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권을 주제로 한 유엔총회 회의에서 북한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며 일본을 비난했습니다. 일본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9일 열린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며 일본을 겨냥했습니다.
‘여성 인권’을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김성 대사는 ‘여성의 권리 신장’과 관련한 북한의 정책을 소개한 뒤 곧바로 일제강점기 때 일어난 위안부 사건으로 화제를 돌렸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The sexual slavery of 200,000 Korean women and girls perpetrated by Japan through the mobilization of government and military power during its occupation of Korea are organized and systematic human rights violations, amounting to the most serious and biggest crime against humanity.”
김 대사는 “일본이 한반도를 점령하는 동안 정부와 군사력을 동원해 저지른 20만 명의 조선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성노예화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인권 침해”라며 “가장 심각하고 큰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일본 당국은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범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부인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However, the Japanese authorities are distorting historical truth. They deny state responsibility for their crimes and fail to make sincere apologies and reparations… The DPRK delegation reiterates its strong demand that Japan accepts legal and moral responsibility and issue sincere apologies and reparations for its crimes of sexual slavery and all other past crimes against humanity such as the forcible drafting of over 8.4 million Koreans and the genocide of more than 1 million Koreans.”
그러면서 “북한은 일본이 성노예 범죄와 840만 명 이상의 조선인 강제 징용, 100만 명 이상의 조선인 학살 등 과거의 모든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법적, 도덕적 책임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을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일본은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카미야 마사코 특별고문은 이날 오후 일본의 입장을 발표하며 “앞서 북한의 일본에 대한 언급은 잘못되고, 근거가 없다”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미야 특별고문] “Madam Chair, first I would rather refrain from repeating our well-known position, but I have to state that the earlier reference by North Korea about Japan is erroneous and groundless, and it is therefore not acceptable. Each and every country and region should squarely face its own history with humility. This is exactly what Japan has been doing and has proven by the path it has worked as a peace-loving nation since the end of World War. Japan has consistently respected democracy and human rights and contributed to peace and prosperity in the Asia Pacific region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for nearly 80 years.”
이어 “모든 나라와 지역은 겸허한 자세로 자신의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로서 해 온 일이자, 걸어온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은 80년 가까이 일관되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 번영에 기여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김남혁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이날 추가 발언권을 요청해 일본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김 서기관은 "일본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전적으로 거부한다"면서 "일본은 지난 세기에 무력으로 한반도를 점령하고 840만 명 이상의 한국 청년과 중년층을 징집한 세계 최악의 전범국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제국이 군의 사기를 높인다는 명목 아래 조선인 여성 등을 동원한 사건을 의미합니다.
한국과 북한은 조선인 여성이 강제로 동원됐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일본은 당시 행위가 조선인 여성의 자발적인 결정에 의해 이뤄졌다고 주장해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