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싱가포르와 공급망 교란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고 필리핀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역내 동맹국 간의 협력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합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동남아 3개국을 순방 중인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싱가포르와 공급망 교란에 공동 대응하는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 등을 체결했습니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로렌스 웡 총리가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실질적이고 견고한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자료] “They discussed expanding cooperation in key areas like trade and investment, air connectivity, defence, and education. They welcomed good progress in forward-looking areas like AI, innovation, climate change, and the digital and green economies. They also discussed regional and international developments, and agreed on the need for constructive dialogue to promote peace, stability, and prosperity on the Korean Peninsula.”
그러면서 “그들은 무역과 투자, 항공 연결성, 국방 안보 및 교육 등 주요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두 정상은 역내 및 국제 정세에 대해 논의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한 건설적인 대화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웡 총리와 윤 대통령은 ‘범죄인인도조약’(Treaty on Extradition),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upply chain partnership Arrangement) 등 6개 약정 및 MOU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두 사람은 양국 간 파트너십의 깊이와 범위가 확대되고 있음을 고려해 수교 50주년이 되는 2025년에 한국과 싱가포르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자료] “In recognition of the growing depth and breadth of the bilateral partnership, Prime Minister Wong and President Yoon agreed to work towards upgrading Singapore-ROK relations to a Strategic Partnership in 2025, in conjunction with the 50th anniversary of diplomatic relations. The Strategic Partnership will set the roadmap for deepening cooperation in a diverse range of forward-looking areas to bring tangible benefits to the two countries’ people and businesses.”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웡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이번에 체결된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을 기초로 바이오,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교란에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싱가포르가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로 한국의 산업별 공급망 정보와 싱가포르의 중계무역 물동량 정보가 공유된다면 경제 안보 위기 상황에서도 상호 번영의 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양국이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을 체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체결은 한국의 첫 번째 양자 간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필리핀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싱가포르에 앞서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은 7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습니다.
같이 보기: 국무부 “한-필리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환영”양국 정상은 수도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한국과 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 불법적인 북러 군사협력을 국제사회가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북한 비핵화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역내 핵심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필리핀은 한반도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환영한다”면서 “담대한 구상과, 8.15 독트린은 매우 중요한 노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두 정상은 아울러 이날 회담에서 필리핀 군 현대화 지원 및 신재생 에너지, 원자력 발전 협력과 지난해 9월 서명한 한국-필리핀 자유무역협정의 조속한 발표 등도 약속했습니다.
“한국·동남아 협력, 미국의 인태 전략에 도움”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루 여 한국석좌는 8일 VOA와의 통화에서 한국이 필리핀, 싱가포르 등과 관계를 격상하는 것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내 동맹국 간의 협력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움직임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여 석좌] “So these are what I would call Intra network alliances. So these are intra network partnerships where US allies and partners are aligning among themselves, not necessarily with or through the US, but just on their own. I think this is obviously good for creating stability, promoting governance within the region. It's actually good for the US when they see their allies and partners working together to try to promote deterrence.”
여 석좌는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들이 억지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은 미국에도 좋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통화에서 한국의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 심화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입지를 확장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President Yoon’s trip to meet with Southeast Asia nations doesn’t necessarily impact the overall policy towards North Korea, but it’s extension of President Yoon’s pledge for South Korea to assume a larger role in the Indo Pacific. By developing independent South Korean business and trade opportunities with South East Asia nations, it not only improves South Korea's overall trade balance and economy, but also is a way of diversifying away from China.”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윤 대통령과 동남아 국가 정상과의 만남이 전반적인 대북 정책에는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한국이 인도태평양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공약의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국이 독자적인 경제 개발에 나서고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 기회를 개척함으로써 한국의 무역 수지와 경제가 개선될 뿐만 아니라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동남아 3개국 순방 마지막 목적지인 라오스에서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 등 다자 회의에 참석합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8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의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일본 정부 부대변인인 다치바나 게이이치로 관방 부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발표하며 “이 기회에 이시바 총리가 각국 정상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현지 언론들은 이시바 총리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며, 리창 중국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회담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