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군축위원회서 북한 핵∙미사일 규탄 이어져∙∙∙북한 “주권 침해”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 (화면출처: UNTV)

군축과 국제안보 문제를 다루는 유엔 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우려와 규탄이 연일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부인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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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군축위원회서 북한 핵∙미사일 규탄 이어져∙∙∙북한 “주권 침해”

이치카와 토미코 일본 군축대사는 21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일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의 진전과 더불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제사회가 단결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고,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를 달성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은 북한이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 조치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 중 이치카와 토미코 일본 군축대사가 발언 중이다. (화면출처: UNTV)

[녹취: 이치카와 대사] “Japan is also seriously concerned about the advancement of the DPRK’s nuclear and missile activities and its military cooperation with Russia. It is essential for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be united and fully implement the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achieve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CVID) of the DPRK’s al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s of all ranges.”

유럽 국가들 북한 핵 프로그램 비판

이날 회의에선 이탈리아와 폴란드,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등 유럽 국가들이 일제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비판했습니다.

라체자라 스테바 유엔 주재 불가리아 대사는 “북한은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대북 제재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을 막아 유엔의 제재 이행 능력을 제한하고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국제법적 책임을 준수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 중 라체자라 스테바 유엔 주재 불가리아 대사가 발언 중이다. (화면출처: UNTV)

[녹취: 스테바 대사] “The DPRK continues to ignore its obligations under all relevant UNSC resolutions. The blocking by the Russian Federation of the renewal of the mandate of the Panel of Experts on DPRK limits the ability of the UN to enforce sanctions and contributes to the weakening of the non-proliferation regime. DPRK must comply with its international legal responsibilities and immediately abandon it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mes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

피오트르 즈보넥 유엔 주재 폴란드 군축 부대사도 “북한의 핵 실험과 수많은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지속적인 핵 프로그램 확대는 복잡하고 우려스러운 문제”라며 “폴란드는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참여하고,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며, 모든 관련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준수하며, NPT와 IAEA 안전조치 체계를 따르고, 지체 없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서명하고 비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 중 피오트르 즈보넥 유엔 주재 폴란드 군축 부대사가 발언 중이다. (화면출처: UNTV)

[녹취: 즈보넥 부대사]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s ongoing expansion of its nuclear programme, including nuclear testing and numerous missile launches, is a complex and concerning issue. Poland calls upon the DPRK to engage in denuclearisation talks, abandon it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mes, immediately cease all related activities, faithfully observe all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fully comply with the NPT and IAEA Safeguards systems, and finally sign and ratify the CTBT without delay.”

레오나르도 벤치니 유엔 주재 이탈리아 군축대사도 “북한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NPT에 복귀하며, IAEA 안전조치를 완전히 준수하고, CTBT에 서명하고 비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 중 레오나르도 벤치니 유엔 주재 이탈리아 군축대사가 발언 중이다. (화면출처: UNTV)

[녹취: 벤치니 대사] “We urge the DPRK to take concrete steps towards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to return to the NPT, to fully comply with IAEA safeguards and to sign and ratify the CTBT.”

앞서 18일 열린 제1위원회 회의에서도 유럽연합(EU)과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 호주 등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비판했습니다.

EU는 이날 “북한은 결코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며 “북한의 지속적인 안보리 결의 위반은 용납될 수 없으며 앞으로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 대표 “북, 러시아에 1만1천 명 파병 예상”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는 “정보에 따르면, 북한 정규군 약 1만1천 명이 가까운 시일 내에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에 맞서 싸우기 위해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 중 우크라이나 대표가 발언 중이다. (화면출처: UNTV)

우크라이나 대표는 “오늘날 북한은 사실상 유엔 제재 체제를 위반하며 러시아의 주요 군수품 공급 국가가 됐다”며 “북한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활동은 불법적인 미사일 시험과 무기 이전,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사이버 활동에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북한 “북핵 비난은 주권 침해이자 내정 간섭”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국제사회의 비판은 주권 침해이자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측 관계자는 이날 반론권을 신청해 “북한의 핵 억제력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된 미국의 핵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주권적 특권이자 권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핵 억제력 입장에 대한 어떤 비난도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며 용납할 수 없는 내정 간섭”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 중 북한 측 관계자가 발언 중이다. (화면출처: UNTV)

[녹취: 북한 측 관계자] “Any accusations against the DPRK's position of nuclear deterrence is a serious infringement upon the sovereignty and an intolerable interference to the internal affairs of the DPRK. The claim raised by some member states that the DPRK's possession of nuclear weapons poses a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is a totally unacceptable argument as proven by stark reality.”

북러 간 군사 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해선 “소위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과 관련해선 우리는 북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주권 국가들 간의 합법적이고 우호적이며 협력적인 관계를 훼손하려는 근거 없는 고정관념적 소문에 대해 언급할 필요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주권 국가 간의 소위 무기 이전에 관한 일부 회원국들의 주장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관한 외교적 논의와 전혀 양립할 수 없다”면서 “그런 문서들은 북한의 기본적인 생존권과 발전 권한을 빼앗으려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악랄한 반북 정책에서 나온 결함투성이의 산물”이라고 강변했습니다.

[녹취: 북한 측 관계자] “As for the so called military cooperation with Russia, my delegation does not feel any need for a comment on such groundless stereotype rumors aimed at smearing the image of the DPRK and undermining the legitimate, friendly and cooperative relations between sovereign states.”

북한 측 관계자는 ‘무기 거래’만 부인했을 뿐 우크라이나 대표가 언급한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4일 유엔 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도 “소위 우리나라와 러시아 사이의 ‘무기 거래’라는 것도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근거 없는 루머에 불과하다”고 거듭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이날 브루스 터너 미 군축대사는 발언권을 요청해 미국이 핵무기 최다 보유국이란 이날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터너 대사는 “미국이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실제로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러시아”라고 말했습니다.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 중 브루스 터너 미 군축대사가 발언 중이다. (화면출처: UNTV)

또 “유엔 안보리 결의는 국제법적 지위를 갖는다”며 “북한이 그런 결의가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다른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이 과거에 자신들도 동의했던 제재를 집행하는 데 현재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은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비호하면서 자신들도 동의했던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을 방해하는 것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