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블링컨 “이란, 미사일 러시아에 보내…제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 미사일을 보냈다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0일 밝혔습니다.

영국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 런던에서 데이비드 라미 외무장관과 공동회견을 통 이 같이 말하고,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이날 중 발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미사일을 인수했다”며 몇 주 내에 미사일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이 같은 절차(미사일 공급)는 위험한 긴장 고조가 될 것임을 이란에 공개적으로, 또 비공개적으로 경고했었다”며 이란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 ‘파타흐’ 200발 공급 보도

이란 탄도미사일이 러시아로 간 사실이 미 정보 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지난 주말 나온 바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자에서,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서방의 경고를 무시하고 러시아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백 발을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이 같은 사실을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에게 통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주요 매체들은 이란이 러시아에 보낸 미사일이 사거리 120km인 ‘파타흐 360’이고, 거래 물량이 200발 이상이라는 후속 보도를 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은 블링컨 국무장관의 공식 발언 전날(9일)까지 “사실 확인이 더 필요하다”는 선에서 언급을 삼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이 그간 우려를 표해왔던 사안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도 같은 날 “확인할 수 없지만, 미사일 이전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고 논평했습니다.

◾️ 러시아·이란, 무기 거래 부인

같은 날(9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런 정보가 항상 진실인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란은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주 이란 당국자들은 러시아에 무기를 보낸 사실이 없다며, 관련 보도 내용을 일절 부인했습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강력히 부정한다”는 입장을 내놨고,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방공부대 카탐 알안비아의 파즈롤라 노자리 부사령관은“(서방의) 심리전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 드론에서 미사일까지

이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초기부터 ‘샤히드 136’ 등 자폭 드론(무인항공기)을 대량 제공하고 관련 제작 시설까지 러시아에 마련해준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사일까지 제공한 정황은 최근 구체화됐습니다.

이란이 러시아에 보낸 미사일이 ‘파타흐 360’이 맞다면, 우크라이나의 제 2 도시 하르키우, 동부 요충지 포크로우스크 등 거점 지역과 대부분 전선이 러시아군의 사정권 안에 들어갑니다.

한편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사용되고 있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 미국의 대이란 제재

미국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한 뒤 이란을 상대로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이란은 일시 동결했던 핵개발 프로그램을 다시 진행했습니다.

한편 9일 이란 당국은 핵합의 부활을 위해 유럽연합(EU)과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