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또 자폭무인기 성능시험 현지 지도…대량생산 지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들에서 생산한 각종 자폭 공격형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며 2024년 11월 15일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석달 만에 또 자폭 공격형 무인기 성능시험 현지지도에 나서 이 무인기의 본격적인 대량생산을 지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북한 군의 무인기 실전 경험과 결합하면 한국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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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또 자폭무인기 성능시험 현지 지도…대량생산 지시

진행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다시 무인기 시험 현장을 직접 찾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4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들에서 생산한 각종 자폭 공격형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15일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개발된 무인기들의 전술 기술적 특성과 제원에 만족을 표하고 “하루빨리 계열생산체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대량생산”에 들어가라고 주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세계적 판도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여 무인기들을 군사력의 주요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군사활동에서 그 사용범위가 부단히 확대되고 있고, 생산비용이 적고 생산공정이 단순하면서도 새로운 영역에서 타격력의 한 구성 부분으로 활용하는 것이 용이해지고 있다”며 무인기 개발이 오늘날 군사적 측면에서 “필수적 요구”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8월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를 현지지도하고, 각종 자폭형 무인기와 핵어뢰, 공격형 수중무인정 등을 더 많이 생산하라고 다그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김 위원장의 이번 시찰이 지난 8월 현지지도 때와 다른 특징이 있나요?

기자) 북한 매체들이 이번에 공개한 사진에는 8월에 공개한 것과 유사한 형상의 무인기들이 이륙하거나 표적을 타격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차이점도 있습니다.북한은 8월 무인기 성능시험 때 가오리형과 십자형 무인기를 선보였으나, 이번에는 길이가 더 짧은 원통형 무인기도 포착됐습니다.

북한은 사진을 통해 자폭형 무인기가 전차는 물론 BMW 로고를 부착한 것으로 보이는 승용차를 폭파하는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북한이 한반도 전체를 커버하는 전구급 무인기부터 전술급 그리고 더 작은 규모의 소형 무인기까지 표적과 작전거리에 따른 다양한 무인기를 채용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에 각종 자폭형 무인기들을 생산한 것으로 보도된 ‘무인항공기술연합체’는 처음 등장한 기관입니다.

김인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무기 생산과정과 무인항공기술연합체에 대해 관계기관과 면밀하게 주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김 위원장이 석달 만에 무인기 관련 현지지도를 했다는 건 그만큼 해당 무기체계에 관심이 크다는 것일 텐데요. 그 이유는 뭘까요?

기자) 김 위원장이 언급한 것처럼 가성비가 높은 공격 수단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입니다.

[녹취: 권용수 명예교수] “미사일은 보통 10억원 단위잖아요. 더 고도화되면 100억원 단위로도 올라갈 수 있겠지만 드론은 보통 수천만원대잖아요. 그래서 저가의 무기체계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작전 효과 측면에서 보면 엄청나게 매력적인 무기체계인 거죠.”

공격용 무인기는 지난 20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전,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전, 최근의 이스라엘-하마스전 등에서 전쟁의 판도를 바꿀만한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저가의 소형 자폭무인기들이 다수 운용되면서 고가의 대형무기를 타격하는 방식으로 효과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재래식 무기에서 미한 연합전력에 크게 밀리고 있는 북한에겐 적은 비용으로 현대전 수행 능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는 무기체계라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북한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무인기 대량생산에 집착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닐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북한이 무인기를 생산해 분쟁지역에 수출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러우 전쟁이 어떻게 끝나든지 한동안 러시아는 북한을 군수공급기지로 활용할 필요성이 있을 거에요. 그렇게 보면 지금 러시아는 드론도 부족하거든요. 그러니까 인민군 현대화도 있지만 러시아에 대한 마케팅을 보여주는 행보라고 볼 수 있죠.”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은 물론 전투병력의 참전까지 감행한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자체 방위 태세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신무기 대량생산을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양욱 박사입니다.

[녹취: 양욱 박사]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그 다음에 우크라이나전 참전으로 인해서 북한의 국방태세가 이전 보다 떨어진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 이렇게 신형 무기체계 특히 현대전 핵심인 드론의 생산을 통해서 우리는 전혀 그런 것에 영향 받지 않는다, 북한의 국방태세는 든든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그런 행동을 볼 수 있는 것이죠.”

진행자) 김 기자,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북한 군이 무인기 사용법을 훈련받았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무인기 대량생산과 실전경험이 결합된다면 한국으로선 상당히 위협을 느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12일 북한 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전투 참전을 공식확인하면서 북한 군이 무인기 사용법 등을 훈련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현지지도에서 “최근 당이 군사정책적으로 무인무장장비체계들을 작전 방안들과 교전원리에 완벽하게 결합시키기 위한 노선을 중시하며 계속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실전경험을 토대로 무인기 전력을 강화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지금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무인기가 대세 아닙니까. 그리고 실제로 북한이 현장에 가서 무인기 운용 역량을 배워 올 것이다 라는 우려들이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무인기의 생산 역량, 운용 역량이 비약적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북한 내부에게도, 대남 대외적으로도 북한의 군사 위용을 보려 주려는 그런 의도가 엿보여요.”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평양 상공에 침투한 무인기를 한국이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고 대북 전단을 둘러싼 남북한 간 심리전도 지속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무인기 관련 잇단 행보는 서울 상공에도 무인기를 보낼 수 있다는 위협성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한편 한국 국방 당국도 주로 감시와 정찰을 위한 고정익 형태의 대형 무인기 개발에 집중하다가 최근 안보 상황이 악화하면서 자폭 공격용 무인기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군은 자폭형 무인기의 국내 생산과 배치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우선 200대 규모로 폴란드산 자폭 드론 ‘워메이트’ 를 연내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