 팀의 복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유엔은 지난 2016년 대북 유엔전략계획 2017-2021을 채택했지만 북한의 국경 봉쇄로 활동이 중단되면서 4년 연속 이를 연장한 바 있습니다.
유엔과 북한 당국은 북한의 식량 및 영양 안보와 사회개발 서비스, 복원력과 지속가능성, 데이터와 개발 관리 등 4가지 전력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관련 사업을 실행해 나가기로 합의했었습니다.
주북 유엔 상주조정관실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 (UNICEF·유니세프), 세계식량계획(WFP),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 등 5개 북한 상주 유엔기구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산하 인도지원사무국(ECHO)은 북한 내 인도주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ECHO 대변인] “Since 2020, access restrictions persist and make it impossible for humanitarian workers to operate. Therefore, no EU humanitarian funding is foreseen for North Korea in 2024. Should the authorities reopen the country to humanitarian staff and supplies, and allow for principled humanitarian work, needs would have to be assessed first.”
ECHO 대변인은 이날 VOA에 “지난 2020년 이후부터 (대북) 접근 제한이 지속됨에 따라 인도주의 요원들의 활동이 불가능하다”며 이에 따라 “2024년에는 EU의 대북 인도주의 자금 지원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인도주의 지원 및 물자에 대한 북한 접근을 재개하고 원칙적인 인도주의 활동을 허용하면 먼저 필요 사항을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