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 대동강변의 주요 석탄 항구에 70여 척의 선박이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금수품인 석탄이 대형 선박에 실려 어딘가로 꾸준히 향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지난달 11일 북한 대동강변 송림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 적재함을 개방한 대형 화물선이 포착됐습니다.
길이 155m인 이 선박의 적재함 속에는 석탄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물체가 가득하고, 선박 바로 앞 부두에도 검은색 물체가 쌓여 있습니다.
이곳이 북한의 석탄 취급 항구인 점으로 볼 때 대형 선박에 석탄이 실리고 있는 과정으로 추정됩니다.
VOA가 1월부터 최근까지 송림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이 항구를 출입한 선박은 모두 22척으로 파악됐습니다.
인근 다른 항구의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의 대표 석탄 취급 항구인 남포항에선 올해 약 8개월 동안 28척의 대형 선박이 출입했고, 또 다른 석탄 항구인 대안항에선 22척이 드나들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결의 2371호를 통해 석탄 등 북한의 모든 광물의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에서의 움직임도 사실상 없어야 하지만 실제론 매우 분주한 장면이 민간 위성사진에 찍힌 것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이 일대를 북한의 제재 위반 현장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 선적된 석탄이 중국 닝보-저우산 인근 해역 등에서 불법으로 환적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지난 2018년 석탄을 운반하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억류돼 이후 미국 법원에 의해 최종 몰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 역시 최초 석탄의 선적지는 북한 남포였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에도 여러 선박이 제재를 위반하면서까지 북한산 석탄을 제3국으로 운송하는 것은 아닌지 주목됩니다.
하지만 이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한 유엔 차원의 대응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인해 지난 2018년을 끝으로 6년 넘게 불법 행위에 가담한 선박을 제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선박의 불법 석탄 운송을 포함한 제재 위반 행위를 감시하는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임기 연장을 거부해 올해 4월을 끝으로 임기가 끝났습니다.
닐 와츠 /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위원 (지난 7월 18일)
“더 이상의 제재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이 더 이상 안보리, 특히 대북제재위원회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재 이행 측면에서 보면 각국이나 유럽연합과 같은 국가 연합체에 달린 문제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