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이 북한 인권 문제를 비판하며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이를 정치적인 공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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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속개된 제79차 유엔총회 3위원회 회의에서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 대사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는 북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황 대사] “We must pay greater attention to North Korea, where systematic, widespread, and gross human rights violations persist to this day. Described as a totalitarian state in the Commission of Inquiry (COI) Report in 2014, North Korea has become even more extreme in its war against outside information and culture… For instance, even teenagers in North Korea received 12-year prison sentences for simply watching and distributing K-dramas. These horrendous violations align with the North Korean regime’s latest decision to regard the ROK not as a fellow nation, but as “the most hostile foreign enemy to be subjugated. North Korea’s exploitation of its citizens through forced labor, both domestically and overseas, has been described by the OHCHR report this July as a violation of human rights that prohibits slavery.”
황 대사는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를 인용해 “전체주의 국가로 묘사된 북한은 외부 정보와 문화와의 전쟁에서 더욱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최근 10대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유포했다는 이유로 12년 징역형을 선고한 것을 비판하며 "이런 끔찍한 유린 행위는 북한 정권이 최근 한국을 동족 나라가 아닌 ‘정복해야 할 가장 적대적인 외세’로 간주하기로 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이 처한 잔혹한 상황 잊지 말아야”
황 대사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탈북민 강제 송환을 금지할 것과 북한이 한국과 일본의 납북자 문제 등을 해결할 것도 촉구했습니다.
[녹취:황 대사] “Moreover, we must not forget the brutal situations faced by North Korean escapees, who often fall victim to forced repatriation, trafficking, and sexual abuse. I would like to remind everyone that the GA resolution on DPRK human rights, adopted last year, urges all Member States to respect the non-refoulement principle; regardless of their migratory status, in accordance with the Convention against Torture (CAT). Furthermore, North Korea’s horrific criminal activities extend beyond its own people. The issues of abductees, detainees, and prisoners of war perpetrated against ROK and Japanese citizens remain long unresolved, without any information on their fate and whereabouts.
황 대사는 “강제 송환과 인신매매, 성적 학대의 희생양이 되는 탈북민들이 처한 잔혹한 상황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작년에 채택된 북한 인권에 관한 유엔총회 결의는 모든 회원국들이 고문방지협약에 따라 이주 신분에 관계없이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고 있음을 모두에게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북중 접경지역에서 탈북민 500~600여 명을 강제 북송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국제사회는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탈북민을 경제적 목적으로 탈출한 ‘불법 이민자’로 규정하며 합법적인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이들을 국제법과 국내법,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황 대사는 또 “북한의 끔찍한 범죄 행위는 자국민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한국과 일본 국민을 대상으로 자행된 납북자, 억류자, 전쟁 포로 문제는 그들의 운명과 행방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 시간적 여유 없어”
오노 쇼 주유엔 일본대표부 인권 및 인도주의 담당 공사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오노 공사] “Last but not least, with the aging of the abductees and their families, the abductions issue is a humanitarian and time sensitive issue with no time to spare. Japan will continue to strongly urge North Korea to return all the abductees back to Japan immediately, in close cooperation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cluding through resolutions on the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North Korea at the General Assembly and the Human Rights Council.”
오노 공사는 “납북자와 그 가족들의 고령화로 인해 납치 문제는 인도주의적 문제이자 시간적 여유가 없는 시급한 문제”라며 “일본은 유엔총회 및 인권이사회에서의 북한 인권 상황 결의안 등을 통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북한이 모든 납북자를 조속히 일본으로 송환할 것을 계속 강력히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납북 일본인 피해자는 17명이며 이들 가운데 5명만 2002년에 귀환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일본인 납치 피해자가 13명뿐이라며, 5명은 일본으로 돌아갔고 8명은 사망해 납치 문제는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측 발언에 김남혁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3등 서기관은 반박권을 사용해 대응했습니다.
[녹취:김 서기관] “We totally reject and strongly condemn all reckless accusations against my country made by ROK as it is none other than a politically motivated campaign aimed at defaming our dignity and image of our state. We will take tough countermeasures to the end against any sinister attempt of ROK to misuse the human rights issue and to interfere in the internal affairs and overthrow the socialist system of the DPRK. Regarding the continuous baseless and ridiculous claims made by Japan, we reiterate that the so-called abduction issue does no longer exist as it had already been resolved in a complete and irreversible manner.”
김 서기관은 “우리는 한국이 제기하는 우리나라에 대한 모든 무모한 비난은 우리의 존엄과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의 캠페인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면 배격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권문제를 악용하고 내정 간섭하며 북한의 사회주의 제도를 전복하려는 한국의 그 어떤 불순한 시도에 대해서도 끝까지 강경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본의 계속되는 근거없고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 우리는 이른바 납치 문제는 이미 완전하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기 때문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서구 국가들이 자신들의 인권 기준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인권의 '보편성'을 주장하며 자신들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고 있으며, 이에 반대하는 모든 노력은 집단적인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김 대사] “The U.S. and the Western countries insist on “universality” of human rights and continue to impose their own values and their way of life on others, and any effort against it is under collective pressure…UN should seek measures to oppose high-handedness and arbitrariness and put an end to politicization of human rights and practices of selectivity and double standards, commensurate with its lifeline principle of impartiality and objectivity…Under the politics of prioritizing, respecting and loving the people unfolded by Comrade Kim Jong Un, President of the State Affairs of the DPRK, the right and interest of the people are given a top and absolute priority in the country.”
그러면서 “유엔은 공정성과 객관성이라는 기본 원칙에 걸맞게 고압적이고 자의적인 태도에 반대하고 인권의 정치화와 선별적이고 이중적인 기준의 관행을 종식시킬 수 있는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일 시작된 3위원회 회의는 다음 달 22일까지 계속됩니다.
오는 29일에는 엘리자베스 살몬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출석하는 북한 인권 상호 대화가 열릴 예정입니다.
아울러 3위원회는 다음 달 20일이나 21일에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