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년들, 캐나다 4개 도시 8개 대학서 북한 인권 실상 증언

지난달 28일부터 캐나다 4개 도시의 8개 대학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특강 중 참석자들이 탈북민 김은주 씨의 발언을 듣고 있다.

탈북 청년들이 최근 캐나다 4개 도시를 돌며 북한 인권을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습니다. 유창한 영어로 캐나다 대학생들과 직접 소통하며 북한 상황을 알렸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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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년들, 캐나다 4개 도시 8개 대학서 북한 인권 실상 증언

20~30대 젊은 탈북민들이 지난달 28일부터 열흘간 캐나다 내 8개 대학에서 북한 인권 실상을 증언했습니다.

이들 탈북 청년들은 유창한 영어로 북한 인권 실태와 탈북 이유와 강제 북송 경험, 성공적인 한국 정착 등을 주제로 캐나다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여했던 탈북민 김일혁 씨는 10일 VOA와의 통화에서 캐나다 대학생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캐나다 4개 도시의 8개 대학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특강에 참여한 탈북민 김일혁 씨까 단상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녹취: 김일혁 씨] “북한 인권에 대해서 모르는 학생도 굉장히 많았고 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도 있었지만 들을 수 없는 곳이 많이 없고 자세하게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없다 보니까, 저희가 얘기하는 걸 굉장히 집중해서 듣고 또 굉장히 많이 궁금해하더라고요.”

특히 이전에는 북한 주민이 정권으로부터 어떤 처우를 받는지 잘 알지 못하던 학생들의 자신들과의 대화 후 달라진 모습은 고무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과 탈북민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학생도 있었고, 캐나다에 있는 탈북민들에게 영어를 직접 가르치겠다는 학생까지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인권, 지속적으로 공론화해야”

김 씨는 북한 내부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일혁 씨] “직접적으로 손을 닿아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북한 내부의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북한 인권을 지속적으로 공론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욕심으로는 지금 전 세계 인구가 80억이잖아요. 이 모든 인구가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고 북한 인권을 해결해야 된다라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북한 인권을 해결하는 데 굉장히 북한 인권을 굉장히 빨리 해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김일혁 씨는 지난해 유엔 안보리가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6년 만에 개최한 공개회의에서 증언해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김일혁 씨 외에도 한하나, 박유성 씨 등 20~30대로 구성된 일명 MZ 세대 젊은 탈북민들이 이번에 캐나다의 토론토, 벤쿠버, 몬트리올, 런던 등 4개 도시에 있는 대학교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캐나다 4개 도시의 8개 대학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특강이 열렸다.

이번 행사에 화상으로 참여했던 김은주 씨는 VOA와의 통화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년배들과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잘 몰랐던 것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인 학생들이 자신의 강제 북송 경험에 대한 증언을 듣고 매우 놀라워하는 모습은 새로운 경험으로 기억했습니다.

[녹취: 김은주 씨] “중국 학생 같은 경우는 진짜 이런지 몰랐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우리는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만약에 많은 중국인들을 강제 북송, 인신매매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게 하면 중국 정부도 쉽게 그렇게 하지 못하지 않을까라는 기대, 희망, 그런 것을 갖게 됐고요.”

김은주 씨는 강연 전과 후에 학생들에게 북한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단어를 각각 적게 했는데, 여기에서도 큰 변화를 보였다고 소개했습니다.

강연 전에는 ‘북한 미사일’, ‘핵’, ‘김정은’을 적던 학생들이 후에는 북한 주민이 처한 상황에 대한 느낌을 주로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캐나다 4개 도시의 8개 대학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발표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


“젊은 탈북민들, 국제무대에서 활발한 활동해야”

김은주 씨는 세월이 흐르면서 탈북민들의 역할 변화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은주 씨] “탈북민 사회에서도 이 세대교체에 되게 의미를 두고 있는 것 같아요. 젊은 세대들은 좀 더 부드럽게, 좀 더 마음에 다가가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타겟도 우리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인권 문제든 통일 문제든 결국은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안고 가야 할 과제이잖아요. 그래서 탈북민 사이에서도 이런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걸 우리 스스로도 느끼고 있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고요”

김일혁 씨도 어린 나이에 북한을 빠져나오는 탈북민들은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일혁 씨]” 아무래도 이제 기성세대는 어쩔 수가 없는 게 나이가 다 들어서 오시잖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배움도 저쪽에 북한에서도 많이 배우지 못했었고 여기 와서도 이제 생활을 해야 되다 보니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는 않은데, 일명 MZ세대라고 하는 청년 세대들이 한국에 오는데, 공부도 많이 하고 그러면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고 이제 해외에 유학을 가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아지고 있어요.”

이처럼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춘 젊은 탈북민들이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을 고발하는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들 탈북민들은 캐나다의 마지막 일정으로 한국계 최초의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인 연아 마틴 의원과도 면담했습니다.

마틴 상원의원은 8일 면담 내용 등을 묻는 VOA에 “그들을 환영하고 인사를 나누는 비공식 만남”이었다며 “탈북민들에게 받은 인상은 그들이 영어를 잘 구사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연아 마틴 캐나다 상원의원. (자료사진)

[마틴 상원의원] “It was a friendly informal meeting with them to say hello and welcome them. We didn't go into any depth about issues nor policies as it was not a long meeting. What I can say about my impressions of the NK escapees is that they spoke English well. Canada has and will continue to promote human rights around the world, including in NK.”

그러면서 “캐나다는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의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