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의향”-로이터

2019년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된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우크라이나 휴전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특히 ‘점령지 포기 불가’ 등 러시아가 기존에 공개했던 원칙에는 단호한 입장이라고 러시아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크렘린 측은 현재 전선에 따라 분쟁을 동결하는 데 전반적으로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러시아의 전·현직 관리 다섯 명이 시사했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가운데 미국 버지니아주와 맞먹는 면적을 통제하고 있으며, 2022년 침공 초기 이후 가장 빠른 진격 속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습니다.

◾️ “소규모 지역 철수 의향”

점령지 문제에 관해 러시아 측은 도네츠크, 루한시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걸친 4개 지역에 대한 권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들은 개전 첫 해인 2022년 가을 러시아 당국이 병합한 곳입니다.

다만, 정확한 경계선에 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북부 하르키우와 남부 므콜라이우 지역에서 점령하고 있는 소규모 영토에서 철수할 의향은 있는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2014년에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크림반도)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로이터는 덧붙였습니다.

◾️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불가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해야 한다는 조건을 고수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7일 발다이 토론클럽 행사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이 없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선린 관계가 존재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우크라이나는 잘못된 손에 의해 지속적으로 도구화 돼, 러시아 연방의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푸틴 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군 병력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러시아가 내놓을 수 있는 논의 사항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어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보장하는 사안도 러시아 측이 휴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 2022년 이스탄불 협상

러시아 측 관계자 두 명은 지난 2022년 4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정전 협상 후 거의 승인 직전이었던 초안을 “가능한 합의의 기초”로 로이터 통신에 언급했습니다.

이 초안은 우크라이나가 영구적 중립 상태를 유지하는 대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으로부터 국제적인 안보 보장을 받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러시아 유리한 전황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가장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게 된다고 로이터는 짚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지도자와 미국의 차기 지도자가 고위급 외교를 준비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속히 끝내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실천 계획은 알려진 내용이 없습니다.

이와 관련, 스티븐 청 당선인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은 양측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전쟁을 끝내며 살상을 멈추기 위해 노력할 유일한 인물이라고 로이터에 밝혔습니다.

◾️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육군전술미사일체계)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고 지연시킬 수 있다고 러시아 소식통 두 명은 로이터에 밝혔습니다.

이런 결정은 크렘린 내부 강경파의 요구를 강화하며 더 넓은 영토를 요구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로이터는 해설했습니다.

VOA 뉴스