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정원 “러 파병 북한 고위급 장성 등 전선 이동 가능성”

한국 국가정보원(국정원)이 2024년 10월 18일 공개한 '에어버스 디펜스 앤 스페이스' 위성사진. 국정원은 2024년 10월 16일 러시아 우수리스크 군사 시설 훈련장에 북한군인들이 모여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고위급 장성을 포함한일부 병력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방러에 대해 고위급 채널을 통한 추가 파병 등 후속 협의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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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정원 “러 파병 북한 고위급 장성 등 전선 이동 가능성”

진행자) 한국 국가정보원이 러시아 파병 북한군 동향에 대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보고를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정원은 29일 국회 정보위원회가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 일부 병력의 전선 이동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한국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정보위 간사인 이성권 의원입니다.

[녹취: 이성권 의원] “북한과 러시아간 병력 이송이 진행중인 것으로 판단되며 고위급 군 장성을 포함한 일부 인원의 전선 이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 중에 있다고 합니다.”

국정원은 또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러시아 군사 용어 100여개를 교육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어려워한다는 후문이 있는 상태라 소통 문제의 해결이 불투명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10월 23∼24일 모스크바와 평양을 왕복한 러시아 정부의 특별기에는 북한군 파병에 관여하는 러시아 안보 핵심 관계자가 탑승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어 “국제사회 반발에 직면한 파병 문제와 관련한 이견 조율 목적으로 보이며 이후 양측이 공히 사실상 파병을 시인한 것도 이런 방문 이후의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어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이와 관련한 보고는 없었나요?

기자) 국정원은 최 외무상이 북한군 파병과 관련한 후속조치 등을 러시아와논의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찾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성권 의원입니다.

[녹취: 이성권 의원] “북한 외무상 최선희도 어제 10월 28일 러시아를 방문했으며 국정원은 고위급 채널을 통한 추가파병, 반대 급부 등 후속 협의를 했던 것으로 보고 그 내용 파악에 최우선 역량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최 외무상과 일행이 러시아 연방을 공식 방문하기 위해 28일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29일 보도했습니다.

최 외무상은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30일 모스크바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외무상의 방러는 한국 정부대표단이 북대서양 조양기구(나토)와 유럽연합(EU)를 방문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한 날 이뤄졌습니다.

최 외무상은 카운터파트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상과 만나 국제사회의 파병 반대 여론과 공동 대응 강화 기조에 대한 맞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최 외무상이 러시아측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많은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파병 부대 전투 현장 투입이 이뤄질 경우 김 위원장의 방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군 파병 이후 북한 내부 동향도 궁금한데요. 관련한 이야기는 없었나요?

기자) 국정원은 북한 정권이 파병 사실에 대해 주민들에게 “입단속을 하고 파병군인 가족들에게는 훈련을 하러 간다고 거짓 설명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병 소식이 북한 내부에 퍼지며 ‘왜 남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느냐’, ‘강제 차출이 걱정된다’는 주민들의 동요가 감지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민간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 파병은 국제사회와 북한 내부의 비난과 저항을 부를 일종의 모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김정은 입장에선 이것만이 자기의 살 길이다 정권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라는 그런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많은 위험과 모험 요소가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한 것을 보면 푸틴도 절박하지만 김정은도 절박한 심정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국정원은 또 김 위원장 일가 동향 관련 보고에서 “올해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작년에 비해서 현재까지 110회, 약 60% 이상 증가한 가운데 김정은에 대한 암살 등을 의식해서 통신 재밍 차량 운용, 드론 탐지 장비 도입 추진 등 경호 수위를 격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후계자 수업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둘째 딸 김주애에 대해선 “노출되는 빈도를 조절해 가면서 당 행사까지 그 활동 범위를 넓히는 가운데 김여정의 안내를 받거나 최선희의 보좌를 받는 등의 활동이, 그 지위가 일부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북한군 파병을 놓고 사안의 엄중함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 제공을 넘어 파병까지 감행했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 군사 야합은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면서 우리 안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통화에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실제 전선 투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은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당초 12월 초 정도까지 걸리지 않을까 하는 부분을 정부에 보고한 적이 있었는데 정보 공개가 된 이후 러시아와 북한의 템포가 좀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홍 차장은 특히 “1만2천명이 이동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아마 자기들의 의도나 움직임이 공개되니 좀 서두르고 조급해하는 부분에서의 동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한국 정보 당국이 적극적으로 북한 파병부대 동향 등을 국제사회에 공개하는 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한국 같은 경우는 이 문제 자체를 대북 압박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호재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킬 수 있는 국제 여론 이런 걸 모을 수 있는 호재로 지금 활용하는 상황이어서 그런 의미에서 한국이 정보 기관을 공개적으로 동원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진행자) 한국 정부 대표단이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한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주말 홍 차장을 단장으로 국방부와 외교부가 함께 구성한 한국 정부대표단은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사무국을 방문하고 이후 대표단장을 비롯
한 일부 인원은 우크라이나로 이동합니다.

서울에서 급파한 대북·정보·심리전 전문 정예요원으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이 현지에서 대표단과 합류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모니터링단은 북한이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불법 전쟁을 지원하고 있는 지를 확인하고,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의 전력, 전술, 교리를 탐색, 연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포로로 붙잡히거나 탈영한 북한 군인을 우크라이나군과 합동으로 신문하거나 통역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국정원은 국정감사에서 만일 파병된 북한 군인이 포로로 잡혀 망명을 요청했을 때 “헌법상 우리나라 영토에 있는 국민 한 사람이기 때문에 국제법과 국내법 상 당연히 받아줘야 하는 사항이라고 본다”고 답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