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푸틴-김정은 상호 지원, 유럽 안팎 안보 위협 ”

17일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국경 지역인 쿠르스크에서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군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심화하는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이 유럽 안팎의 안보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미국 정부가 지적했습니다. 심화하는 북러 협력은 우크라이나에 피해를 입힐 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캐서린 브루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미국 대사대리는 17일 “유럽과 인도 태평양의 안보는 불가분의 관계”라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심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OSCE 주재 미국대표부에 따르면 브루커 대사대리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SCE 상설이사회에서 “국제사회의 제재와 수출 통제로 궁지에 몰린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장비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지금까지 러시아에 수백만 발의 포탄과 탄도미사일 발사대, 수십 발의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컨테이너 1만8천 개 이상 분량에 달하는 군사 장비와 군수품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북한 제공 군사장비로 전쟁 계속”

이어 “러시아는 북한이 제공한 군사 장비를 활용해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고 민간인을 살해하며 불법적인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캐서린 브루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미국 대사대리

[브루커 대사대리] “Due in part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s sanctions and export controls, a desperate Kremlin has searched around the world for equipment to sustain its war against Ukraine. Our information indicates the DPRK has so far supplied Russia with over 18,000 containers of military equipment and munitions, including millions of artillery rounds, as well as ballistic missile launchers and dozens of ballistic missiles. Russia has used DPRK-provided military equipment to attack Ukraine’s cities, kill Ukrainian civilians, and further its unlawful war.”

브루커 대사대리는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의 상호 지원의 파급 효과는 광범위해서 OSCE 지역 안팎의 안보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러시아가 이런 (북한의) 지원에 더 많이 의존할수록 북한은 그 대가로 더 많은 것을 얻는다”며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전투기, 지대공 미사일, 장갑차, 탄도미사일 생산 장비 또는 물자, 그리고 다른 첨단 기술을 포함한 군사 지원을 구하려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늘 한국과 일본을 전멸시키겠다고 위협하는 지도자에게 제공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미 러시아 선박이 북한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이는 초기 물자 인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커 대사대리] “The ramifications of Vladimir Putin and Kim Jong Un’s mutual assistance are far-reaching, undermining security both within and outside the OSCE region. The more Russia relies on such support, the more the DPRK extracts in return. The United States assesses that Pyongyang seeks military assistance from Russia including fighter aircraft, surface-to-air missiles, armored vehicles, ballistic missile production equipment or materials, and other advanced technologies. All of this to a leader who routinely threatens to obliterate the Republic of Korea and Japan.”

북한과 러시아는 미국 정부 등 국제사회의 구체적인 증거 제시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군사 협력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북러 무기 거래 지속적으로 폭로할 것”

한편 브루커 대사대리는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이용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집행하는 안보리의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 중인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사진출처: UNTV)

이어 “이런 협력 심화는 우크라이나에 피해를 입히고 한반도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을 심화시키며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커 대사대리는 이에 대응해 미국이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우선 북러 간 무기 거래를 조장하는 개인과 단체를 제재했으며, 향후 필요할 경우 새로운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 같은 무기 이전이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유엔에서 적극적으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결의들은 러시아도 직접 찬성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16일 미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 한국, 영국 등 11개국이 유엔 대북 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의 승인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다자 감시 체제를 발표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 전쟁에 대한 북한의 지원이 비밀로 남지 않도록 이런 무기 거래를 지속적으로 폭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세계는 북한의 물질적 지원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야기하고 있는 죽음과 파괴에 대해 알아야 하며, 북러 간 협력 강화로 초래되는 세계 안보에 대한 위협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루커 대사대리] “The world needs to know about the death and destruction Russia is causing in Ukraine with material support from the DPRK and to understand the threats to global security posed by growing cooperation between Moscow and Pyongyang.”

앞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과 김홍균 한국 외교부 1차관,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등은 1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이행 지원을 위한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 공식 출범을 발표했습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오른쪽부터)와 김홍균 한국 외교부 1차관,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2024년 10월 16일 서울 외교부 건물에서 회담했다.

MSMT에는 미한일 3국을 포함해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총 11개국이 참여했습니다.

새로운 대북 제재 감시 기구의 출범은 지난 3월 유엔 안보리 전체회의에서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활동을 종료시킨 데 따른 것입니다.

EU “북한 대러 군사 지원 규탄”

한편 유럽연합(EU)도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대러 군사 지원을 강력히 비판하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EU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벨라루스와 이란, 북한이 제공한 지속적인 군사 지원을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EU 성명] “We condemn the continued military support for Russia’s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provided by Belarus, as well as Iran and the DPRK. We urge all countries not to provide material or other support for Russia’s war of aggression, which is a blatant violation of international law, including the UN Charter, and the OSCE’s core principles and commitments.”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국가가 유엔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과 유럽안보협력기구의 핵심 원칙 및 약속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물질적 또는 기타 지원을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