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북, 접경지 중국 무선국 반대’ 보도에 “상대국 동의 받을 의무 없어”

북한 접경도시 신의주의 국경 초소에서 북한 병사가 망원경으로 중국 쪽을 바라보고 있다. 압록강 너머 중국 단둥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자료사진)

중국이 사전 조율없이 북중 국경지역에 방송용 무선국을 설치하는 것이 관련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유엔 전문 기구가 밝혔습니다. 다만 전파 간섭을 피하기 위한 사전 조율은 권장한다는 입장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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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 ‘북, 접경지 중국 무선국 반대’ 보도에 “상대국 동의 받을 의무 없어”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29일 중국이 북중 국경에 방송용 무선국 설치를 위해 북한과 사전에 조율할 의무는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ITU 공보실] “FM broadcasting stations in the band 87.5 – 108 MHz in DPRK or China are not subject to any ITU frequency plan or mandatory coordination procedure. This implies that these countries have no formal obligation to get agreement from each other before registering FM stations with ITU or bringing them into service. Therefore, operation of FM stations in these countries without prior coordination does not represent an infringement of ITU’s Radio Regulations. However, such coordination is very much desirable and recommended to avoid interference. “

ITU 대변인은 ‘북한이 중국의 접경지역 무선국 설치에 대해 ITU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VOA 서면 질의에 “북한 혹은 중국의 87.5~108MHz 범위 내 FM 방송국은 ITU 주파수 계획이나 의무 조율 절차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이들 국가가 FM 방송국을 ITU에 등록하거나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서로의 동의를 얻어야 할 공식적인 의무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들 나라에서 사전 조율 없이 FM 방송국을 운영하는 것은 ITU의 전파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다만 주파수 방해를 피하기 위해 양국 간 조율은 매우 바람직하고 권장되는 바”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25일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이 북한과의 접경지역 등에 라디오 방송용 무선국 설치를 계획 중인 가운데 북한이 주파수 간섭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4일 ITU에 보낸 이메일에서 “중국이 계획 중인 무선국 가운데 단둥 기지국을 포함해 17개 기지국은 심각한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사전 조율을 요청한 적이 없고, 이는 ITU 지침 등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93개 회원국을 갖고 있는 ITU에 북한은 1975년에, 중국은 1920년에 가입했습니다.

한편 ITU는 ‘중국의 국경 부근 통신시설 설치 계획과 관련해 북한이 반대 의사를 통보했느냐’는 VOA의 질문에는 “ITU의 정책에 따라 이 같은 유형의 정보를 제3자와 공유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ITU 공보실] “ITU cannot confirm whether or not it received such a complaint. ITU’s policy does not allow the secretariat to share this type of information with third parties. This is because such objections may contain sensitive or confidential information, which is not intended for the general public and may hamper bi-lateral consultations.”

이어 “이 같은 이의 제기에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민감한 정보나 기밀 정보가 포함될 수 있으며 양자 간 협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만약 북한 또는 중국이 주파수 등록 원부(MIFR) 에 FM 방송국을 등록하기 위해 ITU에 통보하고 상대국이 이에 이의를 제기하면 ITU는 이의를 제기한 국가가 FM 방송국 통보 국가에 연락해 문제를 논의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찾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