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유럽과 세계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적대 행위라며 비판했습니다. 유엔도 북한의 파병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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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24일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 침략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EU는 이날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이같이 전하며 “이는 유엔 헌장의 가장 근본적인 원칙을 포함한 국제법에 대한 심각한 위반에 해당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파병은 “유럽과 세계 평화 및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독단적인 적대행위”라며 비판했습니다.
[성명] “The European Union is deeply alarmed by reports that the DPRK is sending troops to participate in Russia’s illegal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This would constitute a serious breach of international law, including the most fundamental principles of the UN Charter. It would be a unilateral hostile act by the DPRK with serious consequences for European and global peace and security. This development also illustrates once again how Russia is spreading instability and escalation in the region and across the globe.”
이어 “이번 사태는 또한 러시아가 어떻게 역내와 전 세계에 불안정 및 긴장을 확산시키는지를 또다시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보렐 대표는 그러면서 “유럽연합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북러 간 군사협력과 무기 거래가 심화하는 점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계속 지원하는 것은 유럽의 안보가 인도태평양의 안보와 얼마나 밀접히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유럽연합은 대응을 포함해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U의 피터 스타노 대변인은 앞서 23일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정보가 확인되면 이는 심각한 국제법 위반에 해당된다”며 “EU는 추가 EU 제재 고려 등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 “대북제재 위반 여부는 안보리 소관”
유엔은 24일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군사력이 추가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녹취: 하크 부대변인] “We are opposed to the further militarization of the conflict in Ukraine. And any violation of the sanctions regime concerning the DPRK needs to be examine and responded to by the Security council’s sanctions committe”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하고, 러시아와 북한의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여부는 여전히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검토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영국의 닐 홀랜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대사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SCE 상설이사회 회의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전투 병력을 파병한다는 보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회원국들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홀랜드 대사] “It is with deep concern that I draw colleagues’ attention to reports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sending combat troops to Russia. Our assessment is that it is highly likely that the transfer of these troops has begun. Russia has already procured significant munitions and arms from DPRK, in direct violation of multiple UN resolutions. The DPRK will surely extract a heavy price for its support. This has security implications for the OSCE region and should be of concern to us all.”
영국 “OSCE 역내 안보에 영향”
홀랜드 대사는 “우리의 평가는 이 같은 병력 이동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는 이미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며 북한으로부터 상당한 양의 군수품과 무기를 조달했다”고 상기했습니다.
홀랜드 대사는 북한이 분명 지원에 대한 상당한 대가를 기대할 것이라며 “이는 OSCE 역내 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 모두가 우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과 독일의 국방장관도 23일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국제적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의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과 독일의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이날 양국 간 방위조약인 ‘트리니티 하우스 조약’을 체결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했습니다.
[녹취: 힐리 국방장관] “I see this as a sign of, in fact, desperation, a desperation from Putin that he’s having to reach out and develop a growing alliance of aggression with a country like North Korea. And this is not just a concern about the potential for an escalation of conflict in Europe, there’s an indivisible link with security concerns in the indo pacific as well. “
힐리 장관은 북한의 파병 소식은 “사실 북한과 같은 나라와 침략 동맹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푸틴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문제는 단순히 유럽 내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그치지 않는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문제와도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북한의 파병과 관련해 “국제적 갈등이 매우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면서 “관련 문제의 국제법적 의미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러시아에 탄약과 무기를 공급하고, 러시아는 기술 시스템과 석유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한국의 안보에도 영향을 준다”고 했습니다.
이날 영국 의회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북한군’을 주제로 토론이 열렸습니다.
외무부 대표로 참석한 제니 체프만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담당’ 국무상은 (Minister for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전쟁을 장기화할 위험이 있고, 러시아의 불법 전쟁에 사용되는 군수품과 무기 등 이미 상당한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지원이 확대되는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체프만 국무상] “This is a deeply concerning development that risks prolonging the war and augments DPRK’s already significant support to Russia, including munitions and arms that are being used by Russia in its illegal war against Ukraine. This further illustrates Russia’s growing reliance on third-country support and the deepening military co-operation between Russia and DPRK.”
그러면서 “이는 러시아의 제3국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 협력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려했습니다.
또한 ‘북한군의 파병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냐’는 데이비드 하너이 상원의원의 질문에는 “명백한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영국 의회 내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 모임’(APPG-NK)의 공동의장인 데이비드 알톤 상원의원은 이날 토론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지난 8월 귀순한 북한군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알톤 상원의원] “The first was that the young soldier who walked across a minefield in August is representative of many North Koreans who would like to escape from that tyranny. Can we reach over the heads of their armed forces commanders and make sure that they receive messages in Korean, so they know that they are entitled to take up Korean citizenship in the Republic of Korea should they defect? “
알톤 상원의원은 “지난 8월 지뢰밭을 걸어서 (북한에서 한국 쪽으로) 건너온 젊은 병사는 폭압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많은 북한 주민을 대표한다”며 탈북할 경우, 한국에서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들에게 전달할 필요성을 제안했습니다.
캐나다 “북러 군사협력 심화 규탄”
한편 캐나다 외무부는 이날 사회연결망서비스 X(구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캐나다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 협력 심화를 규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녹취: 커비 보좌관] “We assess that between early to mid October, North Korea moved at least 3000 soldiers into eastern Russia. We assessed that these soldiers traveled by ship from the Wonsan area in North Korea to Vladivostok, Russia. The soldiers then traveled onward to multiple Russian military training sites in eastern Russia where they are currently undergoing training.”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10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북한이 최소 3천 명의 군인을 러시아 동부로 이동시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관련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결산 기자회견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황을 뒷받침하는 위성사진에 대한 견해를 묻자 “위성사진은 진지한 것이고, 만약 사진들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무엇인가를 반영한다는 것이 틀림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22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북한의 병력 파병 주장은 근거 없는 루머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