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곧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 투입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가 북한 군인들을 겨냥한 심리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한국이 우크라이나가 계획하는 심리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노시창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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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에 대한 심리전을 강화해 나갈 의지를 밝히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방지센터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이 VOA 우크라이나어 서비스와 인터뷰에서 그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코발렌코 센터장] (우크라이나 어)
코발렌코 센터장은 북한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우크라이나의 심리전과 관련한 질문에 "앞으로 북한 주민이 등장하는 동영상이 추가로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미 북한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전을 진행 중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지난주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이 운영하는 '나는 살고 싶다'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는 동영상 공유 웹사이트 유튜브와 사회연결망 서비스 엑스에 한국어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문자 메시지 서비스 텔레그램에도 한국어 문자 메시지를 게시했습니다.
이 메시지에는 북한 군인들이 "다른 나라 땅에서 무의미하게 죽을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며 항복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식량과 쉼터,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코발렌코 센터장은 북한군의 현재 상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코발렌코 센터장은 "북한군이 현대전에서 전투에 임할 수 있는 훈련을 받은 후 실제 전투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방지센터는 러시아군에 합류하는 북한군 부대와 개인을 식별하고 러시아에 주둔하고 있는지, 우크라이나 군대에 대한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지, 우크라이나 임시 점령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지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는 데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는 우크라이나로 모니터링팀을 보낼 의사를 보이고 있죠?
기자) 네. 최근 미국을 방문한 김용현 한국 국방장관이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30일 밝힌 건데요.
“우크라이나에 참관단이나 전황분석단을 보내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한 겁니다.
[녹취: 김용현 한국 국방장관] “당연한 우리 군의 임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만약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잘못된 것이고...”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전의 경우 북한군이 참전하기 때문에 북한군 전투 동향 등을 잘 분석해 향후 우리 군에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장관은 또 참관단이나 전황분석단의 파견은 파병과는 다르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김 장관의 발언은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한 지 얼마 안돼서 나온 발언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두 정상은 "정보와 전문성 교환을 강화”함과 동시에 “행동 전략과 대응책을 공동으로 마련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한국이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에 대한 심리전을 계획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한국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심리전이 북한군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 군인들의 경우 지금 아무런 명분도 없이 전쟁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전투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거나 사기가 높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이 "북한과 장기적인 심리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북한 군인에 대한 심리 전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에서도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심리전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미군 특수부대 대령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전쟁 상황에서 북한군에 심리 전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이어 "군사 작전은 24시간 내내 전투가 벌어지는 것은 아니라면서, 군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는 시간도 길다면서 그 지루한 시간 동안 확성기와 전단지가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국방 전문가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편 최근 전장에서 드론의 사용이 빈번해진 가운데, 드론을 적극 활용해 전쟁 지역에 있는 북한 군인들에게 전단과 음성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와 관련해 조심스러워하는 시각도 있다고요?
기자) 네. 일부 전문가들은 심리전이 북한 병사들의 항복을 이끌어내는 데 과연 효과가 있을 지에 의문을 갖기도 하는데요.
우크라이나의 북한 전문가인 미콜라 폴란드추크 씨는 우크라이나의 심리전이 북한 군인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폴란드추크 씨는 "북한 주민들은 특별히 정치에 거의 관심이 없다”면서 북한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의 선전 공략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심리전에 참여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인력을 보내 이 지역에 배치된 북한 군대와 관련된 문제를 모니터링하고 조언하기로 결정한다면, 파견 인력이 전투원 신분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파견 인력이 전투에 휘말릴 가능성에 우려했습니다.
지금까지 노시창 기자와 함께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리가 북한 군인들을 겨냥한 심리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내용과 관련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