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오늘(24일)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한반도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로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하면서, 최소 3천 명이 러시아 동부 지역에서 훈련 중이며 이후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용현 한국 국방장관은 이날 한국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군의 이번 파병은 “총알받이 용병”을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상 파병이라고 하면 그 나라 군대의 지휘체계를 유지하고 군복, 표식, 국기를 달고 자랑스럽게 활동”하는 것이며, 반면 “북한은 러시아 군복으로 위장하고 러시아군 통제 하에 아무런 작전 권한도 없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김정은이 자기 인민군을 불법 침략 전쟁에 팔아넘긴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북한 독재 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이같은 파병 조치가 “들통날까 봐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쉬쉬하는 상태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조태열 한국 외교장관도 이날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북한의 파병은 “결국 우리 안보에 위협 요인으로 돌아올 텐데 우리가 손 놓고 앉아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조 장관은 우크라전이 한국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다는 한국 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의 지적에 대해 “북한이 러시아를 돕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하고 이해관계가 없다고 말씀을 하실 수 있나”라며 “대가 없이 (파병이) 이뤄지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참전으로 간주될 수 있지 않냐는 이 의원의 질문을 “논리적 비약”이라면서 “강력한 대응 방침과 조치 의지를 표명하면서 철수를 종용하고 추가 파병을 억제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같은 무기 지원 언급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려 있다는 메시지”라며, 이는 러시아와 북한의 모든 관련 진전 사항에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쓰레기풍선을 살포해 일부가 이날 대통령실 청사 일대에 떨어졌습니다.
한국 군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이 이날 새벽 대남전단이 포함된 쓰레기풍선 약 20개를 부양했으며 수도권에서 10여개의 낙하물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경호처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 중 일부가 대통령실 청사 일대에 떨어졌다고 확인하면서, 합참과의 공조 하에 지속적인 감시 중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들은 이 전단에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담겨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쓰레기풍선에는 위치정보체계(GPS) 장치가 달려있어 낙하물을 특정 지점에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합참은 “그동안 북한은 저급한 쓰레기 풍선을 보내더니 오늘은 국군통수권자를 비방하는 조잡한 수준의 전단까지 보냈다”면서, “조잡한 수준의 전단을 보내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북한을 비난했습니다.
북한 쓰레기풍선은 지난 7월에도 대통령실 청사 안에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