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오늘] "바이든, 우크라 미사일 사용 승인"...트럼프 2기 재무장관 인선 관심

미 육군의 전술유도탄체계(Army Tactical Missile System).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랜 숙고 끝에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러시아 크렘린궁은 사실상 미국의 전쟁 개입에 해당한다며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정부 조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재무장관 자리를 놓고 잡음이 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대한 결정을 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공급한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 내부 깊숙이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17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 등 서방국들이 제공한 미사일로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계속 요청해 왔는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는 전쟁 확대를 우려해 거부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장거리 사용을 승인한 미사일이 어떤 것인가요?

기자) 미국 정부가 아직 공식 확인한 건 아니지만 미 육군 전술유도탄체계(Army Tactical Missile System), 줄여서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이 미사일은 사거리 300km에, 모델에 따라 약 170kg 무게 폭발물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제공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사거리가 짧은 구형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공급하다 올 4월부터 신형을 제공했는데요. 하지만 이 미사일로 제한적 공격은 허용했지만 러시아 본토 깊숙이 공격하는 것은 금지해 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왜 갑자기 방침을 바꾼 건가요?

기자) ‘AP’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 군의 러시아 파병이 배경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우크라이나와 한국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 지원을 위해 최대 1만 2천 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했다고 밝혔는데요.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군의 전투 개시 사실을 확인한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 “Today I can confirm that over 10,000 DPRK soldiers have been sent to eastern Russia, and most of them have moved to the far western Kursk Oblast, where they have begun engaging in combat operations with Russian forces.”

기자) 1만 명 넘는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 동부로 보내졌고, 이들 대부분이 서부 쿠르스크주로 이동해 러시아 군인들과 함께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걸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 군도 미사일의 표적이 될 수 있겠군요?

기자) 네. 미국 관리들은 `뉴욕타임스’에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우선적으로 쿠르스크에 투입된 러시아 군과 북한 군에 맞서 우크라이나 군을 방어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는데요. 그럴 경우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된 북한 군 역시 에이태큼스 미사일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가 전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일단 전체적인 에이태큼스 미사일 공급량 자체가 부족합니다. 과거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에 변화를 가져올 만큼 충분한 미사일을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해 왔습니다. 미 당국자들은 `뉴욕타임스’에, 이러한 정책 변화로 전쟁의 흐름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조처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북한에 더 이상 병력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퇴임을 두 달 앞둔 시점에 나온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년 1월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이른바 ‘백지 수표’ 지원을 강하게 비판해 왔고요. 자신이 당선되면, 하루 만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아울러 미국의 우방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대체로 즉답을 피했다고 `AP’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래 우크라이나에 562억 달러가 넘는 안보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오랜 숙원이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 어떤 반응 보였습니까?

기자) 오랫동안 기다려온 결정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첫 반응은 눈에 띄게 절제된 모습이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 야간 화상 연설에서 미국 정부의 승인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는데요. 그러면서 “오늘 많은 언론이 우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공격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며 그런 일은 발표되지 않는다”면서 “미사일은 스스로 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에 대한 공격 제한을 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러시아를 공격하는 데 사용할 미사일의 숫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7일, “대통령은 이미 이 사안에 대해 언급했었다”고 말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만이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이 갈등에 직접 개입하는지 아닌지를 말하고 있다”면서, 나토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데 무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면 러시아도 장거리 무기로 서방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에서는 ‘3차 세계대전’도 거론했다고요?

기자)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국제문제위원회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부위원장이 한 말인데요. 자바로프 부위원장은 바이든 정부의 결정이 3차 세계대전을 향한 아주 큰 걸음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일부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향해 미사일을 사용하면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나토 동맹을 상대로 보복을 감행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그 같은 우려가 과장됐다는 또 다른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미국 소식 볼까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정부 내각 인선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데요. 재무장관 후보를 놓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이 17일 당초 알려졌던 2기 행정부 재무장관 후보군에 새로운 인물을 추가했습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 역할을 한 일론 머스크 씨의 최근 행보가 한 요인이라고 주요 언론들이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머스크 씨는 공식 정부기관은 아니지만 신설되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낙점된 상태죠?

기자) 맞습니다. 전기차 ‘테슬라’와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 X’ 최고경영자(CEO)이자 소셜미디어 X 최대 주주인 머스크 씨는 1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고 직접 찬조연설에 나서는 등으로 트럼프 후보의 승리에 큰 공을 세웠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이에 크게 고마워하면서 그를 가족처럼 여기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머스크 씨는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때도 배석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 측 내에서는 그가 마치 공동대통령처럼 행동한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재무장관 후보감으로 거론된 인물은 누군가요?

기자) 정권 인수위원회 하워드 러트닉 공동위원장과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CEO가 가장 유력하게 물망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주말에는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인선 발표를 늦추고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 위원, 월가의 억만장자 마크 로완 씨 등으로 후보군을 더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머스크 씨가 지지하는 후보가 있습니까?

기자) 네. 러트닉 위원장입니다. 머스크 씨는 지난 16일 소셜미디어 X에 현재 미국에는 변화가 필요하며 러트닉 위원장이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러트릭 위원장이 본인의 이익을 위해 정권이양 과정을 조종하고 있다며 실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국방장관과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 핵심 요직 인선을 일찌감치 끝낸 것에 비하면 재무장관 인선은 느린 편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당선인이 국가 경제와 재정, 지출과 세금 등에 관한 정책을 세우고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핵심 직책에 과연 누구를 기용할지가 주목거리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재무장관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1기 행정부 당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식 경제정책에 반대한 스티븐 므누친 전 재무장관이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같은 스타일은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다른 장관 지명자들에 대한 논란도 계속 나오고 있지요?

기자) 네. 국방장관과 법무장관 지명자의 ‘성폭력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주 언론인 피트 헤그세스 씨를 국방장관에,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을 법무장관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는데요. 경험 부족과 파격적 인물이라는 자격 논란에 이어, 성폭력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진행자) 게이츠 지명자의 과거 성폭력 논란은 이미 좀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게이츠 지명자는 과거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다는 혐의를 받았고요. 이에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법무장관에 지명된 날 하원 직에서 사임하면서 윤리위 조사는 사실상 종료됐고요. 이와 별도로 연방 법무부가 수년간 조사를 진행했었는데요. 법무부는 올해 초, 사건을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헤그세스 지명자는 어떤 논란인가요?

기자) 헤그세스 지명자는 지난 2017년 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그는 이 여성에게 돈을 줬는데요. 헤그세스 지명자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었지만, 대중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돈을 지불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17일, 미국의 방송 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 브렌던 카 현 FCC위원을 지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