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특집 ‘미국의 선택 2024’ 함께하고 계십니다.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는 어떤 인물인지 살펴봅니다.
도널드 J. 트럼프는 1946년 6월 14일생, 올해로 78세입니다. 명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을 졸업한 후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뉴욕 심장부인 맨해튼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부동산 재벌이 됐습니다.
2004년부터 NBC 방송의 유명 프로그램인 ‘견습생(The Apprentice)’의 공동 제작자와 진행자 역할을 했는데요. 이 방송에서 “You're fired! (넌 해고야!)”라는 독설로 유명세를 얻기도 했습니다.
트럼프가 2015년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미국의 대통령 목록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막대한 재산을 가진 부동산 재벌,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한 유명인의 무모한 도전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웃사이더(outsider), 외부인으로 치부되던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당시 정치 전문가들은 주류 기득권 정치에 대한 미국민의 불만과 변화 욕구에 따른 결과로 풀이했습니다.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서 그의 4년 재임 기간은 ‘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기치 아래 철저히 미국의 이익과 미국민에 초점이 맞춰졌는데요.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롯해 세계보건기구(WHO) 같은 국제기구들과 틈이 벌어졌고요. 중국과는 소위 무역 전쟁을 비롯한 전방위적 마찰 속에 양국 역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관계가 틀어지기도 했습니다.
임기 말기인 2019년 12월,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팬데믹)이라는 전무후무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트럼프는 처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독감 정도로 치부했는데요. 하지만 1년 만인 2020년 12월에는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가 28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2020년 대선의 해를 맞아 재선을 준비하던 트럼프에게는 큰 악재가 됐고,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는 재선을 노리며, 이번에는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민주당의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했습니다. 미국 역사상 재선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대통령은 트럼프 포함 10명에 불과합니다. 트럼프는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며 법정 다툼을 예고했고요. 2021년 1월 6일에는 미국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극우 트럼프 지지자들이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연방 의사당을 습격했는데요. 세계 정치 1번지, 민주주의의 보루로 여겨져 온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미국과 전 세계를 극도의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이 일은 또한 트럼프를 오히려 정치적으로 곤란하게 만든 사건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의사당 습격 사건 일주일 만에 하원은 트럼프를 반란 선동 혐의로 탄핵 소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탄핵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두 번 하원에서 탄핵 소추를 당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대권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2022년 11월 15일,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는데요. 이번에도 2016년 선거 때 내걸었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표어를 들고나왔습니다.
현재 트럼프는 여러 형사, 민사 소송에 얽혀 있습니다. 형사 기소된 사건은 총 4건으로, 백악관 기밀 문서 유출 혐의, 성 추문 입막음 혐의, 2020년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한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조지아주의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인데요. 이 가운데 성 추문 입막음 혐의 재판에서는 유죄 평결이 내려졌습니다.
재판을 관할하는 뉴욕주 대법원은 당초 9월에 형량을 결정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피고가 대선 후보인 상황과 특수한 시기라는 이유로 11월 대선 후로 형량 선고를 연기했습니다. 대선 개입 혐의와 관련해서는 지난 7월, 연방대법원이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에 폭넓은 면책 특권을 인정하면서 사건을 하급심에 돌려보냈는데요. 이에 특검은 트럼프의 행위가 ‘공적 행위’가 아닌 ‘사적 행위’라는 취지로 공소장을 변경한 상태입니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취임 즉시, 자신을 기소한 특검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데요. 트럼프가 여러 사법적 부담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백악관의 주인이 될지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