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윈트럽 주한 아일랜드 대사] “한반도 긴장 고조 우려…북한 UPR서 납북자 문제 다뤄야”

14일 북한 해안에 설치된 해안포 포문이 한국 인천 해안에서 포착됐다.

미셸 윈트럽 주한 아일랜드 대사가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윈트럽 대사는 15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오판과 실수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윈트럽 대사는 또 다음 달 열리는 북한 인권 회의에서 한국인 억류자 및 납북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도 나타내며, 특히 북한이 불법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윈트럽 대사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아일랜드와 한국은 수교 40주년을 맞았습니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가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양국 수교 이래 아일랜드 총리의 첫 방한이었습니다. 양국 관계의 현주소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미셸 윈트럽 주한 아일랜드대사

윈트럽 대사) 양국의 관계는 매우 강력합니다. 최근에는 한국의 유엔 인권이사국 출마를 지지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아일랜드와 한국은 핵무기 감축부터 국제 평화와 안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온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아일랜드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활동을 마치고 한국이 그 자리에 새롭게 참여하는 과정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했습니다. 또 레바논에 평화유지군을 함께 파병하고 있습니다. 또한 무역 관계에서도 계속해서 협력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핀테크, 정보통신, 제약, 바이오, 식음료 등 양국의 협력 분야는 다양합니다.

기자) 북한이 남북연결도로 일부를 폭파하는 등 한반도 내 긴장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체감하는 북한의 위협은 어느 정도입니까?

윈트럽 대사) 그 문제에 대해 제가 말하기는 좀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난 며칠 동안 고조된 긴장 상황은 우려를 불러일으킵니다. 긴장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올 것입니다. 우리는 오판이나 실수가 연이어 발생하면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이곳에 있으면서 배운 것은 하나 있는데요. 예측은 매우 불완전하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기자) 한국 통일부와 외교부는 정기적으로 ‘한반도 클럽’ 회원국 대사를 초청해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나요?

윈트럽 대사) 제 관점에서 관련 회의는 정말 유용한 공간입니다. 한국 정부와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상황을 이해할 좋은 기회이죠. 이 회의는 우리가 안보 위협, 인권, 북한 문제, 개발 문제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우리가 역내 상황을 평가하는 데도 상당히 필요합니다. 도쿄에 있는 동료들은 그들 나름의 관점을 갖고 있으며, 베이징의 동료들도 마찬가지이죠. 하지만 한국 정부와의 질 높은 대화는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기회를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대사님께서는 북한 대사직을 겸임하고 계십니다. 2020년부터 코로나를 막기 위해 북한이 국경을 폐쇄한 가운데, 현재 북한 관련 활동 상황은 어떤가요? 최근에는 스웨덴 대사가 서방 국가로는 처음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북한에 복귀했는데 아일랜드도 이와 관련한 변화 움직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윈트럽 대사) 저는 북한 주재 아일랜드 대사로서 승인을 받았습니다. 제가 주한 대사를 역임하면서, 북한 정부가 동시에 저를 대사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언급하신 대로 북한의 국경이 공식적으로 폐쇄돼 있고, 따라서 신임장을 제출하기 위해 북한에 오라는 초청을 받지 못했습니다. 저와 같은 입장의 다른 (한반도 클럽) 대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 대기 상태입니다. 언젠가 방북할 기회가 오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 측과 대화를 나누고 우리의 우려를 그들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기자) 대사님은 지난달 ‘한반도 클럽’ 회원국으로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 설명회에 자리했습니다. 아일랜드는 이 독트린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할 수 있습니까?

윈트럽 대사) 우리는 한국과 많은 유사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역시 (한반도처럼) 영토가 분단돼 있습니다. 아일랜드의 일부는 영국령이고 나머지는 또 우리 관할권에 속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의 통일 논의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적합한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일랜드는 한국의 통일을 오랫동안 지지해 왔습니다. 다른 많은 나라들도 마찬가지로 한반도 통일에 대해 강력하고 변함없는 지지를 보이고 있고요.

우리는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으며, 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통일된 한반도를 보고 싶어 합니다.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의 강력한 정책 입장을 제시하는 매우 구체적인 통일 경로를 제시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는 미래를 내다보는 일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래에 대한 추측은 제가 개인적으로 꺼리는 부분입니다. (통일 과정에 대한) 복잡성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부 파트너로서 우리의 일이 아니기도 합니다. 만약 다른 나라가 아일랜드의 통일이 “이렇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우리는 과도한 발언이라고 느낄 것입니다.

기자) 북핵 문제,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아일랜드는 한국과 어떤 협력을 하고 있습니까?

윈트럽 대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유엔에서 도덕적 지지를 제공하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아일랜드는 핵 군축과 비확산을 지지해 온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한국과도 수십 년 동안 이 분야에서 함께해 왔고요. 영어 표현에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안다’는 말이 있는데, 핵 등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아일랜드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핵 비확산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더 폭넓은 대화를 나눌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권 문제에 관해서는, 우리는 한국이 유엔이사국으로서 활동하게 된 것을 지원하게 되어 기쁩니다. 한국은 이사국으로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입니다. 저는 북한과 어떤 방법으로든 이러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북한 인권 상황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믿습니다. 그들을 배제하면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를 사실상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만간 열리는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에서 우리가 유용하게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입니다.

기자) 다음 달 열리는 UPR을 언급하셨는데요.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윈트럽 대사) 최근 몇 달 동안 큰 주목을 받게 된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한국인 납북자 피해자들입니다. 여러 이유로 가족이 납치되거나 구금된 경우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사실상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기도 하고, 다른 경우에는 그들의 운명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제를 강력히 제기해야 합니다.

북한 정권에 의한 강제 노동 문제도 우리가 매우 우려하는 사항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식량권, 교육권, 정보 접근 자유 즉 알 권리, 이동의 자유에 대한 권리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반드시 다뤄져야 합니다. 특히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북한 정권에 의한 구금 피해자,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하는 강제 노동 문제, 이 두 가지는 UPR에서 주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러 협력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로서 북한의 대러 무기 제공 등 양국의 군사 협력과 관련해 어떤 우려를 갖고 있습니까?

윈트럽 대사) 아일랜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이고 정당화할 수 없는 잔혹한 침략을 일관되게 강력히 비난해 왔습니다. 또한 우리는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왔고요. 군사적으로 비동맹국이기 때문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은 하지 않지만,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모든 다른 형태의 지원을 해왔고, 러시아의 잔혹한 행위를 지속적으로 규탄해 왔습니다.

당연히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 협력에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고요. 러시아가 이 전쟁에서 더 강해지는 것은 나쁜 일입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어떤 지원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인도적 지원이나 기후 회복력 교육, 혹은 5세 이하 의무 교육과 같은 가치 있는 지원이 아닐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이 끔찍한 전쟁이 언젠가 끝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러시아가 (북한과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유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진정한 친구와 일시적인 친구가 누구인지 잘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은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지금까지 미셸 윈트럽 주한 아일랜드 대사로부터 한국과 아일랜드의 협력 관계와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안소영 기자입니다.

(이 인터뷰는 길이와 명확성을 위해 일부 내용을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