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돼지 다섯” “기다려라” 우크라이나 ‘북한군 통신 감청’ 공개

지난달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캡처한 사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 진지를 향해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무선 통신 내용을 감청해 공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GUR)은 10일 유튜브 채널에 쿠르스크 지역에 주둔하는 북한군이 주고받은 한국어 음성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파일에는 “박독수리 박독수리, 나 돼지 다섯, 수신”이라는 내용으로, 암구호와 함께 교신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음성 등이 들어있습니다.

이어서 “뛰어가는 게 아니라 날아갈란다, 기다려라”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밖에 “사자 사자, 나 물개, 수신”, “하나둘 하나둘” 등으로 계속되는 대화가 또렷하게 포착됐습니다.

한 남성이 무언가 지시하면 다른 남성들이 각자 “수신”이라고 외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 “수리공에게 기지 복귀 명령”

GUR 측은 이 대화에 관해, 북한군이 ‘수리공’에게 연락해 즉시 기지로 복귀할 것을 명령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리공’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복귀 명령이 나온 이유는 무엇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해당 무선 통신을 전날(9일) 감청했다고 GUR 측은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저지른 모든 전쟁 범죄에 대해 정당한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쿠르스크 5만 병력 집결”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과 북한군 병력 총 5만 명이 쿠르스크 주에 집결했고, 며칠 안에 탈환 작전을 개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자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북한군에 포격, 보병 전술, 참호 제거 등을 훈련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북한군 일부는 우크라이나군의 진지에 대한 정면 공격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러시아 남서부 국경을 넘어 진격해 일부 지역을 장악한 뒤, 러시아 측이 탈환을 다짐한 곳입니다.

◾️ 북한군 1만~1만1천 명

미국 정부는 북한군 1만~1만1천명가량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돕기 위해 파병됐으며, 현재 쿠르스크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이 같이 확인하고 “북한군이 전투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들이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전투에) 참여한다면 그들 또한 정당한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