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김현숙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랜 숙고 끝에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러시아 크렘린궁은 사실상 미국의 전쟁 개입에 해당한다며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정부 조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재무장관 자리를 놓고 잡음이 들리고 있습니다. 미국과 필리핀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체결했습니다. 인도 수도 뉴델리의 대기질이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기준치의 약 60배에 달할 정도로 악화됐다는 소식, 이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대한 결정을 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공급한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 내부 깊숙이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17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 등 서방국들이 제공한 미사일로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계속 요청해 왔는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는 전쟁 확대를 우려해 거부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장거리 사용을 승인한 미사일이 어떤 것인가요?
기자) 미국 정부가 아직 공식 확인한 건 아니지만 미 육군 전술유도탄체계(Army Tactical Missile System), 줄여서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이 미사일은 사거리 300km에, 모델에 따라 약 170kg 무게 폭발물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제공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사거리가 짧은 구형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공급하다 올 4월부터 신형을 제공했는데요. 하지만 이 미사일로 제한적 공격은 허용했지만 러시아 본토 깊숙이 공격하는 것은 금지해 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왜 갑자기 방침을 바꾼 건가요?
기자) ‘AP’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 군의 러시아 파병이 배경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우크라이나와 한국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 지원을 위해 최대 1만 2천 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했다고 밝혔는데요.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군의 전투 개시 사실을 확인한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 “Today I can confirm that over 10,000 DPRK soldiers have been sent to eastern Russia, and most of them have moved to the far western Kursk Oblast, where they have begun engaging in combat operations with Russian forces.”
기자) 1만 명 넘는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 동부로 보내졌고, 이들 대부분이 서부 쿠르스크주로 이동해 러시아 군인들과 함께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걸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 군도 미사일의 표적이 될 수 있겠군요?
기자) 네. 미국 관리들은 `뉴욕타임스’에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우선적으로 쿠르스크에 투입된 러시아 군과 북한 군에 맞서 우크라이나 군을 방어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는데요. 그럴 경우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된 북한 군 역시 에이태큼스 미사일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가 전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일단 전체적인 에이태큼스 미사일 공급량 자체가 부족합니다. 과거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에 변화를 가져올 만큼 충분한 미사일을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해 왔습니다. 미 당국자들은 `뉴욕타임스’에, 이러한 정책 변화로 전쟁의 흐름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조처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북한에 더 이상 병력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퇴임을 두 달 앞둔 시점에 나온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년 1월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이른바 ‘백지 수표’ 지원을 강하게 비판해 왔고요. 자신이 당선되면, 하루 만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아울러 미국의 우방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대체로 즉답을 피했다고 `AP’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래 우크라이나에 562억 달러가 넘는 안보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오랜 숙원이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 어떤 반응 보였습니까?
기자) 오랫동안 기다려온 결정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첫 반응은 눈에 띄게 절제된 모습이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 야간 화상 연설에서 미국 정부의 승인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는데요. 그러면서 “오늘 많은 언론이 우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공격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며 그런 일은 발표되지 않는다”면서 “미사일은 스스로 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에 대한 공격 제한을 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러시아를 공격하는 데 사용할 미사일의 숫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7일, “대통령은 이미 이 사안에 대해 언급했었다”고 말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만이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이 갈등에 직접 개입하는지 아닌지를 말하고 있다”면서, 나토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데 무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면 러시아도 장거리 무기로 서방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에서는 ‘3차 세계대전’도 거론했다고요?
기자)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국제문제위원회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부위원장이 한 말인데요. 자바로프 부위원장은 바이든 정부의 결정이 3차 세계대전을 향한 아주 큰 걸음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일부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향해 미사일을 사용하면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나토 동맹을 상대로 보복을 감행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그 같은 우려가 과장됐다는 또 다른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미국 소식 볼까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정부 내각 인선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데요. 재무장관 후보를 놓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이 17일 당초 알려졌던 2기 행정부 재무장관 후보군에 새로운 인물을 추가했습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 역할을 한 일론 머스크 씨의 최근 행보가 한 요인이라고 주요 언론들이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머스크 씨는 공식 정부기관은 아니지만 신설되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낙점된 상태죠?
기자) 맞습니다. 전기차 ‘테슬라’와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 X’ 최고경영자(CEO)이자 소셜미디어 X 최대 주주인 머스크 씨는 1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고 직접 찬조연설에 나서는 등으로 트럼프 후보의 승리에 큰 공을 세웠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이에 크게 고마워하면서 그를 가족처럼 여기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머스크 씨는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때도 배석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 측 내에서는 그가 마치 공동대통령처럼 행동한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재무장관 후보감으로 거론된 인물은 누군가요?
기자) 정권 인수위원회 하워드 러트닉 공동위원장과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CEO가 가장 유력하게 물망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주말에는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인선 발표를 늦추고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 위원, 월가의 억만장자 마크 로완 씨 등으로 후보군을 더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머스크 씨가 지지하는 후보가 있습니까?
기자) 네. 러트닉 위원장입니다. 머스크 씨는 지난 16일 소셜미디어 X에 현재 미국에는 변화가 필요하며 러트닉 위원장이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러트릭 위원장이 본인의 이익을 위해 정권이양 과정을 조종하고 있다며 실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국방장관과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 핵심 요직 인선을 일찌감치 끝낸 것에 비하면 재무장관 인선은 느린 편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당선인이 국가 경제와 재정, 지출과 세금 등에 관한 정책을 세우고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핵심 직책에 과연 누구를 기용할지가 주목거리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재무장관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1기 행정부 당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식 경제정책에 반대한 스티븐 므누친 전 재무장관이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같은 스타일은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다른 장관 지명자들에 대한 논란도 계속 나오고 있지요?
기자) 네. 국방장관과 법무장관 지명자의 ‘성폭력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주 언론인 피트 헤그세스 씨를 국방장관에,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을 법무장관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는데요. 경험 부족과 파격적 인물이라는 자격 논란에 이어, 성폭력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진행자) 게이츠 지명자의 과거 성폭력 논란은 이미 좀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게이츠 지명자는 과거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다는 혐의를 받았고요. 이에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법무장관에 지명된 날 하원 직에서 사임하면서 윤리위 조사는 사실상 종료됐고요. 이와 별도로 연방 법무부가 수년간 조사를 진행했었는데요. 법무부는 올해 초, 사건을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헤그세스 지명자는 어떤 논란인가요?
기자) 헤그세스 지명자는 지난 2017년 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그는 이 여성에게 돈을 줬는데요. 헤그세스 지명자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었지만, 대중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돈을 지불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17일, 미국의 방송 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 브렌던 카 현 FCC위원을 지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필리핀이 주요 군사 협정에 서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필리핀이 18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체결했습니다. 지소미아는 양국 간 기밀 군사 정보를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입니다. 이로써 남중국해에서 중국 견제라는 공통된 안보 문제에 직면한 두 나라가 방위 관계를 더 강화하는 조처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어디서 협정을 체결한 겁니까?
기자) 네. 로이트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과 18일 필리핀 마닐라의 군 본부에서 지소미아에 서명했습니다. 또 양국 장관은 두 나라 군대의 협력을 용이하게 할 양국 군 통합 지휘·조정 센터 기공식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군대 간 협력 강화와 관련해 두 장관은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은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안보 의지를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오스틴 장관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World Q&A 111824 PM Act 2- LLOYD AUSTIN// "This centre will enable real time information sharing for a common operating picture. And it will help boost interoperability for many many years to come. And it will be a place where our forces can work side by side to respond to regional challenges."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은 “이 센터는 공통 운용 상황에 대한 실시간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할 것”이며 “앞으로 수년간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이 센터가 역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이 필리핀 군과 협력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국방장관은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테오도로 장관은 지역 특성상 미군과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 //World Q&A 111824 PM Act 3- GILBERTO TEODORO// "The United States' presence in the Indo-Pacific region is essential for maintaining peace and stability in this region. He (Ferdinand Marcos Jr.) has said it, no ifs no buts, and bilaterally we have been allies for a very long time."
기자) 네. 테오도로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 주둔은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다”며 “의심의 여지 없이, 양측은 매우 오랫동안 동맹국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언제부터 군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이어온 건가요?
기자) 두 나라는 지난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맺었습니다. 남중국해 등지에서 한 쪽이 공격받으면 이 조약을 바로 발동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이든 행정부 들어 두 나라는 양국 간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의 정권이 곧 바뀌지 않습니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양국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기자) 네. 필리핀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해도 양국 동맹이 강력하게 유지될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남중국해와 관련해 어떤 자세를 보일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진행자) 양국 안보 협력 강화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중국 측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어떤 종류의 군사 협정이나 안보 협력도 “제삼자의 이익에 반하거나 해를 끼치는 방향이 돼서는 안 되며, 지역 평화를 훼손하거나 지역 긴장을 악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린졘 대변인은 “자국 안보를 수호하고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올바른 선택은 선린 관계와 전략적 자율성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지속해서 갈등을 빚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가 지난 2016년 남중국해 대부분이 자국 영해라는 중국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하며 필리핀의 입장을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 판결을 거부했고요. 이후 필리핀과 중국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주장을 펼치며 주변국들과 마찰을 빚는 중국을 규탄해 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인도로 가보겠습니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가 대기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8일 뉴델리의 대기 오염이 세계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뉴델리 당국은 나빠진 대기질 탓에 등교를 중단하고 차량 이동과 건설 활동을 제한했습니다. 자욱한 스모그는 도시 내 주요 기념물과 고층빌딩을 뒤덮었고요. 항공사들은 짧아진 가시거리로 항공기 연착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대기오염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나 나빠진 겁니까?
기자) 네. 스위스 공기질 분석 업체 아이큐에어(IQAIR)에 따르면 18일 정오 뉴델리의 초미세먼지(PM2.5) 수준이 1㎥(세제곱미터) 당 921㎍(마이크로그램)으로 치솟았습니다. 올해 들어 최악을 기록한 건데요. 이런 수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24시간 기준 권장 한도에 60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AFP 통신은 인도 정부가 운영하는 측정소에서 WHO 기준 한도의 74배에 달하는 초미세먼지가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PM2.5가 건강에 치명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PM2.5 오염 물질은 폐를 통해 혈류로 들어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미세 입자입니다. 이건 공장이나 자동차 등에서 석탄, 석유, 디젤 등을 연소할 때 나옵니다. PM2.5에 오염된 공기로 매년 수천 명이 조기에 사망하고요. 특히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치명적입니다.
기자) 이맘때쯤 되면 인도의 대기 문제가 늘 뉴스가 됐죠?
기자) 맞습니다. 인도 북부 지역에서는 매년 겨울에 공기질이 악화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뉴델리 대기는 보통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1월까지 가장 나쁩니다. 겨울에 농부들이 농작물 추수 잔여물을 태우고, 도심에서는 쓰레기 소각, 자동차와 공장에서 배출되는 매연 등이 추운 겨울 공기에 유입돼 도시 상공에 갇히면서 대기질이 나빠집니다.
진행자) 인도 당국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뉴델리 당국은 18일부터 4단계로 분류된 등급별 대응 행동 계획(GRAP)의 최고 등급인 4단계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10, 12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년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했고요. 비필수적인 트럭의 시내 진입을 막고 건설 작업을 중단시켰습니다. 당국은 또 어린이와 노인, 호흡기 질환이나 만성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가급적 실내에 머물도록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겨울철 대기 오염 문제가 인도만의 문제는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기온이 낮은 계절이 높은데요. 아시아 지역 상황이 특히 나쁩니다. 인구 3천만 명이 넘는 인도 뉴델리를 비롯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가 겨울철 대기 오염 순위에서 항상 최상위를 차지하고요. 한국에서도 겨울철 초미세먼지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