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사이의 비밀 협상이 중단됐다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14일 밝혔습니다.
관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만 수도 무스카트 방문 중 “현재로서는, 무스카트 프로세스가 중단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역내 특별한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우리가 현재의 위기를 넘길 수 있을 때까지는 대화를 위한 어떤 근거도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차후 다시 대화를 시작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무스카트 프로세스
‘무스카트 프로세스’는 오만의 중계로 진행해 온 대미 간접 협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동 매체들은 풀이했습니다.
오만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 중재 역할을 자주 해온 나라입니다.
특히 지난 2015년 미국 등 주요 6개국이 이란을 상대로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도 관여했습니다.
◾️ 비밀 회담 보도 이어져
미국과 이란이 간접 협상을 진행해 온 사실은 최근 일부 매체 보도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지난 8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채널 12’ 방송을 인용, 중동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들의 일제 휴전 등의 방안을 놓고 미국과 몇몇 아랍국가들이 비밀 협상을 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지난 5월,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오만에서 비밀리에 회담을 벌였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브렛 맥거크 백악관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과 이브럼 페일리 이란 특사가 나섰습니다.
이란에서는 알리 바게리 카니 외무부 차관이 회담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온건파’ 페제시키안 취임
대외 문제에 있어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지난 7월 취임한 뒤 이란이 전향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미국 등 서방의 경제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과의 대화와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시작된 팔레스타인 친이란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계속되고,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과 교전을 벌이면서 주변 환경이 악화했습니다.
◾️ 이란-이스라엘 전면 충돌 위기
아울러,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 충돌 위기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란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의 연이은 피격 사망에 대한 보복이라며 지난 1일 이스라엘을 향해 180발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또다시 보복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며, 이란에서는 다시 반미 정서가 고조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